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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팔꿈치 치기’ 다 함께 해볼까요?

신체 중 ‘손’ 가장 불결…악수 통한 감염 위험 커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5.01.15(Thu) 19: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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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인사법이 화제다. 악수 대신 자신의 양손을 맞잡고 반갑게 흔들거나 자신의 두 손을 공손히 포개어 예를 표시하거나, 옷으로 감싼 상황에서 상대방과 팔꿈치를 부딪치는(elbow bump) 식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그의 새로운 인사법은 지난해 말 에볼라가 창궐한 아프리카를 다녀온 후 에볼라 잠복기인 21일간은 타인과 악수나 신체 접촉을 하지 말도록 한 세계보건기구 에볼라 대응 지침에 따른 것이다. 혹시나 자신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에볼라 전염을 막기 위해 스스로 내린 21일간의 격리 조치다. 에볼라 공포가 악수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반 총장의 ‘팔꿈치 치기’ 인사법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국제사회에 에볼라 감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종의 상징적 메시지 측면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과연 지구촌에서 가장 통상적인 인사법인 악수는 비위생적이고 불결한 것일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지난 12월 라이베리아 몬로비아의 에볼라 치료소에서 의료진과 악수 대신 팔꿈치를 치며 인사하고 있다. ⓒ 유엔 공보실 제공ⓒ 시사저널 임준선
반가움 표현하는 악수, 세균 감염 근원지

통계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평생 1만5000번쯤 악수를 한다. 악수에는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됐을 때나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의 표현이나, 또는 사과와 화해의 의미가 담겨 있다. 보통 악수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다. 그런데 최근 악수가 세균을 전염시키는 ‘위험한 행위’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악수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악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악수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명 중 4명이 의료 종사자들의 손을 통해 옮겨진 세균에 감염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해마다 7만5000명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사자의 손이 환자에게 잠재적으로 유해한 세균을 전파한다는 얘기다.

악수가 꺼림칙한 건 손바닥에 있는 세균 때문이다. 우리의 한 손에는 평균 수억 마리라는 어마어마한 세균이 살고 있다. 그러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 씻기를 하지 않는 사람의 손바닥에는 얼마나 많은 세균이 득실거릴까. 아마도 평균치 수억을 넘어 수십억 마리는 될 것이다. 미국 미생물학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들 가운데 4분의 1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후 손을 씻지 않고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90%가 손을 씻는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이룬다. 남성과 악수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병균 감염 전문가들은 화장실 문을 열 때 아예 종이 타월을 사용한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바닥과 손바닥을 맞대고 흔드는 악수는 세균이 옮겨지는 통로일 수밖에 없다. 또 손끼리 접촉하는 시간도 세균 전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영국 웨일스 에버리스트위스 대학의 연구진은 최근 악수와 함께 운동선수들이 잘하는 하이파이브, 주먹과 주먹을 맞부딪히는 주먹치기 등의 인사법이 어느 정도의 세균을 옮기는지 분석했다. 조사는 위생장갑을 세균이 가득한 용기에 담근 뒤 말렸다가 이 장갑을 낀 채 악수·하이파이브·주먹치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세균을 옮기는 정도는 악수→하이파이브→주먹치기 순으로 나타났다. 악수는 하이파이브보다 약 2배, 주먹치기보다 약 20배 많은 세균을 옮겼다. 악수를 할 때는 손과 손 사이의 접촉면이 넓은 반면 주먹치기는 접촉 부위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균 전염이 적다. 따라서 가장 위생적이고 청결한 인사법은 주먹치기인 셈이다. ‘주먹치기’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인사법이다. 오바마의 ‘주먹치기’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미지 메이킹 측면이 아니더라도 ‘청결’ 면에서 으뜸인 인사법이다.

하루 10번 이상 손 씻는 습관 중요

악수를 하면 손바닥의 땀구멍을 통해 나온 상대방의 체액이 넘어오기도 한다. 따라서 웬만한 악성균은 땀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온 반기문 총장이 악수를 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악수를 한다고 해서 에볼라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다른 사람의 점막이나 피부 상처가 직접 노출됐을 때만 감염되고, 에볼라는 증상이 없으면 전파력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는다.

다한증(多汗症)을 가진 사람의 경우 땀에 의한 세균 감염이 더욱 심하다. 다한증은 보통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세다. 다한증의 발병 부위 조사 결과 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손바닥 혈관이 수축해 땀이 유독 많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긴장을 하거나 당황하면 손이 젖어 시험을 볼 때 시험지가 찢어진다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 자판에 땀이 흥건하게 고일 정도다. 손의 다한증은 한국·일본 등 동양인과 유대인에게 특히 많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에는 악수 횟수만 줄여도 감기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오염된 손과 악수를 한 후 세균이 전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무의식적으로 만지게 되면서 감기나 기타 질병에 걸리게 된다는 것. 사람들은 손으로 자주 입이나 코 등 예민한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긁는다. 이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나기도 해 균이 몸 안으로 주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암살 위협에 시달렸던 북한의 김일성 주석 등 세계 여러 독재자는 악성균의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과의 악수를 극도로 자제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악수를 아예 안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자주 손을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하루 10번 이상 씻어 주는 것이 좋고, 화장실 사용 후에는 손을 비누로 씻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 손을 씻은 다음에는 반드시 말려줘야 한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거나 물체를 오래 쥐고 있는 것도 좋지 않다.

대체로 우리 국민들은 손을 잘 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에서 용변 후 손 씻는 시간은 평균 8초에 불과했고, 비누를 사용해 손을 씻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그쳤다. 그러면서도 국민 10명 중 9명은 손 씻기가 감염병(전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사실 따지고 보면 신체 가운데 손만큼 불결한 곳도 없다. 그러니 아예 건강을 생각해 악수나 하이파이브 대신 내일부터는 반기문 총장의 ‘팔꿈치 치기’나 오바마 대통령의 ‘주먹치기’로 인사를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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