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 ‘눈먼 자들의 국가’ 들춰낸 김연수 1위
  • 조철 문화 칼럼니스트 ()
  • 승인 2014.10.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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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김영하·신경숙·박민규·공지영 순

문학 분야에서 차세대 작가 중 돋보이는 이는 공지영씨다. 그는 2009년 6월 펴낸 장편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개봉돼 전국을 ‘분노의 도가니’로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높고 푸른 사다리>를 펴낼 때까지 <도가니> 작가로서 무수한 강연회를 가졌다. 그 덕이었을까. 신작 <높고 푸른 사다리>에도 독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전남대학교는 지난 4월8일부터 5월22일까지 총 1만3323명의 시·도민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공 작가의 <높고 푸른 사다리>를 올 한 해 시·도민이 함께 읽고 토론할 ‘2014 한 책’으로 선정했다. <도가니>와 많이 다른 소설인데도 반향이 큰 것은, 그의 소설에서 한국 사회의 문제가 늘 중심에 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 분야에서 김연수·김영하·신경숙씨도 빼놓을 수 없는 차세대 작가로 꼽힌다. 이들은 최근 5년 동안 1위에 번갈아 올랐다. 공통점이라면 사회 문제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독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에 적극 나선다는 점이다.

김연수 작가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계간 <문학동네>에 올린 글을 다른 작가와 함께 펴냈다.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그는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협력하는 한, 비참하게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이 진실은, 우리가 경제 성장이라는 분칠 속에 감춰둔 한국 사회의 민낯일지도 모르겠다. 이 민낯을 마주 대하는 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어차피 내가 아는 한, 한국 사회는 원래 그런 얼굴이었다”고 개탄했다.

“작가는 보지 못한 것을 찾아주는 사람”

김영하 작가는 지난해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펴냈는데, 최근 <보다>라는 산문집을 내고 낭독회를 여는 등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낭독회에서 그는 “본다는 것은 훈련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상과 다른 것들이 현장에 반드시 있다. 작가·소설가·시인은 잘 보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늘 보는 것이 아닌 것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상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굴러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닌 것은 그들이 증명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돼야 사회가 잘 굴러가는데, 그들의 존재를 무시하는 사회는 시스템에 오작동이 생기거나 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차세대 인물로 시인 안도현도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펴낸 산문집 <안도현의 발견>에서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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