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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리더십] 운(運)은 움직인다

동·서양 모두 운의 어원은 ‘움직인다’

김성회 | CEO리더십연구소장 ㅣ . | 승인 2015.10.07(Wed) 18:29:15 | 13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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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덕장보다 한 수 높은 것은? 운장(運將), 세상에서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사람은? 운 좋은 사람. 성공하기 위해 운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사람들이 흔히 인용하는 퀴즈 문답이다. 어느 신문이고 열독률 높은 코너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오늘의 운세’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궁금해하고, 미래의 운을 알고 싶어 한다.

중세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 역시 <군주론>에서 리더의 조건으로 ‘포루투나(운)’ ‘비루투(역량)’ ‘네체시타(시대정신)’를 꼽고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들 역시 대부분 운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국내 부자들도 다르지 않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네만(Daniel Kahneman)은 아예 성공=재능+운, 큰 성공=약간의 재능+큰 행운이란 것으로 성공과 운의 상관성을 공식화했다.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큰 성공이든, 작은 성공이든 운에 기인하며 특히나 큰 성공의 큐대는 기술이나 재능이 아니라 운이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시쳇말로 운칠기삼(運七技三) 혹은 운칠복삼이라는, 운이 70%, 복이 30%, 즉 세상만사 운이 100% 좌우한다는 말과도 상관이 있다. 당신은 성공에 대한 운의 비중에 대해 얼마만큼 동의하는가, 과연 운은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한번 금(金)숟가락은 영원한 금숟가락으로 고착화된 것인가, 돌고 도는 것인가.

“노력하지 않으면 운도 따르지 않아”

운(運)이란 한자의 유래에서 그 답의 일단을 찾아볼 수 있다. 運은 군사 군(軍)자와 쉬엄쉬엄 갈 착(?)자가 합해진 글자다. 즉 군수물자의 이동을 형상화한 글자로 ‘움직이다’ ‘돌다’ ‘옮기다’는 뜻으로 쓰인다. 영어로 운을 뜻하는 단어는 포춘(fortune)이다. 고대 로마 신화 속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포르투나는 운명의 바퀴를 돌려서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운의 유래에서 공통적인 것은 ‘움직인다’는 점, 즉 지속적인 동태성이다. 돌고 돌며 한 사람에게, 한 곳에 주둔해 멈추지 않는 것이 운명이요, 운세인 것이다. 운의 힘은 세지만, 운수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 즉 뿌리까지 파고드는 역량과 끈질기게 노력하는 미덕이다.

 얼마 전 언론에  법무부 감찰관(차관급) 공모에 지원한 현직 부장검사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정윤회씨의 지인인 역술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밖에도 이 문제의 역술인은 11억원의 사기를 친 혐의로도 피소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한 치 앞가림도 못해 사기죄로 피소되는 역술인을 찾아가 운을 점쳤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팔자(8)를 눕히면 시작과 끝이 무한대로 이어지는 뫼비우스 띠 모양(∞)이 된다.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안 바뀔 것같이 답답한 인생 팔자(8)를 때려눕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섣부른 역술인의 예언이 아니다. 역량과 미덕을 갖추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운도 따르지 않는다. 배울 만큼 배우고, 알 만큼 아는 사람들이 그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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