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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도 ‘공짜 음악’ 예상 못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회의적…디지털 음악 생태계 대변화

김영대│음악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5.01.07(Wed) 10: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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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소유하는 것인가. 스티브 잡스는 그렇다고 믿었다. 그는 가입형 온라인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애플의 사업으로 끌어들이자는 주변의 충고를 무시했다. 그의 논리는 간단했다. “사람들은 음악을 갖고 싶어 한다”는 것. 스트리밍 기술을 간과했다기보다는 다운로드를 통해 물리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음악을 소비하는 행위에 공감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잡스의 사후, 애플은 그들의 패착을 가장 비즈니스적인 방식으로 시인했다. 2014년 3월 힙합 아티스트 닥터 드레의 시그니처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약 3조630억원)에 인수한 것. 인수 배경에 대한 설이 분분했지만 계열사인 비츠 뮤직, 즉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된 타깃이라는 설이 세를 얻었다.

   
애플의 전격적인 노선 변경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었다. 첫째 판도라(Pandora)와 스포티파이(Spotify)로 대표되는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급부상이다. 이 둘은 스마트폰의 생태계와 ‘공짜’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절충해 개별 곡의 주문형 다운로드가 아닌 플레이리스트(playlist)를 비롯한 일종의 라디오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2000년 초 ‘음악 게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발한 판도라는 자동 추천곡 시스템을 통해 청취자의 세부적인 취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것을 다시 추천 시스템에 적용함으로써 확실한 ‘취향의 저격’을 이뤄냈다. 록이나 힙합과 같은 1차원적인 장르 분류 대신 박자·분위기·화성 등 500여 가지 음악적 특질을 망라한 후 이를 음악에 적용했는데, 이는 후발 주자가 스트리밍 및 라디오 시스템을 재고하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2013년에 뒤늦게 출범한 애플의 아이튠즈 라디오 역시 궁극적으로는 판도라의 아류에 불과했다.

음악  저작권자는 떨떠름한 반응 

스포티파이는 냅스터, 아이튠즈 그리고 판도라의 장점만을 망라해 온라인 스트리밍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곡 사이에 나오는 광고를 통해 얻는 비용으로 레코드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합법적으로 무료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온라인 스트리밍과 p2p 기술을 접목했으며, 유료 가입자에게는 다운로드를 통한 오프라인 음악 듣기가 가능하게 하되 이를 철저히 자사의 앱 안에서만 동작하게 하는 폐쇄성은 아이튠즈와 유사하다. 냅스터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CEO를 지낸 션 파커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1000만명의 유료 회원을 포함해 무려 4000만 가입자를 보유해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로 떠올랐다. 전년 대비 14%의 매출 하락을 겪은 아이튠즈의 가장 막강한 경쟁자인 이들은 현재 전 세계 두 번째와 열 번째의 음반 시장인 일본과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그 와중에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뮤직 키(Music Key)라는 가입형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는 광고가 없는 비디오 스트리밍이 그 핵심이다. 뮤직비디오를 통한 음악 콘텐츠의 수익 창출은 입증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억 뷰가 넘는 유튜브 조회를 통한 광고 수입으로 1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략 조회 수 1000번당 최대 2달러 정도의 돈이 지불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튜브의 ‘공짜’ 음악을 통한 수익 창출은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가령 소니와 유니버설, 구글이 공동으로 설립한 VEVO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뒤 이를 유튜브의 호스팅에 제공해 광고 수입을 다시 나눠 갖고 있다. 합법적이진 않지만 일종의 자발적인 ‘해적판’ 배포를 통한 홍보 효과를 노리는 쪽도 있다. 유튜브 성장의 일등공신으로까지 평가받는 K팝의 경우 기획사들이 국제적인 홍보 효과를 노리고 불법적인 음원 확산을 고의로(?) 방치해온 것도 사실이다(K팝 관련 불법 음원 블로그가 특별한 단속 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편 ‘월간 윤종신’이라는 콘텐츠를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있는 윤종신은 색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유료 싱글 음원과는 별개로 뮤직비디오 및 음원을 유튜브에 무료로 노출시키는 방식인데 광고를 통한 음원 수익 그 자체보다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유튜브를 연결하면서 접근이 용이한 하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해, 연속성을 담보하면서 홍보 효과를 꾀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K팝 진영, 수익보단 홍보 위해 유튜브 활용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 분배 구조는 뮤지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일 것이다. 2014년 최고의 히트곡 <Happy>를 통해 퍼렐 윌리엄스가 판도라로부터 건네받은 저작권료는 고작 3000달러. 5000만 건에 육박하는 스트리밍 횟수에 비하면 빈약한 수익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스포티파이의 정책에 반발해 일찌감치 자신의 음악 전부를 철수시키기도 했다. 스트리밍업체 측의 의견은 다르다. 돈은 충분히 지불되지만 창작 주체 간의 복잡한 나눠 먹기 구조, 즉 회사와 가수, 작곡가 간의 저작권료 분배 방식이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지금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저작권료는 대부분 음반사로 향한다는 것이 그 근거다. 오히려 이런 맥락에서라면 변화된 수익 구조가 인디 뮤지션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뮤지션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직접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생태계의 트렌드 변화는 멈출 수 없는 기차와도 같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경제 월간지 포브스는 2014년,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마침내 CD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CD 판매량은 19% 감소했으며 다운로드 시장 역시 13% 줄어들었다. 놀라운 것은 이미 사멸한 것으로 보였던 바이닐(LP) 레코드 시장이 43%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뤄내며 부활에 성공했다는 사실로, 이는 음악을 향유하는 방식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대중은 CD나 하드 속의 파일이 아닌 서버 속의 ‘리스트’ 및 ‘취향’을 소유하고자 하며, 음반 수집 및 소유라는 정통적인 취미성은 아날로그 디스크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충족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음악 생산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장당 혹은 곡당 얼마라는 전통적 계산 방식에서 벗어나 편리함과 비용, 그에 못지않은 취미성을 모두 원하는 대중의 요구와 어떻게 타협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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