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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여의주 물려줄 순 없다”

안철수, 7월 재보선 공천 놓고 손학규·정동영·김두관과 갈등 불거지는 내막

김현│뉴스1 정치부 기자 ㅣ 승인 2014.06.25(Wed) 11: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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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입을 앙다물었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오는 7월30일 재·보궐 선거 공천을 놓고 당내 대권 경쟁자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안 대표는 당내 기반 확장을 노리고 있다. 반면 원외 잠룡인 손학규·정동영·김두관 상임고문은 원내 진입을 꿈꾸고 있다. 여기서 양측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대표에게 이번 7월 재보선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3월 민주당과 ‘5 대 5’의 통합을 이루긴 했지만, 원내에선 통합 당시 ‘126 대 2’라는 의석의 격차가 보여주듯 절대적 열세인 상황이다. 박주선·강동원 등 안 대표에게 우호적인 의원과 김한길 공동대표와 가까운 의원 10여 명을 포함하더라도 당내 지분 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다. 최대 16곳에 달하는 7월 재보선은 안 대표에겐 취약한 원내 기반을 보완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재보선에는 이른바 ‘안철수 사람들’이 대거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금태섭 대변인(서울 동작 을), 이태규 사무부총장(경기 김포), 이계안 최고위원(경기 평택 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경기 수원 을), 정기남 정책위부의장·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이상 광주 광산 을), 이석형 전 함평군수(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구희승 변호사·정표수 전 공군 소장(전남 순천·곡성) 등이 자천타천으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6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안철수 공동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중진들은 이번 선거에 선당후사로 임해야”

지난 6·4 지방선거에선 ‘기초선거 무(無)공천’ 방침 철회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시간에 쫓긴 나머지 안 대표가 당초 기치로 내걸었던 ‘개혁 공천’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만큼, 7월 재보선에선 ‘개혁 공천’을 또다시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른바 ‘안철수 사람들’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개혁 공천론’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안 대표로선 잠재적 경쟁자인 원외 잠룡들의 원내 진입 시도가 탐탁지 않을 게 분명하다. 안 대표가 공천을 준다면 스스로 이들을 무대 위로 불러들이는 상황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안 대표 주변에서도 이런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6월1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6·4 지방선거 결과에서 보듯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게 국민적 요구”라며 “안 대표로선 큰 틀에서 개혁 공천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세력을 키워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전당대회 전까지 당내에서 안 대표를 흔들어대는 세력을 제압하면서 기반을 다져가기 위해선 안 대표를 대리해서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이번 재보선을 통해 들어와야 한다”며 “특히 안 대표가 이번 재보선 말고는 앞으로 세력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핵심 인사들을 원내로 진입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당내 계파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신진 등용론’이 거세게 나오고 있는 것도 안철수 공동대표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내 친노계와 486, 정세균 상임고문계 쪽에선 재보선 출마가 점쳐지는 손학규·정동영·김두관 고문 등을 견제하기 위해 중진 차출론에 반대하며 ‘신진 등용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원외에 비켜서 있던 대선 주자급 인사들의 신경도 날카로운 상태다.   

이미 안 대표의 지난 6월10일 ‘중진 선당후사(先黨後私)’ 발언을 두고 한 차례 충돌했다. 안 대표가 “중진 분들은 이번 선거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임하실 거라고 믿는다”고 밝힌 후, 날 선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손 고문 측은 “사실상 ‘손학규 배제론’ 아니냐”고 성토했고, 손 고문도 “나가는 것도 헌신이 될 수 있고, 나가지 않는 것도 헌신이 될 수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최근 단행된 당직 개편을 두고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이낙연 전남도지사 당선자와 새정치연합 전남도지사 후보 공천을 두고 혈전을 벌였던 주승용 의원이 7월 재보선 실무를 총괄하게 될 새 사무총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손학규 상임고문과 가깝고, 주 의원은 김한길 공동대표 사람으로 분류된다. 손 고문 측에선 “주 의원이 재보선에 출마하려는 손 고문과 그의 측근 인사들을 곱게 보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당초 직제상 사무총장 산하인 전략홍보본부장에 거론됐던 손 고문 측의 조정식 의원이 당직을 맡지 않은 것도 이런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손 고문 측은 “원래 조 의원에게 정책위의장을 하라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전략홍보본부장을 제안하니 맡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두관·정동영·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왼쪽부터). ⓒ 시사저널 이종현·임준선·구윤성
정동영·김두관과 제휴로 손학규 견제설도

갈등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일단 양측은 봉합에 나섰다.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이 “당이 결단할 문제”라고 당 지도부에 공을 넘긴 데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6월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보선 공천에 신진과 중진을 안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지도부가 거물급 잠룡들을 경기 수원 병(손학규), 경기 김포(김두관), 서울 서대문 을(정동영) 등 약세 지역에 투입하고, 호남 등 다른 강세 지역엔 신진들을 등용하는 방안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 때문일까. 안 대표에 대한 이들의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손 고문 측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손 고문이 수원 팔달(병)에 나간다면 기본적 정서가 있기 때문에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며 “문제는 이번 재보선이 전국에 분포돼 있다 보니 당 지도부가 과거 재보선처럼 전력을 다하지 않고 손 고문 혼자 뛰도록 놔둘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와 원외 잠룡들 간의 갈등은 내년 3월 이후 치러질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둔 차기 대권 주자들 간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 이상 차기 당권을 쥐게 되면 오는 2016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된다. 이를 겨냥한 대권 주자들이 7월 재보선에서 원내 진입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세력의 성쇠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신경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안철수 대표가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손학규 고문을 제외하고 당내 세력 기반이 약화된 정동영·김두관 고문과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 측의 또 다른 관계자는 “원외 잠룡들 중에서 분명하게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손 고문 말고는 정 고문과 김 고문은 차기 대권에서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며 “안 대표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확실한 경쟁자가 아닌 사람은 우군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신진 인물을 등용하는 기회로 활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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