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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간다보다 ‘못한’ 금융을 위한 변명

김병윤 기자 ㅣ yoon@sisabiz.com | 승인 2015.10.21(Wed) 17:00:16 | 1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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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이 최근 홍역을 치렀다. 국정감사, 세계경제포럼(WEF) 금융 평가, 은행 업무시간 등 부정적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그중에서도 WEF 평가는 낯 부끄러울 정도로 굴욕적이다.

WEF는 우리의 금융 시장 성숙도가 우간다보다도 못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나라도 아닌 먹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아프리카의 후진국보다 떨어진다니 참으로 창피한 노릇이다.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제부총리는 이를 빌미로 금융개혁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우리 금융을 타박만 할 게 아니라 WEF의 평가가 객관적 사실에 근거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 우간다 대한민국 대사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우간다에 1156만 달러 무상원조 지원을 약속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경제가 우간다보다 낫다는 걸 알 수 있다.

대사관에 따르면 우간다 은행 수는 24개다. 카드사와 보험사는 각각 12개, 17개다. 이 수치는 대사관에서 파악된 것으로 실제로는 더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은행연합회에 가입된 은행만 60여개에 달한다.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보험사는 27개다. 제2금융권과 손해보험업 등을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두 국가의 금융을 비교하는데 있어서 금융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우간다 금융은 공식(제1금융권 개념)·준공식(제2금융권 개념)·비공식 금융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대사관에 따르면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경우 은행을 비롯한 공식 부문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인구 14%만 공식 부문을 이용한다.

또 전국적으로 인구 60%는 주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은행 계좌 보유자는 총 인구의 13%에 불과하다. 우간다 은행은 주로 단기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우간다 에이비씨 캐피탈뱅크(ABC Capital Bank)는 우간다가 아직 장기재원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런 우간다가 WEF 평가에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를 받은 이유는 평가 방식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WEF 평가는 자국 기업 최고경영자(CEO)·금융인이나 외국계 기업 CEO 등에 의해 진행된다. 평가자들의 개인적인 견해가 모여 한 국가 금융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민이 자국 금융에 대해 만족도가 크면 순위는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국가 간 금융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때문에 국회의원이나 경제부총리가 WEF 평가를 갖고 국내 금융을 비판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WEF 평가는 우리나라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국내 금융에 대한 만족도가 우간다 국민보다 떨어진다고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분들이 대부분 선진국에서 유학을 하며 선진 금융을 경험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이 부족해 보였겠지만 그래도 나아지고자 노력하는 부분은 배제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현장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금융개혁 수준이 낮다고 판단해 금융개혁 현장점검반까지 도입했다.

물론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금융 사고가 터지고 있다. 그때마다 금융업에 얽힌 부조리와 불합리가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줄이고자 당국이 애쓰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으면 한다. 못한다고 나무라기만 할 게 아니라 잘 하는 일은 평가해줘야 더 열심히 뛴다.   

내년엔 금융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진입한다. 본격적인 핀테크 시대가 오는 것이다. 금융시장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객관적이고 냉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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