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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준위 폐기물 처리 문제 ‘속수무책’

원전마다 사용후 핵연료 포화 상태

원태영 기자 ㅣ won@sisabiz.com | 승인 2015.09.25(Fri) 18:32:44 | 13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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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조/자료=한국수력원자력

지난달 경주 방폐장이 30년만에 완공됐다. 경주 방폐장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부지 선정부터 운영까지 29년이 소요됐다. 부지 선정은 1986년부터 9번이나 번복됐다. 폭력사태까지 일어났다. 2003년 전북 부안군 위도가 부지로 선정됐을 때, 유치에 앞장선 부안군수가 주민에게 감금돼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방사성 폐기물은 고준위와 중·저준위로 나뉜다. 경주 방폐장은 원전 작업자들이 쓰고 버린 옷이나 장갑 등 저준위 쓰레기를 보관하는 장소다. 중·저준위보다 훨씬 위험부담이 높은 고준위 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설립까지는 더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고준위폐기물로 분류되는 사용후핵연료는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 위험물질이다. 반감기를 거듭해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까지 안정화되는데 최소 30만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는 상황

정부는 현재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용 후 핵연료는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에 저장돼 있다. 고리 1호기에는 288다발의 사용후 핵연료가 보관돼 있다. 또 고리본부 전체 발전소에는 올해 1분기 기준 5445다발의 사용후 핵연료가 보관돼 있다. 저장용량은 6494다발이다. 모두 임시 보관형태로 저장되고 있다. 이마저도 내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임시방편으로 고리 1·2·3·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신고리 1·2호기 저장소로 옮기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 올해 내 상업 운영될 신고리 3·4호기 저장 창고도 활용될 예정이다. 발전소간 이동처리와 보관 간격을 줄이는 등 각종 보완책을 동원해도 2028년이면 완전 포화된다.

◇공론화위원회 권고사항 “현실성이 없다”

정부는 2013년 뒤늦게 민·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지난 6월 “고준위 처분장을 2051년까지 건설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또 2020년까지 핵연료 처분 지하연구소 입지를 선정해 2030년께 실증·검증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저준위 방폐장 용지 선정에 20년 이상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5년안에 입지를 선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고준위폐기물은 중·저준위 폐기물보다 방사능이 1000배는 강하다. 실제로 국내 어떤 지자체도 고준위 처리장 유치를 원하지 않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핵폐기물 처분 선진국인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은 발전을 시작하면서 처분도 동시에 고려한다”며 “한국은 값싼 전기 공급에만 급급하다 보니 고준위 처분장 설치 논의는 늘 뒷전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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