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평가 버블’. 왜?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08.04 17:25
  • 호수 9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은폐 파장
출처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은폐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부실한 재무지표들을 근거로 기업평가 회사들이 잇따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손실은 3조318억원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기 대비 70배 가량 불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적자로 돌아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과정에서 2011년 플랜트 수주 당시부터 손실을 의도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장 신뢰를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갑자기 돌변한 기업 평가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졌다.

최근 증권사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 중 매도 의견은 21.74%다. 지난달 대비 매도 의견 비중이 4.35%포인트(P)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낮추기에 들어갔다. 한국기업평가는 투자적격 마지노선 수준인 BBB+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BBB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는 대규모 미청구공사와 순차입금(총 차입금 -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마이너스 영업현금흐름, 누적 당기순이익, 부채비율 등을 재평가 근거로 삼았다.

미청구공사는 수주사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건설업, 조선업 등은 공정율에 따라 수익을 인식한다. 수주사와 발주사 간 공정율에 이견이 생기면 수주사가 공사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다.

미청구공사 금액을 조정해 손익을 조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공정율을 자의적으로 끌어올려 미수채권 금액을 부풀리면 받지 못한 금액도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 항목은 이전에도 좋지 않았다. 미청구공사는 2012년 3조4000여억원에서 지난해 6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순차입금은 7조5000여억원이다.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총부채는 자본 규모의 4배 수준이다. 영업현금흐름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마이너스다.

이번 부실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도를 높이 평가했다.

6월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증권사 매도 의견은 없었다. 신용평가사 역시 원리금 상환 능력을 높게 보는 A등급을 매겼다.

◇ 우울한 조선업..다른 기업은 괜찮나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과 함께 일명 '조선 빅3'로 불리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실적이 부진하다.

삼성중공업 2분기 영업손실은 1조5481억원이다.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현대중공업 2분기 영업손실은 1710억원이다.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은 줄었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재무 지표로 지목한 항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지난해 5조5000여억원이다. 지난 2012년 4조원 대에서 증가 추세다. 부채비율은 200%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575여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지난해 7조1540여억원이다. 2012년 약 5조원에서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은 250% 정도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5000여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올 1분기와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에 대한 증권사 매도 리포트는 없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증권사 리포트 중 매도 의견 비중은 16.67%다.  또 신용평가사들은 두 회사에 대해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