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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황태자, 법정에 서나

박세창 부사장 금호종금 부실 대출 개입 의혹…법원, 증인 출석 요구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4.09.24(Wed) 14: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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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종금(현 우리종금) 부실 대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 사건을 파면 팔수록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금호종금은 2008년 필리핀 카지노호텔 신축 사업 시행사인 P사와 제주도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H사에 각각 230억원과 270억원을 대출해주었다. 두 회사는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거절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제대로 된 담보도 없었다.

“부실 대출 배후는 박세창” 법정 증언

금호종금은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P사와 H사에 추가로 거액을 대출해주었다. 대출 상환 기간도 연장했다. 금호종금은 결국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부실 채권을 떠안게 돼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시사저널 포토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김관정 부장검사)는 지난 4월9일 김종대 전 금호종금 대표와 전직 임원 두 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수백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과소 계상해 분식회계를 한 혐의(주식회사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지난 8월25일 서울 남부지방법원 406호 대법정에서는 금호종금 부실 대출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렸다. 검찰 측과 변호인은 이날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은 부실한 대출 심사를 꼬집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H사의 대출을 거절했고 공사 미지급금도 100억원 이상이며 분양 승인이 중단된 점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들은 골프장 회원권 분양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만큼 부실 대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그룹 자금팀장 김 아무개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앞선 공판에서 “H사의 대출 과정에 윗선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증언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금호종금 기업금융팀의 한 직원은 그 ‘윗선’으로 금호가 3세인 박세창 부사장을 지목했다. 그는 “박 부사장과 H사 회장의 아들 J씨의 친분이 상당하다. (구속된) 김종대 전 대표도 당시 그룹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였다. 박 부사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박 부사장과 J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개인적인 만남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사실은 박 부사장과 J씨 사이에 수상한 돈거래가 있었다는 점이다. 금호종금은 2008년 4월과 8월, 9월에 각각 170억원과 60억원, 40억원을 H사에 대출해줬다. 1차 대출금이 나오자 H사는 J씨에게 5억원을 송금했다. J씨는 다시 3억2000만원을 박 부사장에게 송금했고, 나머지 1억8000만원은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에게 보냈다. 이 돈이 대출을 알선하고 받은 리베이트성 수수료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도 올 초 박 부사장을 소환해 은밀히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대출 직후 박 부사장이 J씨에게 받은 돈의 용처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하지만 박 부 사장이 대출을 알선하고 H사나 J씨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검찰은 결국 혐의 없음으로 내사를 종결했다.

2008년 첫 대출이 나갈 당시 H사는 부도 직전이었다. J씨는 박 부사장을 포함해 평소 친분이 있는 재벌 3세들에게 사채를 빌렸고, 이 원금을 갚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내사 대상의 계좌 입출금 내역을 모두 확인했다. 박 부사장의 알선수재에 대한 내사는 모두 종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또다시 박 부사장이 대출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건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박세창과 김종대의 불법 대출 사건인데 김종대 외 2인의 배임 사건으로 바뀌었다”며 검찰의 부실 수사 문제를 지적했다. 금호종금 부실 대출 사건이 금호가 황태자로 확산될 가능성이 다시 열린 셈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은 박 부사장과 그룹의 자금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박 부사장과 김 상무는 8월25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9월22일 속행공판에 또다시 두 사람을 증인으로 불렀다. 증인 출석 요구서를 두 사람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우리종합금융(옛 금호종합금융). ⓒ 시사저널 구윤성
금호그룹 측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현재 관련 사건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알 수 없다.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박 부사장 사건은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종금 내부의 한 직원도 “H사 대출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진행됐다. 사업의 미래 가능성이 고려 대상이고 차주의 신용도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무엇보다 담보가 거의 없는 H사에 거액의 대출금이 나간 것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당시 H사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였다. 우리은행은 추가 대출에 난색을 표시했다.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도 대출을 거절한 상황에서 금호종금에 넘어온 것이다. 실무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금호종금이 수백억 원을 대출해주었다는 점에서 윗선이 개입했거나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금호종금 상근 감사위원 출신인 신 아무개씨는 법원에서 “(구속된) 전직 임원 김 아무개씨가 당시 최종적으로 대출을 결정했으며, 김씨는 박세창 오너 일가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감사실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판사도 증인 심문 중간중간에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공은 결국 박 부사장에게 넘어갔다. 박 부사장이 법원에 출석해 관련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이번에도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부사장과 김 상무가 9월17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박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암건설, 수원대 비리 연루 의혹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후계자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둘러싼 이슈는 이뿐만이 아니다. 박 부사장은 동갑내기인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와 함께 2010년 10월 우암건설을 설립했다. 장 대표는 장홍선 극동유화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두 사람은 각각 우암건설의 지분 71%와 29%를 보유하고 있다.

우암건설은 신생 업체임에도 대기업과 거래를 트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설립 초기부터 CJ그룹·한국타이어 등의 공장 신축이나 증축 공사에 참여했다. 설립 이듬해인 2011년 매출은 120억원이었다. 다음 해에도 전년 대비 63% 성장한 1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견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우암건설은 대기업을 끼고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와 박 부사장이 속한 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오는 매출 또한 상당하다. 우암건설은 2011년 선인자동차 등 극동유화그룹의 자회사와 거래하면서 45억원 상당을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의 37%에 달했다. 금호건설 등 금호 계열사 매출도 10억원(8.29%)에 이른다. 2012년에도 극동유화와 금호 계열사로부터 각각 27억원(13.8%)과 45억원(22.8%)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타이어와 CJ그룹 물량까지 합하면 전체 매출의 80%를 대기업으로부터 올렸다.

장 대표나 박 부사장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장 대표는 지난해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금호산업의 입찰에 열일곱 번이나 참여했지만 낙찰은 두 번밖에 없었다. 금호와 극동유화에서 나온 매출은 모두 공개 입찰을 거쳤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도 “둘도 없는 친구가 도움을 요청해 응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공사는 우암건설이 사실상 통로 역할만 했다. 예컨대 우암건설은 2011년과 2012년에 CJ그룹으로부터 각각 59억원(49.3%)과 30억원(15.3%)의 일감을 받았다. 우암건설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암건설은 CJ제일제당의 충북 음성 무균동 구축 공사와 인천 자일로스 공장 증설 건축 공사, 인천 제2공장 SP-PJT 공장 신축 공사 등을 맡았다. 일부 공사는 우암건설이 CJ로부터 수주한 후 다시 CJ건설에 하청을 주는 구조여서 신종 일감 몰아주기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분 29%를 모두 매각했다.

최근 수원대학교와 이인수 총장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우암건설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이 학교 교수협의회와 참여연대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인수 총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수원대 측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 해직 교수들과 국회의원이 본교 총장과 관련된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제기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구성원들의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는 해직 교수들에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한 건설사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적립금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했다”며 “검찰 조사에서 관련 비리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최근 감사를 통해 33건의 비위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 사안이 중대한 4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교수협의회 측은 전했다.

우암건설도 관련 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암건설은 2012년부터 수원대 공사에 여러 차례 참여하고 있다. 법정대학·생활과학대학·자연과학대학·제2공학대학·체육관 등의 환경 개선 공사를 했다. 2013년엔 수원과학대학 제3공학관 및 본관의 보수 공사도 맡았다. 이런 이유로 검찰 조사 과정에서 불똥이 우암건설로 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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