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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올해의 인물] 곡예 경영 하다 몰락한 ‘사위 후계자’

그룹 사실상 공중분해…CP 피해자 4만명 달해

조현주 기자 ㅣ cho@sisapress.com | 승인 2013.12.24(Tue) 17: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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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 올해의 인물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이 선정됐다. 현 회장은 2013년 이른바 ‘동양 사태’라는 엄청난 비극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그동안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찍어내 계열사 간 ‘돌려 막기’로 그룹을 지탱해왔다. 동양증권은 고객에게 그룹 계열사의 부실한 CP와 회사채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식의 꼼수는 결국 들통 나고 말았다. 현 회장은 지난 9월 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 만기 도래일이 다가오자 자신의 아랫동서인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어 지난 10월 동양그룹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4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피해 규모가 1조6000억원을 넘는다.

   
12월19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세 번째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연합뉴스
법조인에서 경영인으로 제2의 인생

동양그룹 몰락으로 ‘문제 인물’로 떠올랐지만, 한국 재계 최초의 ‘사위 후계자’로 동양그룹을 물려받기까지 현 회장의 인생은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하다가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딸 이혜경 부회장을 만나 1976년 결혼했다. 현 회장은 이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기업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1983년 34세의 젊은 나이로 동양시멘트 사장직에 올랐고, 1988년 동양증권 회장을 거쳐 1989년에는 동양그룹 회장이 됐다. 당시 사위 경영인이 그룹 회장에 오른 첫 사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 회장이 이끈 동양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그 여파로 과도한 부채에 시달려왔다. 주력 사업인 시멘트와 레미콘이 적자를 내기 시작했고, 동양그룹은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금을 차입했지만 결국 최악의 수가 되고 말았다. 동양그룹은 자금 확보를 위해 2010년 동양생명을 매각했다. 당시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악화 일로로 치닫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와중에 그룹의 채무는 꾸준히 늘어났다. 현 회장은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CP와 회사채를 발행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 돌려 막기를 하면서 빚의 규모를 키웠다.

현재 현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과 계열사 간 자금 거래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12월19일 현 회장을 세 번째로 소환해 이러한 혐의에 대해 보강 조사를 했다. 이날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현 회장 등 관련 혐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1271명의 탄원서를 발표했다.

동양증권 피해자들은 탄원서에서 “동양그룹 기업 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은 지금도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동양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가 특정 부분에 한정된 것이 아닌 수년 전부터 이어져온 폭탄 돌리기식 회사채 및 기업어음 발행의 전말을 상세하게 밝히는 조사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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