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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드가·르누아르·고갱 ‘아름다운 동반 외출’

국립중앙박물관, 8월31일까지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

김승익│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ㅣ 승인 2014.05.07(Wed) 16: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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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후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인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5월3일~8월31일)의 막이 올랐다.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와 함께 당대 파리를 중심으로 찬란히 꽃피운 근대 도시문화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클로드 모네의 후기 작품부터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루소 작품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에서 엄선한 거장의 회화·조각·공예·드로잉·사진 등 175점에 이르는 작품들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예술사적 변천과 근대 도시로 급변하던 파리의 시대상이 담겨 있다.

19세기의 파리는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있었다. 드넓게 뻗은 도시의 대로에는 가스등과 새롭게 등장한 전기 조명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밝히고 있었고 기념비적 건물이 들어선 거리는 도시의 삶을 즐기는 많은 인파로 붐볐다. 나폴레옹 3세의 재위 기간(1852~1870년) 동안 도시 재정비 사업을 주도한 조르주 외젠 오스망(Georges-Eugene Haussmann) 남작은 파리를 완전히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었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20개의 행정지구가 이때 정비됐고 각 구역마다 주택과 함께 공원, 공공건물, 문화 시설이 세워졌다. 이 시기 유리 산업과 철강 기술 발전에 따라 거대한 유리로 지붕을 만든 건축물이 만국박람회를 통해 선보였다. 

   
인상주의 넘어 새로운 시대 예술을 찾아

새롭게 탄생한 웅장하고 질서정연한 거리 위에서 파리 시민들은 산책과 여가를 즐기며 밝고 활기찬 근대 도시의 삶을 누렸다.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던 파리는 19세기 후반부터 가장 아름다운 시절(Belle Epoque)을 보내고 있었다. 부유한 상류 계층과 경제력을 갖춘 신흥 부르주아는 밤마다 화려한 무도회를 열었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여가 생활로 경마·음악회·오페라를 즐겼다. 이들을 모델로 한 초상화에서 나타나는 패션이나 장신구는 당시 유행에 민감했던 이들의 취향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사교계를 주름잡던 이들 외에도 무용수·가수·배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행과 쾌락을 찾아 파리로 몰려들었고, 이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시절, 파리의 화려한 삶을 즐겼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는 순수한 색채에 풍부한

   
빛을 담아 근대 도시 파리의 일상적인 삶을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들 인상주의 화가는 도시적 주제보다는 화가 개인의 예술적 지향에 따라 변화해나갔다. 산업화돼가는 도시를 벗어나 야생적이고 원시적인 자연을 갈망했던 폴 고갱은 1886년 프랑스 서쪽 브르타뉴 지역의 작은 마을인 퐁타방(Pont-Aven)으로 향했다. 1886년 파리에 도착한 빈센트 반 고흐가 금세 파리에서의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예술적 공동체를 꿈꾸며 남프랑스 아를(Arles)로 향한 것도 이때부터다. 파리에서 화가로서 성공적이지 못했던 폴 세잔도 1880년대 초반부터 자신의 고향인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지방에 정착해 자연을 본질적인 기하학적 형태로 환원하는 그만의 회화적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상징주의가 미술을 비롯해 문학, 철학 등 세기말 전 예술 장르에서 유행하는 동안에는 피에르 퓌비 드 샤반, 오딜롱 르동 등 상징주의 화가가 신화나 꿈, 무의식과 비물질적 주제에 관심을 갖고 실제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그려냈다. ‘선지자’라는 뜻의 ‘나비파(Les Nabis)’로 불렸던 일군의 화가는 폴 고갱의 순수한 색채에 영향을 받아 대상을 평면적이고 장식적으로 표현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예술을 추구하고자 했다.

이번 <오르세미술관전>은 이렇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 찬란하게 진행됐던 예술사적 변화를 담아냈다. 이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탄생을 주도한 화가의 숨결과 예술의 수도였던 근대 도시 파리의 생생한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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