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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 거듭… 희대 사기극으로 끝나나

세 모자 성폭행 사건, “피해자” 주장한 어머니 자작극으로 마무리될 듯

정락인│객원기자 ㅣ . | 승인 2015.08.12(Wed) 19:22:53 | 9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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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경찰 수사 등을 통해 두 아들의 어머니인 이 아무개씨(44)의 사기극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이씨는 시아버지와 남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로 비치며 동정 여론을 받아왔다. 이씨의 주장을 믿고 그를 옹호했던 네티즌들은 ‘희대의 사기극에 속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씨가 두 아들과 함께 경기도 지역 한 교회 목사인 시아버지와 남편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29일이었다. 이씨는 시아버지와 남편 등 가족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혼음, 성매매 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폭로전에 나선 것은 올해 6월20일부터다. 그는 네이트판(포털 사이트 네이트에서 운영하는 비실명 게시판)에 실명으로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다. 이씨의 10대 두 아들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제발 우리들의 말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언론에서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사진은 2014년 10월29일 세 모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방영한 SBS의 7월25일 방송 화면. ⓒ SBS 방송 화면 캡쳐

남편 아닌 아내가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충격은 컸다. 이씨는 사건이 공론화되지 않자 막강한 부와 힘을 가진 시아버지와 남편에 의한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이 작용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그 근거로 두 아들까지 내세웠다. 미성년자인 아이들까지 엄마의 말이 사실이라는 주장을 펴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약자인 이씨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다음 아고라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냈고, 포털 사이트에 카페(‘상처 많지만 아름다운 여자’)까지 개설하면서 조직적인 대응을 했다. 국내 언론이 보도 통제를 당한다고 생각하고 해외 언론에까지 알렸다. 그리고 이씨 모자를 변호할 변호사 선임을 위한 모금 활동도 벌였다.

경찰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씨 모자의 주장은 경찰 수사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허구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씨는 남편 허 아무개 목사가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자신과 두 아들을 사실상 감금·폭행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허 목사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이런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또 남편이 막대한 재력과 공무원 등을 통해 경찰 수사와 성매매 단속을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편 허 목사는 이씨의 말과는 달리 피자 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윤락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는 이씨의 주장과는 사정이 사뭇 달랐던 것이다.

세 모자 사건에서 충격적인 것은 마약과 최음제를 먹인 상태에서 성관계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이었다. 경찰이 이씨 모자의 체내에 마약 성분이 있는지를 검사했지만 수면제나 마약 등의 성분이 나오지 않았으며, 남편 허 목사가 성폭행했다는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이씨 모자의 고소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 박미혜 팀장(경감)은 “고소인으로부터 신고를 접수받고, 고소인들의 진술을 뒷받침해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아버지 허 목사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고소인들을 성폭행한 것을 촬영한 동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 목사 집에서는 이씨의 가족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촬영한 동영상만 확인되는 등 아버지가 두 아들과 이씨를 성폭행했다는 진술을 입증할 만한 증거 자료가 없었던 것이다. 이씨는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사람들을 무더기로 고소했는데, 지금까지 고소한 사람만 시댁·친정 식구, 지인 등 30여 명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허 목사 등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결과는 진실 반응으로 나왔다. 이씨가 인터넷 등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자 남편 허 목사 등은 이씨를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기지방경찰청은 남편 허 목사가 아닌 이씨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씨가 두 아들에게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성범죄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허위로 진술하게 하는 등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학대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아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혐의다. 경찰은 또 법원으로부터 이씨가 아이들이 입원한 정신병원 100m 이내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다. 이씨의 두 아들은 현재 경기도 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새롭게 제기된 의혹도 있다. 이씨의 뒤에는 무속인 김 아무개씨(56·여)가 있는데, 지금까지 이씨 모자의 폭로가 김씨의 조종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씨가 사건 가해자로 지목해 고소한 30여 명 역시 무속인 김씨와 금전적인 문제로 다툼이 있던 사람들로 알려졌다. 심지어 김씨가 이씨를 조종해 남편 허 목사의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허 목사에 따르면, 아내 이씨와 아이들은 김씨를 ‘이모’와 ‘이모할머니’로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허 목사 부부에게는 부동산 등을 처분한 재산 48억원 정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무속인 김씨에게 넘어갔다는 게 허 목사의 주장이다. 집 두 채의 소유권도 허 목사 모르게 김씨에게로 넘어갔다고 한다.

세 모자 돕는 카페 “혼란 끼쳐드려 죄송” 사과

결국 이씨 모자의 사기극은 허 목사의 재산을 노린 김씨의 사주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경찰 측의 입장이다. 경찰은 무속인 김씨의 혐의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김씨가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서울 한남동 빌라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 데다, 휴대전화 번호도 특정되지 않아 증거 인멸이나 또 다른 범행 교사가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무고 교사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관할 수원지검은 이를 기각했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기각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반향을 크게 불러일으켰던 이번 사건이 결국 이씨의 사기극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세 모자를 돕고자 네티즌들에 의해 만들어진 카페는 7월31일자로 자진 폐쇄했다. 카페 운영진은 “세 모자의 안타까운 사정을 그대로 믿고 도와주려 애써왔을 뿐이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한 달 동안 혼란을 겪은 수많은 네티즌께 죄송하다. 경찰과 병원 관계자 등에게 본의 아니게 업무를 방해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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