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100억 윤성환 60억 김강민 50억
  •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
  • 승인 2014.11.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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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시장 ‘빅5’ 얼마 받고 어디로 가나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제부터 또 다른 리그가 시작한다. 스토브리그다. 신생팀 kt를 포함해 10개 구단은 FA(자유계약선수) 전쟁을 시작으로 불꽃 튀는 스토브리그를 전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몸값과 성공 가능성이다. 야구인들은 “팀 수가 많아진 만큼 선수 몸값도 기하급수적으로 뛸 게 분명하다. 성공만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거액 베팅이 실패로 끝나면 팀 전체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로 신중한 FA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이번 FA 대상자 가운데 야구계가 꼽는 ‘빅5’가 누군지 살펴봤다.

최정(SK)

3루수, 2014: 타율 0.305, 홈런 14, 타점 76

최근 3년: 타율 0.307, 홈런 68, 타점 243

최정. 사상 첫 FA 100억원 계약이 유력한 선수다.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진 4년 연속 20홈런·75타점 이상을 때려냈다. 3루 수비도 2013년까진 리그 최상급으로 통했다.

국내 한 구단의 운영팀장은 “올 시즌 120경기 이상만 출전했어도 30홈런·100타점 이상을 충분히 기록했을 것이다.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답게 공·수·주 어디 하나 모자람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최정(왼쪽) 윤성환 ⓒ 연합뉴스
최정을 원하는 팀은 원소속팀 SK를 비롯해 kt·한화·LG 등이다. SK 관계자는 “최대 80억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프랜차이즈 FA를 잡지 못한 SK로선 그 이상도 베팅할 기세다.

내년 시즌 1군에 데뷔하는 kt는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가 없다는 점에서 최정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은 “최정이 수원 유신고 출신이다. 거기다 우리 팀은 내야 캡틴과 중심 타자가 매우 절실하다. 최정처럼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FA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토종 3루수가 필요한 LG와 최정을 잘 아는 김성근 감독, 정근우가 소속된 한화 역시 지갑을 활짝 열 가능성이 크다. 한 구단 코치는 “최정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뛰어난 선수인 것만은 확실하다. 최정을 상대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최정 자신을 잘 리드할 수 있는 감독이 있는 팀에 둥지를 트는 게 선수 자신과 새로운 팀 모두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성환(삼성)

선발투수, 2014: 12승 7패 평균자책 4.39

최근 3년: 34승 21패 평균자책 3.58

올 시즌 프로야구는 극심한 ‘타고투저(打高投低)’에 시달렸다. 사상 최대 반발계수를 기록한 공인구 탓이 컸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구보다 6~8m가량 비거리가 긴 올 시즌 공인구는 그야말로 ‘타자에겐 축복, 투수에겐 재앙’이었다. 

그래서일까. FA 시장에 뛰어든 10개 구단은 타격보단 마운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심에 윤성환이 있다. 우완 선발투수 윤성환은 최근 3년(2012~14) 동안 74경기에 선발 등판해 455이닝을 던져 34승 21패 평균자책 3.5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O 리그 투수 가운데 선발 등판 횟수 7위, 소화 이닝 4위, 다승 5위, 평균자책 6위의 정상급 성적이었다.

윤성환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2012년 19경기에 등판한 걸 빼면 2004년부터 2014까지 해마다 27경기 이상 등판했고, 2013·2014년엔 2년 연속 27경기 이상 선발 등판과 170이닝 이상 투구를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윤성환은 2014 한국시리즈에서 보았듯 큰 경기에 강하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토종 에이스나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1승을 거둘 1, 2선발을 원하는 팀이라면 윤성환은 욕심나는 카드다. 현재 FA 시장에서 전망하는 윤성환의 몸값은 장원삼(삼성) 수준이다. 지난해 장원삼은 4년간 계약금 포함 총액 60억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장원준(롯데)

선발투수, 2014: 10승 9패 평균자책 4.59

최근 3년: 2012~13년 군복무

FA 시장에서 윤성환이 우완 거물이라면 장원준은 좌완 거물이다.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55이닝을 던져 10승 9패 평균자책 4.59를 기록한 장원준은 ‘5시즌 연속 10승 이상 투수’라는 화려한 실적과 ‘좌완 선발’이라는 메리트가 최대 장점이다.

가뜩이나 류현진(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김광현·양현종의 해외 진출이 확실해지면서 KBO 리그엔 ‘수준급 좌완 선발’ 품귀 현상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원준은 롯데 잔류를 검토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장원준이 군 복무 기간에 그리 쉬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2~13년 장원준은 경찰청의 에이스로 웬만한 1군 투수만큼이나 자주 마운드에 올랐다.

일본 구단의 베테랑 스카우트는 “장원준은 좋은 좌완 선발이다. 하지만 류현진·김광현·양현종에 비해 속구 구위나 마운드에서의 압도감은 떨어진다. 일본에도 장원준급 투수는 많다”고 밝혔다. 그는 “오승환처럼 중량감 넘치는 투수가 아니라면 일본팀이 한국 투수에게 많은 돈을 쓰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장원준의 에이전트가 수완가로 알려졌기에 이 점이 장원준에겐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강민(SK)

중견수, 2014: 타율 0.302, 홈런 16, 타점 82, 도루 32

최근 3년: 타율 0.291, 홈런 31, 타점 168, 도루 53

FA 외야수 가운데 조동화(SK)와 함께 최대어다. 올 시즌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2010년 0.317을 기록한 후 데뷔 이래 가장 높은 타율이다. 홈런(16)·타점(82)·도루(32)는 커리어 하이였는데, 전 해보다 홈런은 6개, 타점은 27개, 도루는 22개나 증가했다.

김강민은 수비 범위가 넓고, 발이 빠른 데다 타구 판단 능력도 뛰어나 최상급 중견수로 꼽힌다. SK는 일단 김강민을 잡겠다는 자세지만, 주전 중견수 전준우가 입대한 롯데와 외야의 핵이 필요한 kt가 김강민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 구단 단장은 “어느 감독이나 김강민에게 군침을 흘릴 것이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이 유독 좋다는 게 되레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놓았다. 혹여 유효 기간 1년짜리의 ‘FA로이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구단 운영팀장은 “최소 4년에 30억원, 최대 4년에 50억원 사이에 몸값이 형성될 것 같다”며 “각 팀마다 1·2군에 주목할 만한 외야 유망주가 2, 3명 이상 있는 만큼 김강민이 꼭 필요한 팀이 아니라면 실제 베팅에 뛰어들 팀은 2, 3개팀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용택(LG)

중견수, 2014: 타율 0.343, 홈런 9, 타점 73

최근 3년: 타율 0.325, 홈런 27, 타점 216

타격 성적만 보자면 역대 박용택 같은 FA도 없다. 박용택은 2009년 이후 2014년까지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 OPS(출루율+장타율) 8할 이상을 기록했다. 넓은 잠실구장을 쓰기에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적은 없지만, 2002년 데뷔 이래 2004년과 2008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21개 이상의 2루타를 기록했다.

2012년 127경기에 출전한 이후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124경기·464타수 이상을 기록한 것도 장점이다. 그만큼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하며 성적을 낸다는 뜻이다.

내년이면 36세라는 나이가 ‘옥에 티’이긴 하나, 박용택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경험으로 비춰볼 때 최소 2~3년간은 활용 가치가 높다. 원체 LG 색깔이 강해 LG 잔류가 확실하다. 야구계에선 지난해 이병규가 받았던 3년 총액 25억50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4년 4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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