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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가 당신의 ‘몸’을 더듬고 있다

워터파크 사건으로 본 몰래카메라 촬영과 유통 실태

정락인│객원기자 ㅣ . | 승인 2015.09.02(Wed) 18: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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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워터파크 샤워실을 몰래 촬영한 후 유출했던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몰래카메라)’의 범인과 공범이 붙잡혔다. 경찰은 실제 동영상을 촬영한 최 아무개씨(여·27)와 최씨에게 촬영을 사주한 강 아무개씨(33)를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최씨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지난해 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됐고, 강씨가 “샤워장을 몰래 찍어 보내주면 건당 100만원을 주겠다”고 제의하면서 거래가 시작됐다. 최씨는 같은 해 7월16일부터 8월7일까지 국내 워터파크 3곳과 야외 수영장 1곳 등 4곳에서 여자 샤워실 내부를 촬영해 강씨

워터파크 3곳 등 여자 샤워장 내부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아무개씨가 8월26일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에게 건넸다. 최씨가 받은 돈은 3차례에 걸쳐 모두 130만원이었다.

몰카 범죄 급증, 처벌은 솜방망이

최씨가 강씨에게 건넨 동영상은 8월 중순쯤부터 해외에 서버를 둔 한 성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기 시작했다. 해당 사이트에 유포된 전체 길이 9분41초·9분40초짜리 동영상 2개는 워터파크 내 여자 샤워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여성들의 얼굴과 신체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최씨가 촬영한 몰카 동영상의 총 길이는 185분 분량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200여 명에 달한다.

현행법상 몰카 범죄는 성폭력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촬영물을 판매하거나 공공연하게 유포한 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다 보니 ‘몰카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1134건이던 몰카 범죄가 지난해 6623건으로 4년 사이에 5배나 폭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하루 18건씩 몰카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몰카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약한 죄의식과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몰카 범죄의 진화는 놀라울 정도다. 무엇보다 카메라 기술과 촬영 도구의 급속한 발전이 눈에 띈다. 이번 ‘워터파크 몰카’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을 보면 최씨가 영상을 찍는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최씨가 사용한 몰카는 휴대전화 케이스 측면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것으로 일반적인 휴대전화 케이스와 구분되지 않는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최씨가 자신들의 신체를 촬영하는 게 아니라 문자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다.

카메라 모양은 촬영 대상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 넥타이핀·모자·안경·시계·볼펜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품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자동차 열쇠 모양의 키형 몰카도 있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크기는 초소형이지만 대부분 고화질(HD) 제품이라는 것이다. 구매에도 제한이 없어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시중에서 돈을 주고 쉽게 구할 수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것만 100여 종류나 된다. 가격대는 보통 10만?6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인터넷이나 오프라인에서 위장형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하는 행위를 규제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동영상을 촬영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촬영된 몰카 동영상은 헤비업로더 등의 손으로 들어간다. ‘워터파크 몰카’의 공범인 강씨가 직접 동영상을 유포한 헤비업로더인지 아니면 중간 브로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음란 동영상이나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몰카는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에 거래된다. 동영상의 내용과 화질 등에 따라 금액이 매겨진다.

지금까지 음란물 유통의 본거지는 ‘웹하드’나 ‘P2P(파일 공유) 사이트’였다. 웹하드는 공유 사이트의 서버에 한 개의 파일을 올려놓으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P2P는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한다.

직업적인 ‘헤비업로더’ 탄생

웹하드나 P2P는 보통 회원제로 운영된다. 운영자는 업로더들이 올린 파일을 상대방이 다운로드할 때 필요한 사이버머니를 제공하고 이윤을 얻는다. 업로더들은 자신이 올린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챙긴다.

헤비업로더들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사용한다. 한 달에 1만 기가바이트 정도의 파일을 올린다. 여기에는 컴퓨터 3~4대가 동원된다. 대학생 때 ‘음란물 업로드’ 아르바이트를 했던 20대 남성 김 아무개씨는 “헤비업로더 중 일부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활용하고 있다. 나도 3학년 때 7일 정도를 일했다. 작업은 주로 밤 11시 이후부터 아침 8시까지 PC방에서 이루어진다. 하루에 수당으로 1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말했다.

VIP 헤비업로더는 한 달 수익이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헤비업로더의 성패는 ‘희귀 음란물’이나 일반인의 ‘나체 동영상’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게시하느냐에 달렸다. 그러다 보니 외국 음란물을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제작된 음란물을 구입하거나, 돈을 주고 촬영을 의뢰하기도 한다. 이번에 붙잡힌 최씨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야간 시간대에 음란물을 올리고, 주간에는 내리는 게릴라식 활동을 한다. ‘대포폰’과 ‘대포 통장’을 사용하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아동 음란물 유통이 활개를 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운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채팅 앱을 내려받아 ‘jjj즐기자’라는 이름으로 대화방을 개설하고 음란물 등을 유통시키기도 한다. 앱에서 제공되는 비밀 댓글을 통해 ‘자위 영상 10분 5000원’ ‘사진 40장 5000원’이라는 모임방을 연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외국 성인 사이트 등을 링크해서 ‘음란물’을 공유하는 일 또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P2P 등에는 여자 화장실, 백화점 엘리베이터, 심지어 여대생 기숙사나 도서관 등에서 무차별 촬영된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이 몰카에 노출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남춘 의원은 “동영상을 활용한 몰카 범죄는 복제 기능으로 인해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강력한 법적 제재와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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