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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잘 만나 승진도 ‘초고속’

LG 구광모·현대중공업 정기선 등 30대에 임원 승진

조현주 기자 ㅣ cho@sisapress.com | 승인 2014.12.18(Thu) 15: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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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 대기업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임원까지 승진한 비율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1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승진·승급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신입사원의 임원 승진율이 0.47%에 그쳤다. 1000명이 입사하면 4.7명만 임원이 된다는 의미다. 게다가 임원이 되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 기업에서 임원 승진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22년 1개월이다.

하지만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오너가(家) 자제들은 사정이 다르다. 최근 재계에서는 30대 초·중반의 오너가 3·4세들이 그룹 임원으로 등극하고 있다. 부진한 실적으로 대기업 임원 인사에 한파가 불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가 3·4세 인사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 LG그룹, 4세 경영 시대 신호탄

먼저 올해 인사에서 임원 반열에 들어선 30대 대표 주자는 LG그룹 오너가 4세인 구광모 상무(36)다. LG그룹은 11월27일 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씨를 지주사인 (주)LG 시너지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시켰다.

   
ⓒ 시사저널 사진자료
구 신임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한 후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가 2007~09년 2년간 휴직한 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MBA 과정을 거쳤다. 2009년 8월 학업을 마치고 복귀해 2010년 11월 재경부문 금융팀 과장으로 승진했고 2011년 3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부장을 거쳐 지난 4월 지주사인 LG의 시너지팀 부장으로 옮겼다.

LG그룹의 이번 인사를 재계에선 4세 경영 시대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구광모 상무는 (주)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왔는데 이번 승진으로 LG의 후계 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원래 딸만 둘을 뒀다. 구 회장은 대를 잇기 위해 2004년 동생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구 상무는 현재 (주)LG의 지분 4.84%를 보유해 4대 주주에 올라 있다. (주)LG의 최대주주는 구본무 회장(11%)이며 구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7.72%)과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5.13%)이 2·3대 주주다.

■ 정기선, 임원 30% 감축 와중에 상무로 직행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당시 수석부장(31)이 지난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올해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0월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상호중공업 등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감축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0~15% 선에서 임원을 퇴진시켜왔던 것과 비교하면 2~3배나 많은 숫자다. 하지만 정기선 전 부장은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로 승진했다. 정 신임 상무는 2009년 대리로 입사해 유학을 떠났다가 컨설팅회사를 거쳐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뒤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아왔다.

■ 한화 김동관 실장, 임원 승진 ‘대기 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31)은 연말 인사에서 임원 승진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월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김 실장은 2010년 12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등기이사로 등재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임원 타이틀을 달지 않았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으며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장남인 김 실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그룹은 최근 미래 성장 동력인 태양광산업 관련 계열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각각 이사회 결의에서 한화솔라원이 신주 발행을 통해 한화큐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12월8일 공시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셀 생산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태양광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김 실장은 입사 이후 한화솔라원 등기이사, 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으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 사업인 태양광 사업을 주도해왔다. 이번 합병으로 김 실장의 그룹 내 위상 또한 올라가게 됐다. 합병 이후 임원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39)의 임원 승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김 부장은 다른 오너가 자제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아직 부장 직급을 유지하고 있다. 오너가 3세인 김 부장은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해 잠시 도쿄지사에서 일하다 2012년 1월 부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7월 동부팜한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너가 30대 임원 ‘수두룩’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 시사저널 박은숙
임원에 오른 30대 오너가 자제는 수두룩하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막내 딸인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31)는 2011년 상부모로 승진한 이후 31세의 나이에 전무 자리에 등극해 ‘대한민국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땄다.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의 장남 김요한 부사장(32), 유니온 이건영 회장의 장남 이우선 상무(32), 삼천리 이만득 회장의 셋째 딸 이은선 이사(32), GS 허창수 회장의 장남 GS건설 허윤홍 상무(35), LS전선 구자엽 회장의 외아들 LS산전 구본규 이사(35), 금호그룹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36),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36), 세아그룹 고 이운형 회장의 장남 세아베스틸 이태성 상무(36), 세아홀딩스 이순형 회장의 장남 이주성 상무(36),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전무(36) 등이 30대 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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