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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덩치 크다고 배당 많은 거 아니다

2013년 100대 그룹 대주주 배당액 분석…부영 이중근·교원 장평순·대림 이해욱 상위권

김진령 기자 ㅣ jy@sisapress.com | 승인 2014.05.21(Wed) 13: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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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진짜 부자는 누구일까. 경영하는 회사의 자산 규모가 클수록 오너도 부자일까.

해마다 기업은 배당을 실시한다. 회사가 번 돈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 즉 순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으로 나눠준다. 이를 배당이라고 한다. 시사저널은 CEO스코어와 함께 우리나라 100대 그룹 대주주의 배당액(상장+비상장), 배당 성향과 총수 일가 지분율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배당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107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510억원),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308억원) 순이었다. 이중근 회장은 SK 최태원 회장(286억원)보다 배당액이 많아 눈길을 끈다.

조사 결과 배당금 순으로 줄을 세워보면 자산 규모 순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특히 중견 그룹인 부영·삼천리·교원·오리온·동서식품 등의 오너 경영진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해 10대 그룹 오너를 능가하는 배당 수익을 과시했다.

   
ⓒ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뉴시스
   
삼천리·교원·오리온그룹 오너 배당액 상위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우리나라 기업 오너 중 가장 많은 배당을 받았지만 계열사의 배당 성향 자체는 높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3개 회사에서 배당금을 받았다. 삼성 계열사 중 배당 성향이 가장 높은 회사는 65.40%의 삼성자산운용, 54.15%의 삼성물산, 35.71%의 삼성생명, 12.03%의 삼성전자, 7.96%의 삼성SDS 순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7.70%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본무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회장의 배당 수입에서 비상장 계열사가 차지하는 몫이 미미한 것도 공통점 중 하나다. 이들이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거나, 비상장 계열사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두 번째 배당 부자는 정몽구 회장이다. 정 회장이 677만8966주(6.96%)를 소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주당 1950원씩을 배당했다. 이 회사에서 정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132억1898만원이다. 또 정 회장은 현대차 보통주 1139만5859주(5.17%)를 보유해 이 회사로부터 222억2200만원을 배당받았다. 431만7701주(11.51%)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로부터는 64억7700만원, 11.84%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제철에서는 69억원을 각각 받았다. 그 밖에 현대엠코·현대하이스코 등에서도 배당금을 받았다.

   

정의선 부회장, 3세 중 가장 많은 배당 받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비상장 계열사에서만 308억원의 배당을 받아 ‘배당왕’ 3위에 올랐다. 2013년 기준으로 배당 성향 1위인 광영토건(1303.78%)과 5위인 부영대부파이낸스(239.04%), 12위인 대화도시가스(133.22%)에서 집중적으로 배당을 받은 결과다.

배당 소득 4위는 SK 최태원 회장으로 상장된 계열사에서만 286억원의 배당 수입을 얻었다. 5위는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회장으로 274억원의 배당 수입을 올려 재계 3세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배당으로 확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6억원의 배당 수입을 거둬 14위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7.70%와 삼성SDS 지분 11.25% 등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올해 상장이 예정돼 있고, 그에 따라 이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1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승계의 마지막 걸림돌로 지적되던 핵심 계열사 지분 확보 문제를 삼성SDS 상장을 지렛대 삼아 해결할 것이란 전망이다.

6위는 삼천리그룹의 유상덕 삼탄 회장으로 263억원의 배당 수입을 얻었다. 삼천리는 2012년 2월 초 소액주주들이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 이사 해임안 제출, 유상감자 등 주주 제안을 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삼천리 쪽에선 이런 소액주주 움직임에 대해 ‘고배당을 노린 활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2년여가 지난 올해 삼천리는 24.13%의 배당 성향을, 삼탄은 22.15%의 배당 성향을 보이는 등 평균 이상의 배당을 기록했다. 덕분에 유상덕 삼탄 회장 등 오너도 두둑한 배당금을 받아들었다.

교원그룹의 장평순 회장도 198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배당액 순위 7위에 올랐다. 교원그룹의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 6268억원에 연결당기순이익 67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 후계를 놓고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각각 180억원과 174억원으로 배당액 순위 11,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당 수입 4위 SK 최태원 회장. 배당 수입 5위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 ⓒ 시사저널 이종현·임준선
중견 그룹 오너, 비상장 계열사 수익 독식

배당 수령액 상위권에서 눈에 띄는 중견 그룹은 동서그룹이다. 국내 대표적인 즉석 커피 제조업체인 동서는 창업 2세인 김상헌 동서 회장과 동생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공동 경영하고 있다. 김상헌 회장은 126억원, 김석수 회장은 110억원의 배당 소득을 얻었다. 동서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은 코스닥에 등록한 동서로 배당 성향이 56.88%에 달했다. 김상헌 회장의 아들인 김종희씨도 동서의 지분 9.3%를 보유해 33억원의 배당을 받아 69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서는 코스닥 등록 기업 중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꼽힌다. 2010년 이후 매해 순이익의 40% 정도를 주주에게 배당하고 있다. 동서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57.19%에 달한다.

비상장 계열사에서 얻는 배당 수입이 상장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기업인으로는 롯데의 신동주·신동빈 형제, 오리온의 담철곤 회장,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 일가를 꼽을 수 있다. 담철곤 회장은 배당 성향 607.41%를 기록한 아이팩 등 비상장 계열사로부터 151억원의 배당을 받는 등 모두 174억원을 배당으로 벌어들였다. 허영인 회장 일가는 허 회장과 부인 이미향씨, 두 아들이 공동 지배하고 있는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등에서 모두 15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았다. 비상장 계열사가 이들의 핵심 수입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배당 부자들의 세금은 얼마나 될까. 현재 소득세액 중 최고 과세 구간은 1억5000만원 이상이다. 여기에는 38%의 세율이 붙고, 주민세율 10%를 더해 이들에게는 41.8%의 세금이 부과된다. 즉 1000원을 벌면 418원을 세금으로 낸다.  


당기순이익 줄어들면 배당 성향 상승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 비율로 배당지급률, 사외분배율이라고도 한다. 배당 성향은 배당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배당금 지급 비율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대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매년 변동 폭이 큰 반면 주당 배당률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많은 경우, 즉 호황인 경우에는 배당 성향이 낮아지고 불황인 경우에는 배당 성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배당 성향이 100%라는 말은 당기순이익을 모두 배당금으로 분배한다는 말이다. 해마다 비슷한 금액을 배당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면 배당 성향은 상승하고,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면 배당 성향은 낮아지게 된다. 

상장 회사인 경우 재투자를 위해 사내 유보를 강화하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 성숙한 업종의 과점적 지위를 보유한 회사는 배당 성향이 높아진다. 딜로이트안진의 전용석 전무는 “배당은 회사 유보금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기에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은 기업가치가 높을 수 없다. 다만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을 팔지 않고 투자 이익을 실현시키는 수단이 배당이라 배당 성향도 중요하다. 이처럼 상충된 요소 때문에 배당과 유보 사이에 균형을 잘 잡는 게 회사 입장에서는 좋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초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2003~2012년 평균 배당 성향(현금 배당액/당기순이익)은 13.3%로 조사됐다. G7 국가 평균치 41.7%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의 배당 성향을 가중 평균해 나온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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