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취업청탁 윤후덕 의원, LG디스플레이 질소 누출 사고에 침묵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08.21 17:58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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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 을지로 위원회 핵심...근로자·주민 안전 외면했나

윤후덕 국회의원이 산업재해 현안에 침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지역구인 파주 LG디스플레이 질소 누출 사고에 대해 발언하지 않았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사업주 책임을 묻거나 강화하는 법안에도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LG디스플레이 질소 누출 사고 당시 6명 사상자가 나왔다. 그중 3명이 사망했다. 질소누출 사고는 사업장 내 근로자와 지역 주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사안이다.

사건 책임자는 지난 7월 모두 불구속 기소 처리됐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처벌 대상에서 빠졌다.

윤 의원은 해당 사안에 대해 침묵했다. 대기업 사업장 유해 물질 누출 문제는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비판 대상이었다. 구미 불산 유출 사고 등 유사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사건에 대한 성명서를 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윤 의원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지역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유명하다. 윤 의원은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엔 지역 주민에게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전하는데 앞장섰다. 의원직 당선 전 이화여자대학교 파주 캠퍼스 건립 계획이 취소되자 삭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확인결과 윤 의원은 유해물질 사고나 산업 상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관리를 강화하는 법안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나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등 주요한 산재법안 발의자 명단에 윤 의원 이름은 없었다.

윤 의원이 서명한 관련 법안은 산업재해 처벌이나 LG디스플레이 사고와 직접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 해외 사업장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소규모 사업장이나 협동조합 산재보험 등이 그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가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원식, 은수미, 장하나 의원 등 을지로 위원회 소속 의원 대부분은 다수 산재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을지로 위원회는 ‘을(乙)을 지키는 길’이라는 뜻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생긴 특별위원회다. 윤 의원 역시 새정치민주연합 내 을지로 위원회 핵심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이 아니더라도 사업주 처벌을 높이거나 책임을 묻는 법안을 발의한 새민련 의원은 많다. 지역구에 유해물질 사업장이 있는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홍영표, 정청래, 이목희, 김관영, 우원식, 부좌현 의원이 여기 포함된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산업재해 관련 법안을 발의할 때는 보통 해당 사안에 관심 있는 야당의원한테 연락한다”면서 “굳이 그렇게 아니더라도 팩스나 우편으로 모든 의원실에 법안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실도 산재 시 사업주를 처벌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주로 여당 의원들이 사업주 직접 처벌에 반대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 의원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에게 자녀 취업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한 사장과 연세대 동문이다.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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