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들, 배터리 무한 확장에 나선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10.21 17:56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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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배터리 ‘웨어러블’, 중대형배터리 ‘전기차’가 키워드
배터리는 이제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 스마트워치에서부터 전기차까지 생활 곳곳에 배터리가 쓰이고 있어 관련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사진=삼성SDI

배터리가 생활 곳곳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면서 국내 배터리 생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터리의 영역 확장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사용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배터리가 필요해졌다. 시계와 스마트폰, 전기차와 가정용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시스템)까지 삶 곳곳에 배터리가 스며들었다.

배터리 생산 업체들은 시장 확장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주요 미래 산업으로 점쳐지는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Wearable·착용할 수 있는) 기기, 전기차,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중심에 배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BoT(Battery of Things)시대라고 칭하며 앞으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소형 배터리, 웨어러블 시장 잡기 위해 유연성 더한다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른 까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6년까지 스마트 워치가 전체 소비자 손목 착용 기기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2020년에는 1억대 이상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는 20일 이차전지 전문전시회 2015인터배터리에서 스트라이프 배터리를 최초 공개했다. 섬유와 같이 자유자재로 휘는 유연성 덕에 목걸이·헤어밴드·티셔츠 장식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이 가능해졌다.

LG화학도 손목 밴드형 와이어(Wire) 배터리를 최초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LG화학이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선 형태의 와이어(Wire) 배터리를 응용해 만든 제품이다. 기존 플렉서블(Flexible) 배터리는 사람 손목 곡률 반경인 30R(반지름 radius의 약자. 이 수치가 낮아야 더 구부릴 수 있음) 정도에서 멈추는 한계가 있는 반면 이 제품은 15R 수준으로 위·아래로 완벽하게 접을 수 있다.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 시대 기다린다

중대형 전지는 전기차 시장 확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9월 22일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더불어 미국 신연비 규정(CAFE·2012), 유럽 배기가스 규제 법안(2008)등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용 배터리(리튬 2차 전지) 시장은 2015년 170억달러에서 2020년 302억달러로 성장한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은 2015년 20%에서 2020년 27.7%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 모두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스택앤폴딩(Stack & Folding) 구조라는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배터리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LG화학은 이 기술을 통해 한 번 충전에 200마일(320km) 갈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 완료했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삼성SDI도 배터리 효율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주력 상품인 60Ah(전류의 양)보다 성능이 2배 향상된 120Ah 배터리 셀을 개발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팩 높이를 획기적으로 낮춘 LOW팩을 선보여 전기차 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배터리 업체들이 극복해야할 한계

배터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아직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1991년 상용화 후 2015년에 이르기까지 용량 증가가 4배에 그치고 있다. 시판하는 전기차는 한 번 충전에 평균 160km정도 갈 수 있는데 이는 가솔린 자동차의 ⅓도 안되는 거리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번 충전으로 500km는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터리 안정성도 해결해야 한다. 배터리는 전기차 핵심 에너지원으로 단 하나의 셀 불량으로도 심각한 효율 손상이 일어난다. 더구나 배터리 불량으로 폭발 사고와 같은 위험이 있어 배터리 자체 안정성을 높이는 건 앞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형전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소형전지는 휴대폰, 스마트 워치와 같이 휴대성이 필요한 곳에 쓰인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충전 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동에 용이한 초박형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 나아가 에너지가 끊기지 않게 무선 충전과 10분 이내 급속충전 기술 개발도 요구되고 있다.

조남성 한국전지협회 회장은 “고성능·고효율 배터리는 소재 경쟁력 강화에 달려있다”며 “배터리업계와 소재업계가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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