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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비밀] 면접은 말재주가 아니라 구조화된 대화다

최종 관문 뚫고 취업에 성공하기 위한 방법

구병철│Mercer Korea 팀장 ㅣ . | 승인 2015.08.27(Thu) 13:13:38 | 1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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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때가 있었을까 싶다. 각종 지표는 말할 것도 없고, 직접 겪어본 여러 회사의 신입 공채 지원자 규모나 경쟁률을 보면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채용 담당자들마저도 이런 경쟁률과 전형이라면 자기들도 떨어질 것 같다고 말한다.

지원자 입장에서 가장 불확실한 전형은 면접이다. 서류전형에서는 스펙이나 경험, 지원 회사에 대한 열정, 논리정연한 자기소개서가 중요하고, 인·적성 검사는 기출 문제 학습으로 대비할 수 있다. 떨어지더라도 이유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면접은 당락의 기준이 무엇인지 당최 애매하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못한 것 같지 않은데 탈락했다는 경우가 허다하다.

5월13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몰린 구직자들. ⓒ 뉴시스

면접은 주관적이 아니라 구조적

그렇다면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여러 개의 질문 중에 ‘아~ 이걸 묻는 것이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던 질문이 몇 개나 되는가. 면접 중에 그런 느낌이 없었다면, 면접 후에도 단순히 질문 문항만 기억난다면 떨어진 이유는 거기에 있다. 면접은 직문직답의 스피드 퀴즈가 아니라, 면접관과 지원자가 여러 번의 문답을 통해 핵심에 다가가는 대화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중견기업 이상은 대부분 ‘역량 기반 구조화 면접 기법(Competency based & Structured Interview)’을 활용한다. 회사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역량)을 먼저 정의하고, 지원자가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정해진 질문 순서와 기준에 따라 구조화해 측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역량이란 팀워크, 도전정신, 창의성, 긍정적 마인드와 같은 것들인데 주로 회사 홈페이지의 인재상이나 핵심 가치에 잘 정리돼 있다. 또는 직군에 따라 영업직은 협상력, 기획직은 분석적 사고 등 업무에 따른 능력이 바로 역량이다.

구조화된 면접의 핵심은 이것이다. 지원자의 역량을 알기 위해 묻는 질문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채점 기준 역시 ‘정해져’ 있다. 기업들이 구조화된 면접을 도입한 이유는 면접관들의 개인 성향에만 의존하지 말고 객관적인 문항과 기준으로 지원자를 판단하도록 유도하자는 데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줬는데 그 근거가 불분명한 면접관은 이후 면접관 자리에 앉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구조화된 면접 구조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자. 매우 복잡하지만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을 알고 있으면 이게 구조화된 면접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하면 된다.

우선 면접관들은 역량과 관련된 경험을 묻거나(Experience Question), 상황에 대한 대응(Situational Question)을 묻는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과거에 크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는 경험 질문, “만약 지원자가 이러이러한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는 상황 질문이다. 둘 중에서는 경험을 물을 빈도가 상황을 물을 빈도보다 높다. 과거의 경험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상관관계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면접관들의 질문은 주 질문(Leading Question)과 탐침 질문(Probing Question)으로 나뉜다. 먼저 주 질문을 던지고 여기서 나오는 답변에 대해 추가로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주 질문은 답변 유도용이고 본격적인 검증은 탐침 질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탐침 질문의 구성은 보통 ‘STAR’ 방식을 적용한다. Situation(상황)·Task(과제)·Action(행동)·Result(결과)를 뜻하는데 앞서 답변한 경험이 사실인지, 검증하려는 역량과 관련 있는지를 파고드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주 질문이 “과거 경험 중 팀 내 구성원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라면, 탐침 질문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그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었습니까?” “의견 충돌을 해소하고자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이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입니까?”의 순서다. 처음 주 질문 답변 내용에 따라 면접관들은 탐침 질문을 일부 변경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지원자가 주 질문에 대해 그런 경험이 없다고 답할 경우 해당 역량은 없는 것으로 간주되니 조심해야 한다.

간단하게라도 역량과 구조화에 대해 이해했다면 면접이 무조건 불확실한 영역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있다. 태도나 외모, 화술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면접의 본질에 좀 더 다가가야 한다. 경험상 면접관들은 질문에서 묻는 바를 한 번에 정확히 대답해주는 지원자를 선호하고, 실제 점수도 높게 준다.

만약 지금 당장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세 가지를 준비하면 좋다. 우선 지원한 기업의 인재상과 자신의 지원 직군이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숙지해야 한다. 보통 1차 면접에서는 회사 문화와의 적합도와 업무 전문성의 빠른 향상이 가능할지를 주로 검증한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들어와서 금방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를 알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회사마다 인재상이나 핵심 가치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몇 군데 국내 기업만 뒤져보면 기업의 인재상이 대부분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직군별로 요구하는 대표적인 역량은 웹 검색만 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면접 앞둔 취업 준비생에게 필요한 3가지

역량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대표적인 경험을 3~4가지 준비해둬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여러 사람과 협력한 경우, 새로운 것을 시도한 경험 정도를 준비해놓는다면 웬만한 질문에는 대응할 수 있다. 질문의 순서나 의도에 따라 한 가지씩 꺼내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성공에 대한 경험의 경우 금융권이라면 투자나 수리적 분석과 관련된 경험, 언론계라면 사회 활동이나 논리력과 관련된 경험, 콘텐츠업이라면 감수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 중공업이라면 근성이나 기술 이해도와 관련된 경험 등을 준비해두자. 한 가지 경험에서 회사 문화 적합도와 업무 전문성을 동시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게 구조화된 질문의 의도를 예측하는 일이다. 질문을 듣고 곧바로 어떤 역량을 묻는 건지 잡아내야 한다.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실패 사례를 설명해달라고 하는 것은 긍정적 마인드나 도전정신을, 지원자의 관심 분야를 묻는 질문은 전문성이나 자발적 학습 욕구를, 변화를 주도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은 창의성을, 주위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내거나 희생했던 경험은 팀워크나 선공후사를 묻는 질문이다. 누군가를 설득해본 경험은 의사소통 스킬을, 지원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질문은 신뢰도를 묻거나 의사소통 스킬을 알아보기 위한 방법일 수 있다. 매년 질문은 업데이트되지만 중요한 건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질문은 바뀌더라도 알고자 하는 역량은 그대로라는 얘기다.

면접관도 사람이다. 며칠씩 면접에 차출돼 역량 있는 사람을 정확하게 가려달라는 건 그들에게도 부담이다. 점점 전형에 지쳐갈 때쯤 듣고 싶은 말만 쏙쏙 골라서 해주는 지원자가 있다면? 적어도 순위권에 들 수 있는 것이 면접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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