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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충치 예방 일관된 결과 없다

건강기능식품 개념과 기능성 등급 기준·내용 엉터리

명승권│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ㅣ 승인 2015.05.21(Thu) 15: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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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의약품과 같이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 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 예방과 치료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한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왜냐하면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은 질병의 발생을 막는 예방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으며, 건강을 개선한다는 것은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봤을 때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을 담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식약처 건강기능식품기준과에서 발간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나와 있는 기능성 내용 인정 범위를 보면 어떤 의도로 이런 정의를 내렸는지 알 수 있다. 식약처가 정한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내용은 질병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 정상 혹은 경계역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질병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수치의 개선을 의미한다고 돼 있다. 즉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약품보다는 효능(기능성이라고 부르고 있음)이 떨어지지만 여러 가지 질병 상태를 반영하는 바이오마커 수치의 개선 효과가 있는 물질들을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함으로써 건강기능식품 산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홈페이지에서 성분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백수오의 생리 활성 기능 2등급 기준도 허술

물론 식약처가 정의한 대로 바이오마커 수치의 개선이 일관되게 관찰되고 그 효능이 입증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제 이렇게 정의되고 시판되는 현재의 건강기능식품들은 대부분 그 효능이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기능성 등급의 기준과 내용도 엉터리라는 점이다. 식약처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능성 근거자료의 정도에 따라 질병 발생 위험 감소 기능, 생리 활성 기능 1등급·2등급·3등급 등 총 4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기능성 등급이 가장 높은 질병 발생 위험 감소 기능은 질병 예방을 의미하므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으로 분류돼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등급으로 분류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칼슘 보충제, 비타민D 보충제, 자일리톨 등 3종의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서 정의하고 있는 대로 과학적 근거 자료의 수준이 과학적 합의에 이를 정도로 높을까. 그렇지 않다.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하면 칼슘 보충제는 골밀도가 하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거나 골다공증으로 인한 합병증인 골절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아직까지 불충분하다. 오히려 최근에는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성이 크다는 임상시험과 역학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비타민D 보충제 역시 여러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단독으로 사용 시 ‘골밀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자일리톨 역시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어 일관된 결과가 없다.

   
“건강기능식품 원료 의약품으로 분류해야”

기능성 등급 4등급 중 2등급에 해당하는 생리 활성 기능 1등급은 ‘OO에 도움을 줌’으로 돼 있는데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일관된 개선 효과가 관찰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현재 생리 활성 기능 1등급으로 분류된 7종 대부분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개선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글루코사민의 경우 생리 활성 기능 1등급으로 분류돼 있지만 2009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 결과, 글루코사민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임상시험이나 연구의 질적 수준이 낮은 연구들을 종합한 경우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의 경우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이 있다 하더라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들을 고려해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생리 활성 2등급과 3등급이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생리 활성 기능 2등급은 ‘OO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규정돼 있는데 ‘일관성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선 효과가 나타난 최소 1건 이상의 임상시험’이 있다면 생리 활성 기능 2등급을 받을 수 있다. 몇 십 명을 대상으로 우연히 효과가 관찰되더라도 생리 활성 기능 2등급으로 인정받아 그 기능성이나 효능이 입증된 것처럼 팔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대다수의 건강기능식품이 이 등급에 해당되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백수오 역시 임상시험 1~2편을 근거로 생리 활성 2등급을 받았는데 이 기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생리 활성 기능 3등급은 더욱 황당하다. 일부 실험실 연구나 동물실험에서 기능성이 추정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미흡한 경우 생리 활성 기능 3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생리 활성 2등급과 3등급은 내용적으로 보았을 때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류할 필요도 없으며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를 내줄 이유가 없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제도는 건강기능식품의 개념부터 기능성 내용과 등급까지 비과학적이며,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했을 때 어떤 건강기능식품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건강을 해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폐지도 고려해야 하며, 원료는 의약품으로 분류해 엄격히 관리해야 국민이 근거 없는 건강기능식품에 돈을 낭비하지 않고 올바른 생활습관 개선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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