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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승민·나경원·박영선 꿈꾼다

내년 4월 총선 지역구 향해 뛰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도전

김현│뉴스1 정치부 기자 김태은│머니투데이 정치부 ㅣ 승인 2015.07.07(Tue) 19: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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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권의 최대 뉴스메이커는 단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여당 원내대표가 집권 3년 차인 현직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는 초유의 사태를 연출하고 있다. 그런 유 원내대표도 첫 국회 입성은 비례대표에서 시작했다. 그는 17대 총선(2004년)에서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했고, 의원 임기 도중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대구 동구 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하는 이례적인 길을 밟았다. 유 원내대표는 비례대표 출신 3선 의원이다.

비례대표 출신으로 지역구에 뛰어들어 재선을 넘어 3선 고지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다. 실제 역대 총선 최다인 56명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배출한 17대 총선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18대에 이어 현 19대까지 여의도에 머무르고 있는 의원은 유 원내대표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군현 사무총장, 황진하 국방위원장, 서상기 전 정보위원장 등이다.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은 17~18대 재선에 이어 당초 19대 총선에는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지난해 재보선을 통해 3선 고지를 밟았다. 여당의 여성 비례대표 스타로 나경원 위원장이 있다면 야당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있다. 그는 야당으로는 유일하게 17대 비례대표에 이어 18대와 19대 때 지역구(서울 구로 을)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제2의 유승민’ ‘제2의 나경원’ ‘제2의 박영선’을 꿈꾸며 여야의 19대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이 20대 총선 지역구에 도전하고 있다.

   
박영선 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새누리당의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비례대표 출신으로 지역구에 도전해 3선 의원이 됐다. 왼쪽 사진은 박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강원도지사 선거 지원유세를 하는 모습. 오른쪽은 나경원 위원장이 지난해 서울 동작 을 7·30 재보선에서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 갑 출마를 선언하자 이 지역에 일찌감치 공을 들여오던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이 발끈하며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당장 이 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모집에 응모해 김 전 지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당협위원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최종 국회의원 후보 공천까지 도전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강 의원은 이 지역 토박이면서 IT기업을 운영해 IT벤처 분야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당선된 여야 의원 중 19대 지역구에서 살아남은 이는 나성린·김을동·노철래·이정현(이상 새누리당), 안규백·김상희(이상 새정치연합) 의원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비례대표 의원에게 지역구 도전은 힘든 여정이다.

■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도전

김경란 전 KBS 아나운서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청년층 몫의 비례대표 김상민 의원은 지난 1월 치러진 수원 장안 지역 당협위원장 경선에서 박종희 전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여전히 이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20대 총선 출마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 가보겠다는 뜻이다. 신혼집도 이 지역에 마련했다. 그는 “올여름에는 휴가도 반납하고 당분간 지역구 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27명 중 내년 총선에서 뛸 전장을 확보한 이는 30% 정도인 7명이다. 이들은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를 확보해 20대 총선 지역구 선거에 나설 후보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나머지 비례대표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약 9개월 남겨놓은 이 시점에도 출마 지역구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당협위원장 경선에 나섰다가 벽에 부닥치기도 하고 일부는 총선 출마 뜻을 아예 접기도 했다. 거물급 정치인이 속속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비례대표들도 현역 국회의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선’이 될 길을 모색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 △서울 도봉 갑 △서울 영등포 을 △부산 사하 을 △대구 수성 갑 △대전 중구 △경기 광명 을 △경기 파주 갑 △충남 천안 갑 △충남 공주 △전북 익산 을 등에서 당협위원장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비례대표 중에서는 부산 사하 을에 최봉홍 의원이, 대구 수성 갑에 강은희 의원이, 대전 중구에 이에리사 의원이 신청했다. 대구 수성 갑은 당선이 거의 보장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당내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지역이다. 김문수 전 지사 외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강 의원으로선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뚫는 게 급선무다.

아직 본격적으로 지역구 경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20대 총선 준비를 본격화한 비례대표 의원 소식도 속속 들리고 있다. 이운룡 의원은 경기 고양 일산동구에서, 윤명희 의원은 경기 이천에서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고, 소아정신과 의사 출신인 신의진 의원은 같은 당 길정우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양천 갑 출마를 조심스럽게 타진 중이다. 김장실 의원은 부산 사하 갑에 도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미 물밑에서 지역구 다지기에 나섰다. 이 지역구에는 현기환 전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인 문대성 의원과의 3자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만우 의원의 갈지자 행보는 정치권에서도 화제다. 지난해 부산 중·동구 출마를 선언했다가 서울 성북 갑 당협위원장 경선에 출마하며 지역구 전환을 검토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시 분구 가능성이 있는 부산 해운대구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근 의원은 분구가 점쳐지는 경기 용인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경선에 나섰던 민현주·문정림 의원, 서울 마포 갑 당협위원장에 도전했던 황인자 의원 등도 경기도 남양주와 용인 등 분구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의원은 강남 분구 지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내 정책통 비례대표인 김현숙 의원은 충북 지역 출마가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충북 지역 현안 간담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새정치연합 비례대표 의원들의 도전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원들도 ‘재선’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미 자신이 점찍은 지역에서 바닥 민심 잡기에 돌입한 상태고, 아직 출마 지역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은 정국 상황과 당내 기류를 살피며 출마 지역 선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는 있지만 대체로 인지도나 조직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아 당내 공천 경쟁을 통과하는 것은 물론 본선에서 승리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김현 의원은 경기 안산 단원 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일부 세월호 유가족들의 불미스러운 폭행 사건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지만, 자신의 진정성을 안산 유권자들에게 평가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 있던 집도 최근 이 지역으로 옮겼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도 엄마를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 언론들의 집중적인 공세는 물론 당내 경쟁을 뚫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21명 중 김기준(서울 양천 갑)·백군기(경기 용인 갑)·진성준(서울 강서 을)·홍의락(대구 북 을) 의원 등 4명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지역구 텃밭을 일구며 20대 총선을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구 사무실을 꾸려 지역 유권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가 하면, 지역 행사에 빠짐없이 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 의원 측 보좌진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업무가 4배는 많아진 것 같다”며 “지역 조직 등을 다지는 일부터 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리려고 하니 눈코 뜰 새가 없다”고 말했다. 

지역위원장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출마 도전 지역을 내정한 비례의원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진선미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이부영 전 의원으로부터 서울 강동 갑 지역위원장 후임자로 사실상 낙점을 받고 이 지역 바닥 민심을 훑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됐던 지역위원장 선정 때 고배를 마셨던 비례대표 의원들도 절치부심하며 총선을 앞두고 전개될 당내 경선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 중원 지역위원장 경선과 올해 4·29 재보선 공천 등에서 연거푸 밀렸던 은수미 의원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재도전 행보에 나서고 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했던 한정애 의원은 지난 경선 당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공천 경쟁에서 또 한 번의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 지역은 선거구가 분구될 가능성이 있어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두 사람 간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청년비례 출신인 김광진 의원은 ‘오직 순천’을 기치로 지난해부터 자신의 고향인 전남 순천·곡성 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보폭을 늘려가고 있다. 호남 지역인 만큼 워낙 당내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지역위원장 선정 당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선정을 보류한 바 있다. 김 의원이 공천 경쟁을 뚫게 되면 현역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승부를 벌여야 한다. 서울 동작 을과 송파 병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각각 쓴잔을 들었던 최동익·남인순 의원도 재차 공천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부산 출신인 배재정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 ‘텃밭 갈기’에 여념이 없다. 배 의원은 문 대표와 지역구 출마에 대한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청년비례 출신인 장하나 의원은 최근 서울 노원 갑에 도전장을 내밀고 고영진 현 지역위원장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 남양주의 최민희 의원과 경기 용인의 임수경 의원은 각각 분구 가능성을 살피면서 총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김기식 의원도 경기 용인이나 고양 덕양 지역을 염두에 두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 모두 지역구 도전 

제3당인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재선’ 도전에 힘을 쏟고 있다. 정의당의 19대 비례대표 의원들은 모두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제남 의원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은평 을에, 서기호 의원은 박지원 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터를 잡고 있는 전남 목포에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경기 안양 동안 을에서 승부를 걸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원석 의원은 경기 수원 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천호선 대표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노회찬 전 의원 등 당내 ‘스타급 정치인’들은 따로 지역구를 정하지 않은 채 당분간은 시간을 두고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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