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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12년 경남기업에 면죄부 줬다

자원외교 비리 관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당시 ‘범죄 혐의 없다’ 해놓고 다시 들춰

박혁진 기자 ㅣ phj@sisapress.com | 승인 2015.04.20(Mon) 1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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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시발점이었던 경남기업과 한국광물자원공사 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 지분 거래 특혜 의혹 사건은 이미 2012년 12월 검찰이 수사해 불기소 처분까지 했던 사건이다. 감사원 고발로 시작된 당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진행했다. 감사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 측이 경남기업 보유 지분을 고가에 매입해 회사에 손해가 났다며 김신종 전 사장과 정 아무개 전 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감사원 고발 내용을 바탕으로 경남기업과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회사 4곳 등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실시하며 수개월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으나 이렇다 할 혐의를 찾지 못한 채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전 정권 사정의 일환으로 자원외교 관련 수사를 시작하며, 제일 처음으로 이 사건을 다시 들췄다. 성 전 회장이 이번 수사를 정권 차원의 표적 수사라고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도 이미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던 건을 검찰이 또다시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사원 고발은 김 전 사장과 정 전 본부장 등에 대해서만 이뤄졌지만, 거래 당사자인 성 전 회장도 조사해봐야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검찰은 의혹의 또 다른 축이었던 성 전 회장을 소환하지 않았다. 이는 검찰이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수사한 결과 공사 측의 소명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입수한 당시 사건 관련 불기소 처분 통지서에는 경남기업과 관련해 제기됐던 의혹과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결론 났는지 잘 드러나 있다. 두 장짜리 ‘불기소 처분’ 통지서 1면에는 먼저 피의사실 요지가 적시되어 있다.

   
4월3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융자금 유용, 횡령, 분식회계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성완종, 정권 차원 표적 사정으로 생각

‘암바토비 사업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광 등 광업권 개발 사업(2002.4. 기준 총 투자비 636,000,000,000 US$)으로, 2006년 10월30일 캐나다 쉐릿(40%), 일본 스미모투 상사(27%), 한국 암바토비 컨소시엄(27.5%, 한국광물자원공사 21%, 경남기업 2.75%, 대우인터내셔널 2.75%, STX 1%), 캐나다 SNC 라발린(5%)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사업을 진행하였다.’

‘한국 암바토비 컨소시엄 참여사 간에 체결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합작 사업 참여를 위한 공동투자계약서’ 제25조에 따르면 투자비 납부 의무를 6개월 이상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불이행사의 투자비 기납입액 또는 불이행사의 지분 평가 가치 중 낮은 금액의 25%로 다른 참여사들이 각 지분 비율에 따라 불이행사의 지분을 취득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008년 11월 11경부터 경남기업이 자금 악화로 인해 투자비 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이로부터 6개월이 되는 2009년 5월11일경에는 한국 암바토비 컨소시엄 참여사에서 경남기업의 지분을 기투자비의 지분 평가 가치 중 낮은 금액의 25%의 가격으로 강제 지분 조정하였어야 함에도 2009년 12월 31일경까지 5회에 투자비 납부 기한을 연장해주었다.’

‘2010년 3월9일경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경남기업의 기투자금 100%인 350억9400만원에 경남기업의 지분 1.5%를 매입해주고, 이에 대하여 권리 부여에 따른 합당한 대가도 받지 않은 채 경남기업의 지분 재매입 권리까지 제공하여 한국광물자원공사에 116억2100만여 원의 손실을 입게 하였다.’

   
경남기업 본사 다시 압수수색

경남기업이 투자비를 납부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광물공사를 비롯한 다른 컨소시엄 참여 회사들이 계약서대로 지분 강제 조정을 해야 함에도 조정을 하지 않고 투자비 납부 기한을 연장해줬다는 것과 광물공사가 이후 경남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 감사원이 검찰에 고발한 요지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광물공사가 경남기업에 사실상의 특혜를 제공한 것을 밝혀내는 것이 검찰의 수사 목표였다.

이는 지난 3월1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서울 동대문동 답십리에 있는 경남기업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언론에 흘린 혐의 내용과 일치한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같은 날 아침 동아일보의 ‘검찰 경남기업 수사 착수, 자원외교 첫 타깃’이란 1면 기사가 보도된 후 이뤄졌다. 다음은 이날 동아일보 기사의 일부다.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논란과 관련해 경남기업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프로젝트 지분 투자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중략) 암바토비 니켈 광산 프로젝트는 2006년 10월 광물자원공사가 국내 기업 7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 개발 사업에 1조9000여 억원(전체 사업 지분의 27.5%)을 투자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컨소시엄 대표사인 광물자원공사는 경남기업이 자금 사정 악화로 투자비를 내지 않자 납부 의무 기간 연장, 대금 대납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결국 경남기업은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당초 계약에 따르면 지분 가치의 25%만 받고 지분을 반납해야 했지만 광물공사는 2010년 3월 경남기업 지분 가치의 100%를 지불하고 지분을 인수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일었다. 경남기업의 대주주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성완종 회장이다.”

그렇다면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어땠을까. 이는 불기소 처분 통지서 2면 ‘수사 결과’에 잘 나와 있다.

‘경남기업이 2008년 11월11일부터 2009년 4월29일까지 7회분의 투자비를 납부하지 못하여 한국 암바토비 컨소시엄의 다른 참여사들이 경남기업의 미납 투자비(18,620,250 US$)를 대납하여준 것은 맞지만, 한국 암바토비 컨소시엄 운영위원회의 의결로 경남기업에 2009년 5월11일부터 2009년 12월31일까지 위 대납금을 변제하도록 유예하여주었고, 경남기업이 위 유예 기간 동안 대납비 및 이자 금액 전체를 변제하였고, 또한 2009년 5월11일 이후에는 투자비를 미납한 사례가 전혀 없었음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경남기업의 지분 1.5%를 인수할 때는 경남기업이 투자비 납부 의무 불이행한 상황이 아니어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합작 사업 참여를 위한 공동투자계약서’ 제25조에 따른 강제 지분 조정을 할 수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 자료가 부족하다.’

‘증거 부족하여 범죄 혐의 없다.’

검찰이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암바토비 니켈 사업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경남기업 간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대우인터내셔널·STX 등이 함께 참여했고, 따라서 모든 의사 결정이 다른 업체들도 포함된 컨소시엄 운영위원회 내에서 정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신종 전 사장과 성완종 전 회장 간 특혜가 오고 갔을 만한 여지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 당시 검찰의 판단이었다. 의혹의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을 소환조사할 필요도 없이 깔끔하게 소명된 사안을 검찰이 다시 들춰보니 성 전 회장이나 경남기업 입장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검찰 측도 이런 부담 때문이었는지, 수사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이 나오면 재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불기소 처분 통지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검찰이 언론에 흘린 혐의 내용과 2012년 수사에는 별다를 것이 없었다. 자원외교 수사는 애초에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컸다는 의미다.

자원외교 관련 혐의 발견 못해

결국 검찰은 자원외교와 관련해 별다른 혐의를 발견하지 못하자 성 전 회장 개인과 경남기업 관련 비리로 방향을 틀었다. 성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 수사를 ‘별건 수사’라고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역시 “검찰이 경남기업에 대한 자원개발 비리 수사가 벽에 부닥치자 성 전 회장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두어 수사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예측했음에도 성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유는 정치적 배경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한 법조계 인사는 “자원외교 수사란 명분을 통해 여론을 등에 업고 일단 수사를 시작한 후 성 전 회장의 입을 통해 나오는 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사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2012년 12월 특수2부의 수사가 잘못됐다는 의미인데, 이럴 경우 이명박 정권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사원 고발 사건이 정치적인 판단으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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