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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오빠 통치자금 관리하며 ‘권력 핵’ 부상

김정일 3년상 털고 집권 4년 차 새 권력지도 짜는 김정은

이승열│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조사관 ㅣ 승인 2015.01.01(Thu)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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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 4년 차를 맞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에게 2015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2011년 12월 사망한 김정일의 3년상을 마무리하고 맞는 첫해라는 상징적 의미가 그것이다. 김정일의 경우,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3년 동안은 유훈통치를 통해 ‘고난의 행군’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넘어서고자 했다. 3년상을 털어버린 1998년에 가서야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을 폐지하고 국방위원장을 국가 최고 지도자로 하는 실질적인 김정일 정권 시대를 열었다. 따라서 2015년은 김정은에게 과거 아버지 김정일의 1998년과 같은 의미가 있다. 김정은 또한 2015년을 분기점으로 자신의 시대를 출범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체제 정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의 체제 정비는 크게 정책 방향과 그에 맞는 엘리트 구조의 변화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2015년 김정은의 최대 과제는  체제 안정성을 위해 혁명 업적을 대내외에 확립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혁명 업적은, 2012년 4월15일 공개 연설에서 “인민들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할 것이다. 2015년 김정은이 경제적 성과를 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은 체제가 직면한 두 가지 위기와 맞닿아 있다.

   
ⓒ 연합뉴스
경제적 이권은 김여정·황병서·오극렬 손에

첫째, 북한의 경제 구조에서 국가 계획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내각의 역할이 사실상 사라졌고, 군과 같은 특수기관의 무역권이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 되면서 이를 둘러싼 엘리트 집단 간의 권력투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점이다. 둘째, 대외적 고립은 2015년 북한의 국가 목표를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위협 요인이다. 따라서 김 제1비서는 북한이 직면한 대외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15년 이후 본격적인 체제 정비를 위해 김정은 제1비서의 엘리트 통치 또한 이 같은 국가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권력의 재분배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3년 동안의 김정은 엘리트 통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아버지 김정일 시대의 그림자를 지워버렸다. 김정은의 권력 안정을 위해 김정일이 고안한 엘리트 충성 경쟁의 양 축인 군부의 리영호와 백두혈통의 장성택을 모두 숙청함으로써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 둘째, 2인자에 대한 견제가 더욱 노골화됐다. 장성택 숙청 이후 권력 2인자로 부상한 최룡해를 견제하기 위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황병서를 내세웠다가, 조직지도부가 힘을 얻게 되자 최룡해를 다시 내세워 엘리트 집단 내 세력 균형을 맞춰나갔다.

결과적으로 2012년 리영호 숙청과 2013년 장성택 숙청으로 발생한 권력 공백은 자연스럽게 조연준과 황병서의 조직지도부, 김정은 후견인으로서 빨치산 혈통인 최룡해와 동생 김여정, 그리고 강력한 경제적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군부 등 세 개의 조직으로 다시 분화되고 있다. 2015년 김정은 권력 운용의 핵심은 3각 편대로 재편된 엘리트 구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제한된 국가적 재화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에 달려 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엘리트 집단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경제적 이권의 배분이다. 과거 리영호와 장성택의 경우처럼 이들의 이해관계를 규정하는 결정적 변수는 바로 경제적 이권, 즉 무역회사 및 무역권(와크권)이 어떻게 재분배되느냐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당 행정부 및 국방위에서 장성택이 쥐고 있던 경제 이권이 누구에게 재분배되는지와, 강력한 시장 지배세력인 군부에 대한 조직지도부의 도전에 따른 결과가 2015년 김정은의 권력 운용과 엘리트 통제의 핵심이다. 

당 38·39호실의 핵심 사업인 대흥·금강관리국의 외화벌이 사업과 39호실 산하 대성은행·통일발전은행 등 금융 사업, 김 제1비서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아내 김경희가 관리하던 경흥·낙원지도국의 유통·백화점·무역 사업이 김여정에게 넘어갔다.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직접 관리하면서 수령경제의 지배구조 또한 재편되었다. 장성택이 직접 관할하던 당 행정부 54부의 광물자원 사업은 대남연락소 외화벌이 사업을 관리하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또한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에 동원된 장성택의 건설 사업들이 군으로 다시 넘어갔다. 당 행정부 54부를 장성택에게 빼앗겼던 총정치국은 약 30개 무역회사를 넘겨받았다. 결과적으로 엘리트 통치의 핵심인 경제적 이권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김여정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빨치산 세력의 원로인 오극렬 부위원장, 그리고 김정은 시대 핵심 권력인 군부(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나눠 쥐고 2015년에도 김정은 엘리트 통치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외교 쪽은 최룡해와 강석주·김양건 나설 듯

둘째, 외교적 고립의 해소다. 2015년 김정은 제1비서의 최대 목표 중 하나는 체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대외적 고립을 해소하는 일이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 타파를 위해 활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최룡해 근로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다. 최룡해는 2013년 5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으나, 한반도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말만 듣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김정은은 지난 10월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와 최룡해 그리고 김양건을 내려보냈지만, 실제 김정은의 복심으로 활동한 것은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룡해였다.

김정은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과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하자 최룡해를 또다시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에 보냈다. 김정은이 얼마나 대외적 고립을 심각한 체제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복심인 최룡해의 역할이 계속 커질 것이다. 따라서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과 중국 및 유럽 외교에 능숙한 강석주 국제부장, 대남 관계를 담당하면서 최근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김정은 친서를 직접 전달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지난 11월에 억류된 두 명의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을 공항에서 영접했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 향후 북한의 대외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할 김정은 엘리트 통치의 또 다른 핵심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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