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빚 경영 심각...대출금 비중 90%까지 치솟아
  • 류혜진 기자 (ryoo@sisabiz.com)
  • 승인 2015.08.12 10:44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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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책 잔액 395조원 이상 6.9% 상승
금융위기 이후 증권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뉴스1

국내 기업이 빚 잔치를 벌이고 있다. 대출이 늘고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 빚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이 아울러 커지고 있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빚 경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예금취급기관 대출이 크게 늘었다. 대출금 비중(총 자금조달액 중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90%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직후(2009년)엔 23.6%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직접금융 시장에서도 주식 발행보다 회사채 발행을 선호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63조5000억원이 발행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본은 2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9%나 감소했다. 2007년 17조3000억원이던 주식시장 증자규모는 매년 5조원을 밑돌고 있다.

자본조달은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으로 나뉜다. 간접금융은 예금취급기관을 통해 자금을 중개받는 경로다. 직접금융은 회사가 회사채로 직접 빚을 내는 경우와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끌어오는 경우가 있다.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간접금융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대출금 비중은 2009년 23.6%, 2011년 50% 2014년 87.5%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직접금융 중에선 회사채 발행이 늘었다. 6월말 회사채 잔액은 395조535억원이다. 전년동기보다 6.9%나 늘었다.

간접금융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이 부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규모는 2007년 1조2000억원에서 2011년 1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또 자기자본 조달은 직접금융의 5%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은 은행권 대출도 크게 늘리고 있다. 금융 당국이 기술 대출 정책을 펴면서 중소기업 대출액이 상반기 31조원 증가했다. 7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43조를 넘어섰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중소기업은 자기자본 조달 자체가 어렵다고 칠 수 있다. 반면 준재벌이나 재벌의 경우 의도적으로 빚 경영을 벌이는게 게 문제다”면서 “금리 인상 같은 외부 충격이 오면 은행은 부실 대출에 쩔쩔맨다. 빚 경영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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