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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홍송원<서미갤러리 대표> 수사’ 부실했다”

본지 입수 국세청 문건엔 ‘1254억 탈세’…검찰은 ‘30억 탈루’ 불구속 기소

김지영 기자 ㅣ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4.01.09(Thu) 09: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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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또’ 법정에 선다. 2008년 삼성그룹 특검 때 홍 대표는 삼성 비자금을 세탁해줬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2002년 그림 구입 당시 금융 전표 보관 기한이 지났다는 사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0년엔 오리온그룹 배임·횡령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에도 한상률 전 국세청장 그림 로비 사건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갑자기 취하한 사건 등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에는 미래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의 불법 교차 대출에 관여한 의혹을 받았다.

2013년 12월22일에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수십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홍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홍 대표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술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매출가액을 허위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30억여 원의 법인세를 포탈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검찰에 20여 차례 불려가 조사받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13년 6월20일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20일 홍송원 대표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검찰이 몇 년도 아니고 고작 몇 달을 수사해서 (탈세 혐의를) 단정 짓고 있다. 난도질당해서 살아갈 길이 없다. 사람들하고 얘기할 힘도 없다”며 “검찰과 국세청, 언론이 숨을 못 쉬게 한다. 이 나라가 나라인가”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홍 대표는 150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회계장부에 매출액을 축소하거나 누락했고, 원가를 임의로 기재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외 고급 가구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수입가를 누락·축소한 사실도 밝혀졌다. 홍 대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업무상 착오가 있었을 뿐 탈세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대표가 뒤늦게 세금을 완납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다고 밝혔다.

‘홍송원-재벌가’ 커넥션도 베일에 가려져

검찰은 홍 대표가 30억원가량을 탈세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사정 당국과 미술계 안팎에서는 “탈루액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국세청 내부 문건도 있다. 시사저널은 국세청이 2011년 말 작성한 ‘서미갤러리 탈세 의혹’과 관련된 대외비 문건을 단독 입수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홍 대표의 △변칙 증여 △수입 금액 탈루 의혹 등이 담겨 있다. 국세청 문건에 따르면 ‘홍송원 대표는 장남인 박원재씨가 운영하는 원앤제이갤러리에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그림을 구입해주는 방식으로 변칙 증여를 하고 있으며, 서미갤러리에서 수입한 법인 그림을 사적으로 팔아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분석했고 모두가 사실임을 알았다’면서 ‘장남(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의 그림을 고가에 구입해준 데 따른 부당 행위 대상 가액이 63억원이고, ㈜갤러리서미의 수입 금액 탈루가 1조1404억원이므로, 법인세 탈루 혐의 세액이 1254억원’이라고 적시돼 있다.

하지만 2013년 12월22일 검찰은 홍송원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30억원가량의 법인세를 탈루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조사해 밝힌 탈루액(1254억원)과 검찰 수사 결과(30억원)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검찰도 이번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국세청이 조사해서 만약 추가 혐의가 있으면 검찰에 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홍 대표에 대한 추가 기소 여지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홍 대표와 탈세를 모의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도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송원-재벌가’의 끈끈한 관계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술계에선 “홍송원 대표가 재벌 집안의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고 회자될 정도다. 시사저널 취재 과정에서 홍 대표와 재벌가 사이의 실제 거래가 포착되기도 했다. 본지는 2013년 3월 ‘재벌가-홍송원 사이의 돈과 그림 거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미갤러리와 홍 대표의 장남이 운영하는 원앤제이갤러리 등의 내부 회계 자료 등을 입수해 공개했다(2013년 3월19일자).

   
향후 국세청 추가 조사 주목

본지가 입수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의 서미갤러리 통장 거래 내역을 보면, 삼성문화재단은 서미갤러리 통장에 무려 207억2000만원을 입금했다. 삼성가와 한때 사돈 관계였던 대상그룹과의 거래도 눈에 띈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부인 박현주 부회장, 장녀 임세령 상무 등은 이 기간 동안 서미갤러리 통장에 129억원 정도를 입금했다. 또 신세계(90억원)와 이명희 신세계 회장(2억9000만원), 이미향 샤니 감사(48억8098만원)와 파리크라상(39억60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억1817만원), 아모레퍼시픽(2억3600만원) 등도 서미갤러리 통장에 거액을 입금했다. 이처럼 서미갤러리 통장으로 재벌가에서 입금한 것은 이들 사이에 그림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다. 서미갤러리가 재벌가에 그림을 팔고 그 대금을 입금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이 기간 동안 서미갤러리 통장을 통해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에게 62억5700만원, 박현주 부회장에게 39억1310만원, 임세령 상무에게 28억392만원 등 모두 129억7402만원,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는 26억원이 ‘지급’됐다는 점이다. 홍 대표가 돈을 받은 게 아니라 거꾸로 임 회장과 박 부회장, 임 상무, 이재현 회장 등에게는 거액을 준 것으로 나와 있다. 서미갤러리가 그림을 팔아 그 대금을 받은 것은 이해되지만 반대로 임 회장 등 컬렉터들에게 수십억 원씩 지급한 것은 미스터리다. 또한 서미갤러리 내부 회계 자료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자금 1400여억원이 입출금된 것으로 나타나 의문을 증폭시킨다. 서미갤러리 내부 사정에 밝은 미술계 인사는 지난해 7월 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공식적인 거래는 통장에 찍힌다. 비공식적인 거래는 통장에 안 찍히는데 그것이 주요 거래다. 통장으로 거래한 것은 별것 아니다”라며 “서미갤러리는 엄밀히 말해 갤러리가 아니다. 최상위 몇 퍼센트의 클라이언트(고객)에게만 그림을 파는 곳”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탈루 액수와 베일에 가려진 재벌가와의 커넥션 등이 이번 검찰 수사에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1254억원의 법인세를 탈루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30억원을 탈루했다고 결론지었다. 향후 국세청의 추가 조사 결과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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