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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고치는 일보다 몸 만드는 게 먼저”

걸쭉한 입담으로 새로운 의학의 길 모색하는 한의사 이재성

조철│문화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4.04.30(Wed)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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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혼자만의 전쟁이 아니다.”

군사 전문가의 말인가 했더니 한의사 이재성 박사(45)의 말이다. 이씨가 만성 설사로 고생하는 이에게 처방을 내리면서 한 말이다. 대장을 치료하는 것에만 매달려서는 결코 완치에 이를 수 없다며 종합적인 치료법을 제시한 것이다.

꽃이 피어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꽃가루 때문에 병치레를 한다. 꽃가루로 고생하는 코를 고치면 어찌할까. 이씨는 앞의 예와 마찬가지 처방을 내린다. 코만 치료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병을 치료하기 전에 몸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씨는 몇몇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잘 알려진 한의사다. 방송에서 걸쭉한 입담을 자랑하며 시청자가 알아듣기 쉽게 의학 지식을 전했던 그가 그동안 전파한 내용을 모으고 첨삭해 책으로 엮었다.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란 책인데, 책 제목을 그렇게 정한 이유는 혼자 건강하게 사는 이는 드물기도 하지만 모두가 가족의 건강을 살피기를 바라서다. 

   
ⓒ 소라주 출판사 제공
그는 독자가 친근하게 느끼도록 서두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를 인용했다. 강연할 때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공감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람이 신과 인터뷰를 했다. “신이시여, 인간의 행동 중에 어리석다고 느낀 게 있으신가요?” 그러자 신이 대답했다. “인간이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버리더니 나중에는 그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돈을 버리더군요.”

성인병은 ‘악습’ 되풀이한 결과

이씨는 건강 관리가 자동차 관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외제 고급 자동차라 하더라도 급발진·급제동을 일삼고, 소모품 교환도 제때 하지 않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폐차하는 법이다. 그러나 중고차라도 부드럽게 운전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소모품을 제때 갈아주면 10년도 넘게 탈 수 있다.” 이씨는 사람의 몸도 이와 똑같다고 강조한다.

“몸은 결코 갑자기 망가지지 않는다”며 “요즘 사람을 괴롭히는 비만·고혈압·동맥경화·심장병·중풍·골다공증 같은 성인병은 스스로 쌓아온 ‘악습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복권 당첨이 희박한 것처럼 건강한 몸을 되찾는 일은 약 하나로 처방되지 않기 때문에 나쁜 습관을 버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 강조한다.

아픈 부위만 콕 찍어 치료하면 된다는 식의 치료는 당장 괴로운 증상을 해결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래서는 만성적으로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이씨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미봉책에 불과한 치료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우리 몸은 하나의 근원에서 시작해 여러 갈래로 분화되면서 만들어진 존재다. 인체는 한 덩어리지만 그 안에 있는 다양한 조직·기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적 생명체다.”

몸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가져야 하나의 증상이라도 몸이 보내는 메시지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씨는 “몸이 보내는 메시지가 몸속 사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병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미병(未病)이라고 하며, 이 상태의 몸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한다. 즉 병으로 깊어지기 전에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일종의 예방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음양기혈 순환 구조에 균형 찾아줘야”

이씨는 2005년 MBC 방송연기대상 라디오 특별상을 받기까지 2002부터 4년 동안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자로 주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국민 착한 건강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 그는 재치 있는 비유와 입담, 쉬운 설명, 맞춤형 건강 해법 제시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에서 온 가족 건강을 위한 질병 상식과 치료법, 건강 습관에 관한 정보를 536쪽 분량에 꼼꼼하게 담았다. 병을 고치는 방법이 아니라, 병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풀었다. 효험을 과장하지 않고 이미 의학적으로 검증됐지만 독자들이 잘 모르는 다양한 만병 예방 상식을 실었다.

“한의학은 칼로 째보고 뜯어보면서 발전한 의학이 아니다. 병의 실체를 직접 보기보다는 드러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궁리하면서 연역적으로 만들어낸 추상의학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처방전’은 전 방위적이다. 아이들의 작은 키, 성 조숙증, 아토피 등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관심이 필요한 아이의 몸’, 생리불순·입덧·산후조리·기미·주부 건망증 등 ‘남편도 모르는 아내의 몸’, 전립선비대증·과음·흡연 등 ‘아내도 모르는 남편의 몸’ 등으로 분류해 꼼꼼히 해답을 제시했다.

“원인은 없는데 증상이 있으니 병원에 다녀오면서 답답해하는 환자도 많다. 그러나 사실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서양 의학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음양기혈의 순환 구조가 균형을 잃은 문제를 화학적인 검사로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을 제대로 조정해주지 않으면 음양의 불균형이 심해져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씨는 “평소 생활 습관이 이런 음양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악습을 버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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