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포스코·동국제강, 구조조정으로 살길 찾는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09.25 18:33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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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경영자 각종 비리 혐의로 구설수···현 최고경영자 행보 비슷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 사진=뉴스1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끌고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처한 상황이 비슷하다. 이전 리더인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각종 비리 혐의로 구설에 오르고 있고 다음 주자들이 흔들리는 회사를 다잡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권오준 회장이 취임했고 동국제강은 올해 6월 장세욱 부회장 단독 경영체제로 돌아섰다. 이들이 먼저 시작한 일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일이었다.

◇1년 반 지난 권오준 포스코 회장, 가시적 성과가 필요할 때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공을 들였다. 지난 3월 포스코는 4399억원으로 책정한 포스코특수강 지분 54.8%를 세아베스틸에 넘겼다. 또 6월에는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해 1조2400억원을 챙겼다.

부실계열사도 정리했다. 7월 포스코는 창사 이래 최초로 코스코엠텍 자회사 포스하이알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정 전 회장이 부실 인수한 포스코플랜텍도 6월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권 회장은 이에 멈추지 않고 더 강한 구조조정 안을 내놨다. 지난 7월 기업실적 발표에서 ‘혁신포스코2.0’을 공표했다. 부실한 계열사와 비핵심사업을 지속적으로 정리해 철강 자체로 승부를 본다는 내용이었다. 포스코는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47곳을 절반으로 줄이고 해외법인도 30% 감축하기로 했다.

이후 포스코는 지난달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해외법인 포스코-우루과이(POSCO-Uruguay) 자산을 현지 업체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자산 매각과 유상감자로 약 200억원을 회수 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권 회장이 전문 경영인 출신이 아니라는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서 기인했다. 구조조정을 통해서 부실 규모를 덜어내고 있지만 2분기 경우 계열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줄었다.

3분기 실적 예상치도 지난해에 비해 저조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1% 줄어든 7195억원으로 전망했다. 적자를 내고 있는 연결 계열사가 아직 많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과 원가절감으로 개별 영업이익은 늘고 있다”며 “부실 계열사 정리만 잘한다면 포스코 재무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 100일 지난 장세욱 부회장, 넘어야 할 산 많아

철강 빅3 중 하나인 동국제강은 지난해 영업손실 204억원과 당기순손실 2929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계열사 지급보증 규모도 2014년 5000억원에서 2015년 6월말 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합병할 때 부회장으로 올라 굵직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4월 사옥 페럼타워를 4300억원에 매각했다. 6월 장 부회장 단독 경영체제 이후에는 포스코·포스코강판·한국철강 등 보유 상장 주식을 전량 처분해 600억원을 확보했다. 8월에 가동을 중단한 포항 제2후판 공장은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다.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열연·냉연·구매·경영지원본부로 구분된 4개 본부·5개 공장·1개 연구소 체제를 후판·형강·봉강·냉연 등 제품별 본부로 바꾸고 구매본부가 이를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후판 생산 공장은 당진공장 단일체제로 통합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분기 실적개선이 이뤄졌다. 컬러강판 등 냉연판재와 봉형강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39억원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그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열연·냉연판재 시장에서는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계열사 간 내부 시장)이 있는 경쟁사를 따라잡아야 한다. 봉형강 시장에서는 저가 중국산 철근과 시장에 진입하려는 포스코를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브라질일관제철소(CSP)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가지는 조건으로 브라질 제철소에 7억3000만달러(약8000억원)를 투자했다. 세계최대 철광석 생산지인 브라질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후판도 브라질일관제철소에서 생산하는 반제품 슬래브를 사용한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철광석과 슬래브는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 브라질제철소에서 생산한다해서 수익성이 무조건 느는 건 아니다”며 “거금을 투자한 브라질일관제철소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장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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