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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올해의 인물] “북한, 내란 상태에 빠지면 군사작전 벌일 수도”

중국, 핵무기 조기 장악 필요…‘장성택 처형’ 침묵에 비판 목소리도

중국 베이징=박승준│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ㅣ 승인 2013.12.24(Tue) 17: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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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 주재로 12월13일에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북한이 오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판결과 즉각 사형 집행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논평은.

“우리는 관련 보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는 조선(북한) 내부의 일이다. 이웃 국가로서 우리는 북한이 정치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 발전을 실현해 인민들의 생활이 행복하기를 희망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평양에서 김정일 사망 2주년 추도대회가 열린 12월17일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내놓았다.

“김정일 총비서는 중조(中朝) 관계의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중조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되게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것은 양국 인민들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우리 중국은 중조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건강하게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우리는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화춘잉 대변인은 18일 열린 브리핑에서 베이징(北京) 주재 내외신 기자들과 다음과 같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북한 로동신문은 17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당당한 핵 보유국으로 변했으며, 이는 김정일 동지의 선군 혁명 사상이 가져다준 빛나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중국의 논평은.

   
2012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황금평ㆍ위화도,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에 북한 대표로 나선 장성택(앞줄 왼쪽). ⓒ Xinhua 연합
“장성택 처형을 싸움 구경하듯 해서야”

“조선 핵문제에 대한 우리 중국의 입장은 명백한 것이다. 조선반도의 무핵화(無核化)를 견지하고 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은 관련 당사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고,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이 다시 개최되기를 희망한다.”

시신과 함께 관련 기록이 모두 사라지는 ‘숙청(肅淸)’을 당한 장성택. 그는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인 2010년 5월에서 2011년 8월 사이에 세 번이나 잇달아 중국을 방문할 때 김정일의 지근거리에서 메모장을 들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 김정일의 대화 내용을 샅샅이 메모하는 모습을 중국 관영 TV를 통해 보여준 사람이다. 장성택은 김정일이 베이징의 IT 전자 산업단지 중관춘(中關村)을 시찰할 때도 김정일의 곁에 바짝 붙어 수행하면서 김정일의 말을 메모했고, 2007년 김정일이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의 공업지대를 돌아볼 때도 어김없이 곁에서 수행했다.

중국 측은 장성택이 처남 김정일이 사망(2011년 12월)하고 조카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뒤인 지난해 8월에도 중국을 방문해 ‘중조(中朝) 경제개발협력지도위원회’를 만드는 등 중국의 개혁·개방 노하우를 북한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라고 평가해왔다.

중국 지도자들 가운데는 장성택과 가까운 인물이 많다. 2010년 10월 당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던 저우융캉(周永康)이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일과 만날 때도 장성택이 배석했다. 당시 저우융캉에게 제시된 북한 지도자 명단에 장성택은 로동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명의로 서열 2위에 랭크돼 있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어 서열 3위로 자리 잡은 장더장(張德江)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회 의장 격)은 장성택과 김일성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우(校友)’다.

장성택은 2007년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이라는 직함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으로 베이징 시장이던 류치(劉淇)와 장더장 그리고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인 위정성(兪正聲) 등 중국공산당 고위 인사들과 두루 교분을 쌓았다. 국무원 부총리로 현재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치산(王岐山)이 2011년 두만강 바로 북쪽의 훈춘에서 열린 훈춘-나진 고속도로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 북한 측에서는 장성택이 참석했다.

“장성택 라인 너무 많아 천천히 물갈이할 듯”

그런 장성택에 대해 평양에서 12월9일 발표를 통해 “(장성택의 죄목 가운데) 교활하게 국가의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개선에 관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문을 장악하고, (중략) 국가 재정 관리 계통을 교란시켜 보귀한 국가 자원을 염가로 팔아먹는 매국 행위를 저질렀다”고 적시한 것은 장성택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명백한 비난의 뜻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장성택 처형에 대해 중국 유명 지식인들의 블로그인 ‘공식망(共識網)’은 “조선은 장성택이 경제 영역에서 진행한 모든 것을 부정했으며, 장성택이 광산 자원을 염가로 팔아넘겼다고 하는 대상은 바로 중국”이라고 적시하면서 “중국이 장성택 처형에 대해 마치 ‘산에 앉아 호랑이들이 싸우는 것을 구경’이나 하는 좌산관호투(坐山觀虎鬪) 자세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중국 외교 당국을 비판했다. “우리 중국은 장성택 사건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장성택의 죄명에 중국이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중국의 입장을 밝혀 장성택 사건이 앞으로 중조 관계에 미칠 영향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성택이 김정일 집권 후반부와 김정은 집권 초반부에 걸쳐 중국과 북한 간 경제 협력의 사실상 총지휘자였기 때문에 중국 내 베이징과 선양에 파견돼 있던 북한 관리와 기업인은 거의가 장성택 라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재룡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를 비롯한 많은 북한 측 인사가 장성택 라인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성택 라인의 인사가 중국을 벗어나서 한국으로 탈주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중국 현지 분위기다.

선양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인은 “장성택 인맥의 특정 북한 인사가 서울로 귀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도, 우리 한국 정부로서는 한중 관계와 남북한 관계는 물론, 해당 인사의 북한 내 가족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일정 기간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내 장성택 인맥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 김정은으로서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물갈이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내정 불간섭’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장성택 처형 직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이 보여준 입장 역시 그런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지난 12월12일 폐막된 18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강대국들과는 신형 대국 관계를 구축하며, 주변 국가들에 대해서는 평화와 안정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따라서 중국은 새해 들어서부터 서서히 물밑 작업을 시작해 김정은과 그의 최측근 최룡해, 중국 출신의 북한 군부 실세 오극렬 등을 통해 북중 경제 협력의 기조를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성택 숙청 사태 여파로 북한이 내란 사태에 빠질 경우 핵무기를 조기에 장악하는 군사작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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