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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알리스’ 닮은 센 놈이 몰려온다

특허 만료로 150여 개 복제약 전쟁…‘센돔’ ‘구구’ ‘네버다이’ 등 이름도 가지가지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5.09.02(Wed) 17: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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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4일 1000억원대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는다. 이날 국내 60여 개 제약사는 발기부전 치료제 복제약 150여 종을 일제히 출시한다. 미국의 대형 제약사 릴리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의 특허가 9월3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는 2012년 한 차례 빅뱅이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1998년 출시한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된 때였다. 당시 국내 11개 제약사는 21개 복제약을 내놓았다. 이후 시장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을 제치고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11년 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시장 1위를 수성하던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통했다. 그러나 복제약이 풀리면서 매출은 쪼그라들었고 업계 3위로 추락했다.

ⓒ 시사저널 포토

식약처 “선정적인 제품명 바꿔라”

한미약품의 복제약 ‘팔팔’의 매출은 출시한 지 1년도 안 된 2013년 3월 비아그라를 추월했고 지난해 183억원을 기록했다. 시알리스에 이어 시장 2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은 연간 500만~600만정이 처방되는데 이는 전체 시장 3분의 1 규모”라며 “매출로는 시알리스가 우위지만 판매량에서는 팔팔이 2배 앞선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비아그라와 다른 시알리스만의 특징이 국내 제약사들의 군침을 흘리게 하고 있다. 시알리스는 최대 36시간 동안 발기를 유지한다. 비아그라의 4시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제약사에 시알리스 특허 만료는 손쉽게 돈을 벌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 제약사들은 시장 선점을 노리며 제품명·형태·가격 등에 신경 쓰고 있다.

업체들은 기발한 제품명으로 소비자를 끌겠다는 심산이다. 성관계를 생각나게 하는 제품명으로는 ‘발그레’(영일제약), ‘불티움’(서울제약), ‘타오르’(대웅제약), ‘일라’(영진약품), ‘일나스’(넥스팜코리아), ‘타올라스’(셀트리온제약) 등이 있다. 강한 남성을 상징하는 ‘M스트롱’(동국제약), ‘토네이도’(일동제약), ‘파워애’(비티오제약) 같은 제품명도 있다. ‘센돔’(종근당)은 영어의 ‘센트럴’(central)과 스위스의 가장 높은 산 이름인 ‘돔’의 첫 음절을 결합해 만들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중심을 지배한다’는 의미를 반영했다. ‘센 놈’이라는 뉘앙스도 있다.

발기 지속성을 강조하는 이름으로는 ‘엔드리스’(한국코러스), ‘해피롱’(삼진제약) 등이 눈길을 끈다. ‘팔팔’로 재미를 본 한미약품은 후속 제품명을 ‘구구’로 지었다. ‘99세까지 팔팔하게’라는 의미다. 또 한자음 ‘久’(오랠 구)와도 연결할 수 있어 발기 지속력을 이름에서 풍긴다.

더 자극적인 상품명도 등장했다. ‘네버다이’(삼익제약), ‘바로타다’(신풍제약), ‘소사라필’(마더스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네버다이’는 발기 지속을 강조하며, ‘바로타다’는 성행위를 즉시 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소사라필’은 솟아라 또는 발기하라는 느낌을 준다. 선정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으로 적합하지 않은 제품명을 수정하라고 제약사에 권고했다.

약품 형태도 다양하다. 알약 형태의 정제가 47개, 필름제는 18개에 달한다. 물 없이도 복용 가능한 분말형이 허가를 받았고 씹어 먹는 형태의 추잉형 제품도 나왔다. 종근당은 센돔을 알약뿐만 아니라 필름형으로도 발매할 예정이다. SK케미칼과 광동제약은 필름형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다. 한미약품은 물 없이 씹어서 삼킬 수 있는 추잉형에 기대를 걸고 있고, 안국약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분말형을 내놓았다.

필름형은 휴대가 간편한 장점이 있지만 20초 정도 지나야 입에서 녹는다는 단점이 있다. 분말형은 비타민제처럼 알갱이로 되어 있어 입에 넣으면 물 없이 몇 초 만에 녹는다. 최근 선보인 발기부전 치료제 복제약의 공통점은 물이 없어도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아그라 등 기존 제품은 맛이 써서 물과 함께 복용하는 알약 형태가 대부분이다.

“복제약 150개 중 5~6개만 살아남을 것”

제약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가격이다. 팔팔이 부동의 1위였던 비아그라를 넘어설 수 있었던 발판은 가격이었다. 비아그라가 개당 1만5000원이었던 당시 팔팔은 2500원에 출시됐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달리 복제약은 연구·개발비가 절감되므로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다.

이번 시알리스 복제약을 출시할 제약사들은 막판까지 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격 노출을 꺼리는 만큼 눈치 경쟁이 심하다. 업계에서는 2500~5000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시알리스가 한 개에 평균 1만5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복제약은 5000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용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저용량의 경우 가격을 1000원으로 검토하는 제약사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약 자체의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품목인 만큼 처방권을 가지고 있는 의사를 상대로 하는 대면 마케팅도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계 조사 기관인 IMS헬스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자료를 보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발기부전 치료제는 1733만개로 2년 전(897만개)보다 93.2% 늘어났다. 성인 남성이 1년에 한 번 정도는 이 약을 쓴 셈이다.

그렇지만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게 아니다. 비아그라 특허 만료 당시 복제약이 출시됐으므로 시장은 이미 커질 만큼 커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또 비아그라 특허 만료로 팔팔이라는 복제약이 선전했지만 그 외의 복제약은 맥을 못 췄다. 팔팔 외에 연매출 10억원 이상을 올린 제품은 ‘누리그라’(대웅제약), ‘헤라그라’(CJ헬스케어), ‘프리야’(근화제약) 3개뿐이다. 심일 한국릴리 마케팅 상무는 업계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알리스 복제약의 출시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현재 1000억원대 규모의 시장이 유지되는 정도일 것”이라며 “150여 개 복제약 가운데 5~6개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지널 약인 시알리스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은 점도 복제약이 넘어야 할 산이다. 의협신문이 7월 의사 546명에게 시알리스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약 처방 의향을 물었더니, 46.5%의 대학병원 교수와 38%의 봉직의가 “복제약을 전혀 처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약국에서만 판매한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 등에서 파는 것들은 모두 가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불법 판매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12가지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안전성이나 효과를 보증할 수 없는 제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발기부전이라면 심혈관질환도 의심

특정 성분이 없거나 함량이 과하거나 부족해 약효를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부작용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성인 남성 10명 가운데 7명은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가 성인 남성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8%가 인터넷 성인용품점이나 지인을 통해 샀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발기부전을 경험하는 남성이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왕성해지면 가짜 약품도 활개를 친다. 이른바 ‘짝퉁 비아그라’ 시장은 얼추 4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에 맞선 대비책도 제약사들의 몫이다.

발기부전은 만족할 만한 성행위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발기가 되지 않거나 일정 시간 동안 발기가 유지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병원에서는 이런 증상이 성관계 두 번 중 한 번 이상이고, 3개월 이상 지속할 때를 발기부전으로 진단한다. 심리적인 원인이나 약물 등에 의한 일시적인 발기부전 증상은 제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욕은 있지만 발기에 문제가 있을 때 의사의 처방으로 약의 도움을 받는다. 발기부전이 성욕, 성적 극치감(오르가슴), 사정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약을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발기되거나 정력이 세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30세 이상 남성의 52.5%가 발기부전을 호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발기부전 환자가 늘어난다. 발기부전은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대부분 남성은 부끄러워 의사에게조차 말하기를 꺼린다.

그렇지만 발기부전은 단순히 음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본래 협심증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발기 효과를 발견한 약이다. 발기부전과 심혈관질환(협심증·심근경색)은 관련이 깊다는 얘기다. 음경은 거대한 혈관과 같아서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혈관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심장이나 뇌의 혈관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발기부전을 가벼운 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거꾸로 말하면 심혈관질환 예방이 발기부전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하기, 금연, 기름진 음식 피하기, 체중 조절 등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 예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 발기부전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그 시간이 1~2년 정도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개발됐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압은 떨어진다. 협심증약, 무좀약, 전립선 비대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먹으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이유다. 의사는 전립선염·고혈압·당뇨·과체중·비만·흡연 여부 등을 확인한 후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한다.

같은 의미로 알코올, 즉 술을 마신 후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경미하게 혈관이 확장되는데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먹으면 저혈압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제품에 따라 사용 용량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50mg으로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0mg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용량보다 적거나 많은 양의 약을 먹으면 효과가 나지 않는다.

그 외에도 두통·안면홍조·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더 이상의 복용은 금물이다. 약 복용 후 4시간 이상 발기가 지속되면 의사 상담을 받아야 한다. 비아그라를 먹은 사람의 절반가량은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 원인의 56%는 부정확한 약 사용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처방을 받지 않고 지인을 통해 몇 알 얻어먹는 사람이 있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정력제가 아닌 치료제이며 정확한 진단과 처방 아래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임을 강조한다. 정하범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심근경색, 협심증, 고혈압, 심장판막 질환, 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임의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하며 꼭 필요한 경우라면 의사와 상담한 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여성용 ‘핑크 비아그라’ 나와

비아그라가 출시된 지 17년 만에 ‘여성용 비아그라’가 나왔다. 미국 제약사 스프라우트는 10월17일 세계 최초의 여성 성욕 부전 치료제(애디·Addyi)를 출시한다. ‘핑크 비아그라’로 불리는 이 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성욕 부전 여성 환자는 미국에서만 10명 중 1명꼴이며, 애디를 복용한 여성의 성욕이 37% 증가했다는 게 제약사 측의 주장이다. 한 달에 2.7회에 불과했던 성적 만족 횟수가 이 약 복용 후 4.7회로 늘었다는 것이다. 비아그라가 심장약을 개발하다가 나온 것처럼 애디는 우울증약을 개발하다가 탄생했다.

남성과 여성은 성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신체 반응이 빠른 남성에 비해 여성은 정서적으로 애정을 느낀 후에야 신체 반응이 서서히 생긴다. 이 때문에 남성용 발기 부전 치료제는 혈관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여성용은 뇌에 작용해 성욕을 끌어올린다. 즉 쾌락과 충동 자극 신경전달물질(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린다. 따라서 부작용도 다르다. 비아그라의 부작용은 저혈압, 두통 등이다. 애디는 두통, 메스꺼움, 졸림 증상이 나타난다.

용법에 차이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시적으로 혈관을 넓히는 비아그라는 성관계 전 한 번만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애디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만큼 두 달 이상 매일 먹어야 한다. 특히 술을 마신 후 이 약을 먹으면 심각한 저혈압이나 기절 위험이 따른다. 제약사도 이 약을 먹을 때는 알코올 섭취를 금한다는 경고 문구를 제품 포장에 기재했다. 효과보다 부작용이 심하다는 이유로 FDA는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이 약의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이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FDA가 이번에 시판 허가를 내주자 여성단체와 제약사의 로비에 FDA가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주요 타깃은 젊은 여성보다 성욕이 급속히 감퇴하는 폐경 전 여성이다. 성욕 감퇴를 느끼는 여성이 알약 1개를 최소 2개월 이상 1일 1회 복용해야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한 달 치 가격은 비아그라와 비슷한 350?400달러(약 41만3000?47만2000원) 선이다.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에만 성욕 저하로 고민하는 여성이 200만명을 넘고 이를 위한 치료제 시장도 우리 돈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약의 국내 출시는 2년 후쯤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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