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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민이 대통령님 빙자해 사기행각 벌여”

황인자가 작성한 청와대 제출용 ‘윤석민 진정서’ 단독 입수

김지영·안성모 기자 ㅣ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5.10.05(Mon) 10: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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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사촌(육영수 여사의 언니 육인순씨의 넷째 딸) 형부인 윤석민씨와 황인자씨는 처음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황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2013년 7월29일 작성한 ‘윤석민 진정서’에 두 사람 관계가 제법 구체적으로 나온다. 특히 현 정권의 정·관계 유력 인사들의 실명도 언급돼 주목된다.

본지가 입수한 A4용지 7장 분량의 이 진정서는 당시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청와대에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서에 따르면, ‘윤석민-황인자’의 첫 대면은 2013년 3월7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A 호텔 5층 일식집에서 이뤄졌다. 당시 경남 통영의 아파트 인허가 문제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수배 중이던 황씨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인의 주선으로 윤씨를 소개받은 자리였다. 당시 윤씨는 자신이 상록포럼 공동대표이자 충청향우회 중앙회 부총재를 겸하고 있다면서 명함을 건넸다고 한다.

윤씨는 황씨에게 “이번(2012년) 대선 때 충청도에서 표가 많이 나오는 데 내가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며 “대통령 친인척 가운데 내가 가장 공헌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윤씨는 그날 식사를 마친 후 커피숍에서 황씨에게 2012년 대선 유세 때 찍었던 사진 몇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석민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왼쪽은 황인자씨가 청와대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윤석민 진정서’.

“박근혜 대통령 만나러 청와대 들어가자”

만난 지 7일이 경과한 3월14일 오후 6시께 두 사람은 서울 역삼동의 ○한정식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이 먼저 술을 마셨고 나중에 황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회계사 조 아무개씨와 김 아무개씨 등이 합류했다. 황씨는 “(술자리가 끝난 후) 콜택시 두 대를 불러 한 대는 김씨가 타고 갔고 다른 한 대에 나와 윤석민이 함께 탔다. 차 안에서 내가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은 현금 3000만원을 윤석민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후인 3월16일 두 사람은 처음 만난 A 호텔의 중식당에서 1인분에 22만원짜리인 풀코스 요리로 저녁 식사를 했다. 진정서에는 “식사 도중 윤씨가 ‘내가 정계를 은퇴하고 무려 15년 만에 이런 음식을 먹는다’며 ‘며칠 전(3월14일) 3000만원을 받아 집에 들어가서 마누라에게 주니 마누라가 ‘이 돈을 받아도 되느냐’고 반문해 ‘걱정할 것 없다’고 대답했다고 하면서 ‘이런 큰돈을 잡고 둘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이날 저녁 식사가 끝난 후에도 윤씨에게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게 황씨 주장이다.

이후 황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은 자주 만났다.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진정서에는 “윤석민이 김선동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잘 안다고 했고, 김 비서관은 청와대 들어가기 전 상록포럼 대표를 지냈다고 했다. 김 비서관을 통해 저의 사건을 풀어준다고 했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선동 전 비서관은 “전혀 모르는 사안이다. 윤씨와 상의한 바도 없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와 현직 장관의 이름도 거론됐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기소를 풀고 난 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자고 했다. 예지원(전통예절교육기관) 원장도 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저는 윤석민이 너무 고마워 3월29일경 A 호텔에서 저녁 식사 후 와이셔츠와 함께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씨의 수배는 해제되지 않았다. 이에 황씨는 회계사 조씨를 보내 윤씨에게 따졌다고 한다. 그러자 윤씨가 “(2013년) 4월 하순경 통영지청장이 바뀐다. 그때 통영 지청장을 우리 사람으로 내려보낸다. 그 이후에 사건을 풀도록 하자”고 해서 4월 하순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황씨는 진정서에서 “윤석민은 저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받고, 약 2000만원 상당의 향응 접대를 받았다. 그런데 김선동 비서관의 힘을 빌려 기소를 풀어주기는커녕 2013년 5월 초순 검사 출신이며 통영지청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이○○ 변호사를 소개해 통영 사건을 계약하게 했다”고 밝혔다. 당시 윤씨가 “위에서 일 다 해놓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이○○ 변호사와 계약해라. 변호사와 계약해서 일해야만 위에서 일하는 것이 노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간부가 만나자고 연락해왔다”

황씨는 “이에 저는 그래도 윤석민이 뒤에서 청와대를 통해 도움을 주겠거니 생각하면서 2013년 5월 중순경 이○○ 변호사와 계약금 3000만원, 변호사가 미리 통영에 내려갈 때 현금 2000만원, 기소 풀 때 2500만원, 불기소 결정 때 5000만원 합계 1억2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윤석민 진정서’를 작성한 2013년 7월)까지 5300만원을 지급했다”며 “윤석민, 이○○ 변호사를 믿고 2013년 5월28일 통영 검찰에 자수하러 갔는데 덜커덕 구속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황씨가 구속되자 윤씨는 황씨의 측근인 회계사 조씨에게 “검사장급의 검찰 고위 간부 B가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그전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이번에 검찰총장이 됐으니 B가 차기 검찰총장이 될 수 있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이다. B에게 부탁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황씨는 풀려나지 못했다.

황씨는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던 진정서에서 “존경하는 대통령님, 저도 50대 후반의 나이며 이번 대선 때 대통령님을 적극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지금 윤석민은 대통령님을 빙자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으며 저 말고도 여러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 저는 현재 돈이 없어 변호사 비용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윤석민은 돈을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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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통해 법원·검찰에 ‘줄 대기’

황인자씨는 2013년 5월28일 구속되기 전에 윤석민씨의 소개로 이 아무개 변호사를 선임했다. 황씨 측은 구속 직후에도 여러 변호사를 통해 구치소에서 석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에 ‘줄 대기’를 끊임없이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작성한 ‘황인자 무인 접견 녹취’ 자료에 따르면, 구속된 지 나흘 후인 6월1일 구치소로 면회 온 윤씨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판사 출신 변호사와 계약했다고 황씨에게 전했다. 윤씨는 “(창원지법 통영지원장과) 가장 친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쫓아가서 맡아달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며칠 뒤인 6월5일 황씨를 면회 온 측근 하 아무개씨는 또 다른 이 아무개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지인 중 한 명이 간부로 있는 공공기관과 거래했던 변호사라고 했다. 하씨는 “창원 검사장(지검장)하고 막역한 관계”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면회 온 윤씨에게 “변호사를 또 샀다. 변호사가 세 명이 됐다”고 전하면서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라고 설명했다. 이틀 뒤 변호사 한 명이 더 늘어났다. 6월7일 접견 온 측근 회계사 조 아무개씨는 “변호사 네 사람이 붙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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