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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습격, 55년 동안 5배 늘었다

1960년대 23일에서 2000년대 117일…올 3월 미세먼지 농도 최악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5.04.30(Thu) 19: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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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5년 동안 황사 발생일이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기상청의 1960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황사 발생 횟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서울을 기준으로 1960년대 10년 동안 황사 발생일은 총 23일이었고 1970년대도 24일로 비슷했다. 1980년대 41일, 1990년대 70일로 증가하더니 2000년대 117일을 기록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6년째가 된 현재까지 황사가 53일 발생했다.

연평균으로 따져보면 1960년대 2일 남짓하던 황사 발생 횟수가 2000년대 11일로 증가한 것이다. 연간 황사 발생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1년으로 27일이었다. 12개월 중 한 달 정도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었던 셈이다. 1960년대에는 황사가 가장 많이 발생해봤자 1년에 4일이 고작이었다.

올해 황사 발생 일수도 심상치 않다. 1월부터 3월까지 황사가 생긴 일수는 13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일)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역대 농도가 심한 날을 순위로 매겨봐도 상위 15위까지 전부 200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 해가 갈수록 황사 농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올 3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당 71㎍(마이크로그램, 1㎍은 1000분의 1mg)이었다. 노약자가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나쁨’ 수준이 80㎍/㎥인데, 한 달 내내 이런 수준이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보다 11㎍/㎥ 늘어났고,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짙은 농도로 기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연구사들이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세기 동안 황사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기간은 9년 정도에 불과했다. 하루도 황사가 발생하지 않은 해는 1960년대 3년이었고, 1970년대 3년, 1980년대 2년, 1990년대 1년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매년 황사가 찾아왔다.

황사-사막화 악순환 구조에 빠지다

황사는 주로 봄철인 3~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는 황사 발생지인 중국과 몽골의 사막·황토 지역의 기후와 관련이 있다. 겨우내 얼었던 건조한 땅이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 작은 모래먼지가 생긴다. 과거에는 겨울철이 춥고 눈도 많이 와서 황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겨울철 황사는 1961년에 처음 관측된 이래 잠잠하다가 2001년에 다시 관측됐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서는 겨울철 황사가 유난히 잦았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1월이나 12월에 황사가 발생한 해는 6년이나 됐다.

여름과 가을에는 사막에도 비가 내리고 식물이 자라면서 뿌리가 모래를 움켜쥐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래먼지 발생이 적다. 건축공사 현장에서 쌓아둔 모래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물을 뿌리거나 그물망으로 덮어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중국이나 몽골의 황사 발원지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고 눈이 덜 덮여 있는 등의 자연현상 때문에 이듬해 봄철에 모래바람이 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여름과 가을에 황사가 없는 이유는 발원지에 풀이 덮이면서 모래먼지의 비상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이 따뜻해지는 것은 중국과 몽골에 있는 황사 발원지를 넓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매년 여의도 면적의 240배 정도인 2000㎢의 땅이 사막으로 변한다. 모래 폭풍이나 강한 바람이 불면서 황사 발생지의 사막화가 이뤄지고, 사막 때문에 황사가 더 자주, 많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토양이 바람에 쓸려가면서 표면 토양이 유실되고, 비옥한 토양은 메말라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황폐한 땅이 되는 것이다. 황허 중류에서만 매년 20억톤에 달하는 토양이 휩쓸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 걸쳐 산림 감소, 겉흙의 유실, 모래 이동 등으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중국 총면적의 15.9%가 사막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의 4분의 1 이상이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황사 발원지의 또 다른 문제는 가축 방목이다. 덤불이나 작은 풀이 듬성듬성 있는 목초 지대에서 염소·양 같은 가축을 기른다. 가축이 그나마 얼마 없는 풀을 뿌리째 먹어치우는 바람에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가 가속되고 있다. 몽골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국토의 90%가 사막화 위기에 처해 있으며, 1970년대 이후 약 7만㎢의 목초지가 줄어들었고, 식물의 종(種) 수도 4분의 1로 감소했다.

가축이 풀 뿌리째 먹어치워 사막화 가속

더 심각한 문제는 황사에 섞인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경제가 급성장세를 탔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면서 수많은 공장에서 공산품을 만들어낸다. 이때 발생하는 중금속과 대기 오염물질이 황사에 포함된 채 한반도로 넘어온다. 황사가 통과하는 중국 동부 대도시들은 2000년대 이후 연중 대기오염에 시달릴 정도로 공기의 질이 최악이다. 한반도의 대기 질도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권호장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00년대 이후 황사가 심해진 것은 기온이 올라가고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가 가속됐기 때문”이라며 “이런 자연현상보다 소·양 같은 가축의 과다한 방목이 사막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황사가 발생하려면 크게 3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사막이나 황토 지대여서 흙먼지가 많아야 하고, 연 강수량이 적어 건조한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건조한 먼지가 만들어진 후에는 강한 상승 바람이 발생해 모래먼지를 하늘로 불어 올려야 한다.

이와 같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중국·몽골의 고비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커얼친 사막, 황토고원 등지다. 이들 지역은 퇴적된 모래와 진흙이 섞인 황토 지대인데, 연 강수량이 30~400mm 이하(한국 연 강수량 1100~1700mm)로 1년 내내 메마른 상태여서 공중으로 떠오르기 좋은 지름 20μm 이하 모래먼지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 기상학적으로 한랭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 발생하면 강한 상승 공기가 만들어진다. 이 바람에 의해 작은 모래먼지가 3000m 높이의 공중으로 떠오른다. 강한 햇볕까지 쬐면 지열로 인한 대류 현상으로 부력까지 생긴다.

지름이 20μm보다 크고 무거운 입자는 바람에 구르거나 조금 상승하다가 부근에 떨어진다. 그보다 작고 가벼운 입자는 대기 상층까지 올라가 떠다니다가 상층 기류를 타고 멀리 이동한다. 한반도와 일본에서 관찰되는 황사의 크기는 1~10μm 정도다. 1μm 입자는 수년 동안, 10μm 입자는 수 시간에서 수일 정도 공중에 부유할 수 있다.

   
황사 발생의 3박자 ‘흙먼지-건조-바람’

봄철에는 편서풍이 분다. 유해물질을 머금은 작은 먼지가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과 제트기류를 타고 한반도와 일본 쪽으로 이동한다. 공중에 떠오른 황사 가운데 50% 정도가 수천 km까지 날아간다. 특히 해발 1km의 고원 지대에서 발생한 황사는 고도가 낮은 중국을 거침없이 통과한다. 서해를 넘은 황사는 바람의 속도가 느려지고 산지에 막히는 한반도와 일본에서 점차 가라앉는다. 중국과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국에 도달하기까지 2~3일 정도 걸린다.

희뿌옇거나 누런 먼지가 공중을 가득 메워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진다. 심한 경우 자동차나 건물에 먼지가 쌓이고, 이때 비나 눈이 내리면 흙비나 누런 눈이 내리기도 한다. 한반도에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황사 농도가 짙고 발생 일수도 오래 지속된다. 올해가 그랬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중국 황사 발원지의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이하였다. 또 한반도로 황사를 실어나르는 기류가 예년보다 발달했다. 게다가 한반도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대기가 안정됐고, 강수량이 적어서 황사가 오래 이어졌다. 서울 지역의 3월 강수량은 9.6mm로 평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기상청 대변인실은 “올해 4월과 5월에는 기류가 바뀌고 강수량도 평년 수준을 회복해 황사가 예년보다 덜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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