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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같은 하나님 믿는 모든 기독교인의 공공재”

‘내 교회 내 맘대로’는 신앙 부인하는 것 재정 투명하게 공개하고, 담임목사 평가·임기제 필요

구교형│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 ㅣ 승인 2013.11.20(Wed) 10: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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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 총수다. 비록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지만 이들도 사법 처리를 받았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려 자녀들에게 넘겨주려 했기 때문이다. 개인 회사가 아니라 주식회사였고 사회적 공공성을 갖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집이나 땅의 개발 이익을 개인 소유자들이 혼자 챙겨서는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을 개발할 때 도로·학교 등 공공시설과 편의시설을 국민 세금을 들여 국가가 건설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내 교회 내 맘대로 하는데 국가와 사회가 왜 참견하느냐”고 항의한다. 사실 교회도 사회로부터 공적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정 부분 혜택도 받고 있다. 재정적으로 교회의 고유 목적 부동산에 대한 면세와 헌금에 대한 기부금 처리 혜택을 주고 있다. 종교단체 활동에 대해서도 국가는 적지 않은 편의를 봐주고 있다. 또 교회는 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는 모든 기독교인의 공공재다. 따라서 ‘내 교회 내 맘대로’라는 말은 신앙을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1년 9월8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교회개혁운동-한국교회개혁을 위한 기도회 및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불투명한 예산 집행과 교회 사유화

현실은 어떤가. 한국 교회는 대체적으로 헌금을 모으는 데 열심이다. 하지만 신도들의 피와 땀으로 마련된 헌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원칙적이고 폐쇄적이다.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교세나 재정 규모가 탄탄한 대형 교회조차도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재정을 운용하는지 모호하다. 기준이 있어도 극히 소수만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담임목사를 비롯한 당회나 재정 담당자 등 몇몇 측근들이 알아서 집행하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해도 ‘은혜’로 덮고 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 몇 년간 진통을 겪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 예다. 투명하지 못한 예산 집행으로 인해 조용기 원로목사를 포함한 삼부자가 동시에 검찰에 기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신도들의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정삼지 제자교회 담임목사는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그가 교회 공식 조직에 알리지 않고 제 맘대로 집행한 돈이 21억원에 달한다. 결국 그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살고 나왔다.

교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교회들 연합체도 제멋대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예장합동)의 한 목사는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총회가 모금한 구호 기금 30억원의 집행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본래 목적이 아닌 비전센터 건립을 위해 20억원을 탕진하고, 나머지 돈도 자신이 만든 단체 운영비 등에 사용한 혐의로 사법처리를 당하고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다. 같은 교단의 총회세계선교회(GMS) 임원회도 사용 목적이 고정된 선교사 기금 중 10억원을 멋대로 전용해 부동산을 샀다가 총회도 손해 보고, 선교사들도 망연자실한 상태가 됐다.

그럼에도 일부는 담임목사직 세습을 통한 교회 사유화에 골몰하고 있다.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 교회의 담임목사 권한이 비정상적으로 크기 때문에 목사는 은퇴하면서 아들·사위 등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교인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유신 시대를 독재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그 시대에 선거나 투표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모든 것이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흘러가고, 반대자가 있어도 적당히 처리됐기 때문이다. 세습하는 교회들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이런 분위기다.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김창인 목사(충현교회)가 아들 김성관 목사에게 세습한 것을 시작으로, 서기행 목사(대성교회), 이성헌 목사(대구서문교회), 예종탁 목사(동현교회), 김삼봉 목사(대한교회),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등이 아들이나 사위에게 교회를 세습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경우 형제인 김선도 목사(광림교회)와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가 모두 아들에게 세습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에서는 오관석 목사(서울중앙침례교회)와 지덕 목사(강남제일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예장개혁)에서는 조경대 목사(종암중앙교회)가 세습했다. 그 외에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큰 교회의 대표적인 목사들이 적지 않게 세습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3대 부자 세습을 한 북한을 목청껏 비판하고 있다.

교회가 공적인 하나님의 몸이라면, 대안 모색도 개인 도덕성에만 호소할 일이 아니라 공적으로 해야 한다. 우선 정관을 제정해야 한다. 정관은 단지 교회 설립을 위해 관공서에 내려고 적당히 작성하는 죽은 문서가 아니다. ‘우리 교회는 어떤 정신으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운영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구체적 시행 내용을 담고 모든 교인의 동의를 받아 운영해야 한다.

교회 연합체들도 잇따라 비리 드러나

그래도 문제는 발생한다. 공적 부정을 저지른 사람을 교회 절차에 따라 합당하게 징계하는 것 역시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예배당 신·개축 때마다 잡음이 이는 것을 보면 처벌과 배상을 일반화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재정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예장합동 교단이 올해 정기총회에서 총회 결의 없이 교단 부동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했고, 손해를 입힌 사람은 배상하도록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종교 개혁자들의 중요한 공로 중 하나가 특정인에게 모든 권력을 주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을 잡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 한국 교회는 교단과 규모에 상관없이 담임목사 및 당회가 입법·사법·행정의 전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회 운영 원리는 물론 하나님의 뜻에도 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따라서 일정 기간마다 담임목사 및 항존 직분자들의 평가와 임기제를 실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태복음 9장 17절). 이제는 인원·건물·조직 등 비대한 몸 관리에서 좀 더 자유로운 작은 교회들이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 지역에 뿌리내려 이웃과 소통하고 필요를 나누며 예배와 봉사를 함께해나가는 작고, 건강한 교회들 말이다. 아무리 좋은 뜻을 품은 교회들이 새롭게 생겨나도 그들만의 만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처럼 작고 새로운 교회들은 같은 지역 안에서, 때로는 그 범위를 벗어나 함께 더 선한 뜻을 품고 같은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바람을 일으킬 때만 한국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손발인 공적 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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