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옥죄는 월세 전환 러시, 어느 정도길래…
  •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 승인 2015.10.09 10:41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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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수입 원하는 베이비 붐 세대(54~63년생) 은퇴·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월세전환 -부추겨세입자 옥죄는 월세 전환 러시, 어느 정도길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 1462건이다. 이 중 월세 거래는 4162건이다.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달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부동산 밀집 상가에 매물을 알리는 전단. / 사진=뉴스1

가을 이사철을 맞으면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에서 발생한 전·월세 거래 총 1만 1462건 중 월세는 4162건을 차지한다. 월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의 36.3% 수준이다. 이는 서울시가 전·월세 데이터를 수집한 지난 2011년 이래 최고치다.

단순 거래건수만 봐도 월세 거래는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늘었다. 2013년에는 3만 5734건이 거래되면서 전 해에 비해 29% 증가했다. 2014년에는 4만 3631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년도에 비해 2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거래건수는 총 4만 3101건으로, 이는 지난 한해 거래건수와 거의 같다. 이 같은 거래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32% 가량 늘어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월세 거래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베이비붐 세대(54년~63년 생) 은퇴와 안정적 수익을 선호하는 노인 인구 증가 영향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난다는 판단이다.  

일부 세입자는 스스로 전세 대신 반(半) 월세를 선호하기도 한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 불안감 때문이다. 치솟은 전세 보증금을 향후 집값 급락으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 제때 돌려받지 못할 바에야 월세가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또 주택 매수심리 위축도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들이 올 초부터 밀어내기 식 분양에 몰두해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올 해 분양한 아파트의 입주시점인 2018년 이후에는 공급 과잉을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입자 사이에서는 이 시기만 견디면 '2018년 이후 유리한 조건에 주택 매입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지금은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많은 변곡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보증부 월세를 중심으로 월세로 전환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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