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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한국의 가벌] #34. 이해욱 대림 부회장은 구본무 LG 회장 조카사위

이재준의 동생과 구인회의 딸도 혼인…양가 2대에 걸쳐 사돈 인연

소종섭│편집위원 ㅣ | 승인 2015.07.07(Tue) 19: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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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 창업주인 수암(修巖) 이재준은 1917년 7월27일 경기도 시흥군 남면 산본리 343번지에서 태어났다. 전주 이씨 이규응과 모친 남원 양씨 양남옥의 5남 4녀 중 넷째였다. 이규응은 한 해 벼 500여 섬을 수확하는 자작농 겸 지주였다. 서당에서 한문을 배우며 유복한 가정의 형제들 사이에서 자란 이재준은 8세 때 군포공립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약속 시간 5분 늦은 사돈도 안 기다려”

당시 군포공립보통학교 학생 중에는 20세가 넘어 장가를 든 학생도 있었다. 이재준이 제일 나이가 어렸다. 보통학교를 졸업한 이재준은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던 중 온몸에 옻이 올라 시기를 놓쳤다. 서울로 올라와 재수를 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학업을 중단하고 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때마침 고향에서 농사일을 하던 부친이 서울로 올라와 서대문에서 한일정미소를 경영하게 됐다. 이재준은 부친 곁에서 일을 거들며 경영을 배웠다. 수금을 잘하려면 새벽같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면서, 또 부친이 주는 월급을 모아 돈을 불리는 재미를 알면서 이재준은 근면검약을 평생의 생활철학으로 삼게 됐다.

   
2012년 12월26일 전경련 회관에서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왼쪽)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대기업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명예회장과 구 회장은 사돈지간이다. ⓒ 뉴시스

이재준에게 부친 이규응은 정신적 스승이었다. 이규응은 늘 이재준에게 “사람은 널리 사귀되 쉽게 버려서는 안 된다.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멀리 내다보고 일을 도모하라. 순리를 저버리지 말라. 정직하고 솔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곤 했다. 특히 사람 됨됨이를 보는 안목이야말로 기업 성패의 관건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가르쳤다.

이런 부친의 가르침 때문인지 이재준은 검약한 생활과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시했다. 양말도 기워 신었고, 20년간 누런 잠바 하나로 골프와 등산을 했으며, 화장실 변기 물통에는 벽돌을 넣어 사용했다. 일생 동안 아침 식사는 아침 6시 정각에 했다. 만약 식사 준비가 늦어지면 아내에게 벼락을 내렸다.

대림아이앤에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대림대학교 총장을 지낸 제갈정웅은 <덕(德)이 있는 부(富)가 청부(淸富)다>라는 책에서 이재준과 관련해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한번은 지인들과 산행에 나서기로 하고 평소처럼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 시간에서 5분이 경과하자 이재준은 더 기다리지 않고 먼저 출발했다. 오기로 했던 사돈이 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재준은 누구든 상관없이 약속 시간 15분 전까지 약속 장소에 나가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한결같았다. 본인 스스로가 약속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당당하게 요구했다.”

   
 

이재준-이준용-이해욱 3세 경영 체제

이재준은 평소 “자기 일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일처리도 정확할 뿐 아니라 큰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준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외출하고 오신 아버님께서 창고고 뭐고 죽 다니시면서 꾸지람을 하시지 뭡니까? 아니! 너는 집에 있으면서 창고에 비가 새는 것도 모르고 뭐 하느냐고요. 그 후로 비가 오는 날이면 영락없이 집 안 곳곳을 둘러보았지요. 혹시 비가 새는 곳은 없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비 오는 날 외출을 다녀오신 아버님께서 또 꾸중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돌아봤습니다’ 했더니, ‘돌아본 게 뭐야. 어디 어디 가봐’ 하며 역정을 내시는 것이에요. 말씀하신 곳에 가보니 진짜 비가 새고 있었어요. 그 후 곰곰이 생각한 끝에 무슨 일이든 자기 책임인가 아닌가 하는 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돌아봐도 건성건성인 것이지요.”

1939년 인천 부평역 앞에서 부림상회라는 작은 목재소로 시작한 대림그룹은 오늘날 건설 전문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 외에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하고 대림자동차공업과 대림아이앤에스 등도 설립했으나 빚을 얻지는 않았다. 이재준은 부림상회 시절부터 인부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기업을 일궜다. 초창기 때는 꼭두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직접 무거운 짐을 나르는 중노동을 했다. 초기에 부림상회는 창업주 이재준과 그의 고종 사촌형인 이석구 전 대림산업 사장, 이석구의 매제인 원장희 등 3인이 이끌었다. 이재준과 이석구는 1만5000원씩, 원장희는 1만원을 각각 출자했다.

이재준은 1947년 건설업에 진출하면서 회사 이름을 대림산업주식회사로 바꾼 후 부평경찰서 신축 공사를 맡은 것을 계기로 기반을 다졌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인천지점에 보관 중이던 미송이 손실되는 등 손해를 입기도 했으나, 피란민 수용소를 짓는 등 군 시설 공사를 맡았다. 1958년부터 시작된 청계천 복구 공사, 소양강댐 건설 등도 대림의 작품이다. 서울증권 설립(1954년), 풍림산업 인수(1960년), 베트남 진출(1966년) 등으로 대림산업은 도급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림은 베트남에 진출한 1호 건설업체로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해외에 나갔다. 대림통상(1970년)·대림엔지니어링(1975년)을 잇달아 설립해 대기업의 면모를 갖추며 급성장했다.

   
대림그룹은 이재준 창업주와 이준용 명예회장에 이어 이해욱 부회장(오른쪽 사진)이 3대째 경영을 승계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대림산업 본사 건물 ⓒ 시사저널 포토

7선 국회의장 출신 이재형이 이재준의 형

이재준의 아들인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아버지와 달리 교육을 많이 받았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덴버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이준용은 1966년 대림산업에 계장으로 입사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글로벌 감각과 국제 업무에 밝은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입사 13년 만인 1979년 대림산업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이준용은 시련도 겪었다. 1986년 개관 11일을 앞두고 공사를 맡았던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1988년에는 이라크의 무차별 공습으로 인해 이란 현지 캉간 가스 정제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13명이 죽고, 19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아버지 이재준이 목재상을 건설업으로 키웠다면, 아들 이준용은 여기에 유화 부문을 더해 대림그룹의 업종을 건설과 석유화학 양대 축으로 확장했다.

숱한 난관을 뚫고 재계 순위 13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대림그룹은 이재준-이준용-이해욱으로 이어진 3세 경영 체제를 갖췄다. 지난 4월 대림그룹의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아이앤에스를 흡수 합병했다. 이준용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대림산업은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기준으로 2014년 매출 9조2961억원, 영업손실 2703억원, 당기순손실 4410억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7년 만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발 빠르게 후계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림그룹 창업자 이재준은 조선 14대 임금 선조의 일곱 번째 왕자인 인성군의 9대손이다. 부친 이규응과 모친 양남옥의 5남 4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9세에 경기 수원 지역 대지주의 딸인 이경숙과 결혼했으나 맏아들 이준용이 네 살 때 이경숙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재혼한 박영복과의 사이에 차남인 이부용(전 대림산업 부회장)을 뒀다.

이재준의 형은 이재형 전 국회의장이다. 7선 의원을 거치고 민주정의당 대표까지 지낸 이재형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류갑경과 결혼해 4남 4녀를 뒀다. 장녀 이봉희는 원용덕 전 헌병사령관의 아들인 원창희 전 육군 소장과 혼인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조성봉 숭실대 교수가 이봉희-원창희 부부의 사위다. 이재형의 차녀 이신자는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김종식 민자당 의원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이재형과 이재준은 형과 동생이라는 혈연 외에는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등의 특별한 관계를 맺지 않았다.

이재준 창업주의 둘째 동생인 이재우는 대림자동차 사장을 지냈고 현재 대림통상 회장이다. 이재우의 부인 고은희는 대림통상 계열사인 리빙스타의 감사를 맡고 있다. 대림통상은 이재우가 1970년 설립한 업체로 1989년 대림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수도꼭지, 비데, 감지기, 샤워 부스 등 종합 건자재 사업이 주력이다. 건자재 수출입업체 디앤디파트너스, 주방용품 및 생활용품 도소매업체 리빙스타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대림통상과 업종이 겹치는 대림바스는 이재준의 손자인 이해영이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욕실용품 전문 기업 두 곳을 대림가가 차지한 채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준의 막내 동생인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차녀인 구자혜와 결혼했다. 이런 인연으로 이재연은 LG카드 부회장과 LG그룹 고문을 지냈다. 그는 국내에 패밀리레스토랑 ‘TGIF’를 처음 들여온 주인공이다. 이재연의 장남 이선용은 오세중 세방그룹 회장의 딸인 오은주와, 차남인 이지용은 추경석 전 국세청장의 딸 추재연과 결혼했다.

이해욱, 이재용·정용진과 경복고 동창 ‘절친’

이규응의 장녀는 이인출이다. 그는 이창복과 혼인했다. 이인출-이창복 부부의 장남 이준원은 한때 대림산업 계열사였다가 분리한 풍림산업 회장을 지냈다. 이규응의 차녀 이임출은 임의순과 결혼했는데 이임출-임의순의 장녀 임시자는 경기도지사와 농림부장관을 지낸 이해익의 며느리다. 이임출-임의순의 차녀 임경자는 윤용구 일동제약 창업주의 차남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결혼했다.

이재준의 장남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1965년 이화여대를 나온 천안의 사업가 한순성의 딸 한경진과 연애결혼해 3남 2녀를 뒀다. 두 사람은 양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 화목한 가정을 일구었다. 한경진은 대림미술관 이사장을 지냈다. 이준용의 동생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은 경희대 출신 이선희와 결혼했는데 서울주철 회장을 지낸 이종수가 이선희의 부친이다.

이준용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도 LG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와 연애결혼한 것이다. 김선혜의 모친은 구자경 회장의 큰딸 구훤미이고 부친은 희성금속 회장을 지낸 김화중이다. 이해욱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조카사위인 셈이다. 이해욱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경복고 동창으로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해욱은 경복초·중앙중·경복고를 나와 아버지가 나온 미국 덴버 대학 경영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 응용통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림그룹에 입사해 2011년부터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준용의 차남 이해승은 현재 미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 미주리 대학 물리학과 교수인 김현영 박사의 딸 김경애와 혼인했다. 이씨 가족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이준용의 3남 이해창 대림산업 부사장은 삼환기업 최용권 회장의 장녀 최영윤과 연애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막내딸 이윤영의 남편 김동일은 외국계 금융사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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