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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데 당 창건 기념일 왜 안 나와

지팡이 짚고 나타난 김정은…권력 이상 둘러싼 의문 여전

진희관│인제대 통일학연구소 소장 ㅣ | 승인 2014.10.23(Thu) 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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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10월14일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9월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공연 관람 이후 41일 만의 등장이다. 이로써 한때 무성하게 나돌았던 쿠데타설 등 ‘김정은 체제 위기설’은 다소 잠잠해지겠지만, 그럼에도 왜 오랜 기간 잠적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더 증폭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과연 지금 북한 사회는 괜찮은 것인지, 김정은의 권력 기반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있는 영상을 볼 때 하체 부분의 이상 증세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체중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과 이를 치료하기 위해 장기간 요양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 문제 말고 권력 기반에는 이상이 없는 것일까. 일단 현재 북한 매체를 면밀히 살펴볼 때, 김정은 체제 자체를 뒤흔들 만큼 특별한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41일 만에 등장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진이 10월14일 공개됐다. ⓒ 조선중앙통신
최근 북한 매체에서 김일성 부자 등장 빈번

우선 TV 화면 또는 신문에 게재된 사진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대내외 활동은 지속해왔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보도들이 있다. 즉 9월3일 공연 관람 이후에도 11일에 보천보전자악단 전 단장의 장례에 화환을 보냈고, 20일에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4차 초급일군대회에 서한을 보냈으며, 10월1일에는 중국인민공화국 창건 65돌에 즈음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바 있다. 물론 이는 다른 인사가 대신할 수도 있겠으나,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음에도 이를 위장하고 중국에 축전을 보낸다는 것은 북한 체제의 성격상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재 북한 매체에서는 김일성 부자에 대한 찬양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로동신문과 조선중앙TV의 뉴스 보도를 보면 최근에도 연일 김정은에 대한 찬양 일색이며, 각 지역에서 김 부자의 동상 또는 모자이크 벽화 개막식과 현지지도 표식비, 혁명 사적 표적비 건립 등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즉 김 부자에 대한 찬양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 국면 속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대내 활동을 놓고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했을 때도 대체로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9월의 활동 건수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면서 총 24건이 감소, 전체적으로 약 15.2%의 감소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9월에만 18건에서 1건으로 줄어 전체 감소분의 70.8%가 9월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외의 기간은 유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지병이거나 중병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치료 또는 일시적인 건강 이상으로 휴식을 취했다고 평가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북한 매체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김일성 부자에 대한 주민들의 찬양과 충성의 변화를 발견할 수는 없으며, 김 위원장의 권력에도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매체에 김일성과 김정일이 너무 빈번히 등장하는 것은 체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모 김경희 비서의 재등장 가능성과 여동생 김여정의 실권 장악설 등이 제기되는 것도 뭔가 변화의 조짐으로 해석된다.

   
김여정 실권 장악했다고 보긴 어려워

우선 김일성 부자가 매체에 빈번히 등장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는 김 부자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을 고무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대를 이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김 부자가 매체에 등장하는 시기들이 생일을 비롯해 로작 발표 기념일, 당 사업 시작일(6월19일) 등으로 로동신문 한두 면에 걸쳐 사진이 게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중앙TV 뉴스 보도 역시 오프닝에서 김정은에 대한 찬양 보도 이후에는 혁명 사적 및 김 부자에 대한 사상교양 학습 실태 등을 빈번하게 방송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김 부자에 대한 보도 빈도만을 가지고 체제의 위기를 언급하는 데는 무리한 감이 있으며, 오히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고취시키는 하나의 도구로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모 김경희 비서의 재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는 체제 또는 주변 환경 변화에 의한 위기가 닥쳤을 때로 보인다. 김경희는 67세인데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남편 장성택의 처형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매우 나빠진 상태에서 김경희가 등장했던 것과 같이, 향후 김정은 체제에서 다시 등장하게 된다면 그것은 곧 김정은 체제의 진짜 위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동생 김여정이 최근 김 위원장의 잠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아직은 실권을 장악할 만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9월3일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자의 호명 순위에서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리재일에 앞서 김양건 비서 다음의 다섯 번째로 호명되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는 모란봉악단 공연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김여정이 당 선전선동부에서 이른바 ‘음악정치’를 담당하는 주요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정은 체제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근거가 다소 미약하다. 오랜만에 화면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하체에 분명히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만으로 체제 위기 요인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국가기관의 행사와 달리 당의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의미가 또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다는 것은 특별히 주목된다. 화면상으로 우리가 확인해볼 수 있었던 김 위원장의 현재 부상 정도를 볼 때, 과연 그가 당 기념행사에 불참할 만했는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건강 문제가 아닌 또 다른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은 김 위원장 재등장 이후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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