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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인간의 마지막 창조물”

인공지능(AI) 최고 석학 크리스토프 코흐 미국 앨런뇌과학연구소 소장 인터뷰

윤민화 시사비즈 기자 ㅣ minflo@sisabiz.com | 승인 2015.10.22(Thu) 14:05:43 | 1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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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코흐 미국 앨런뇌과학연구소 소장(59)은 의식의 신경적 기초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미국 신경과학자다. 해마다 노벨의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세계적인 뇌과학 분야 석학이기도 하다. 코흐 소장은 4년 전부터 앨런뇌과학연구소로부터 3억 달러를 지원받아, 쥐 시각피질의 작동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앨런뇌과학연구소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뇌과학 전문 연구기관으로 비영리 조직이다.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가 2003년 설립했다. 현재 뇌과학 분야 연구진 3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코흐 소장은 1986년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CALTECH)  전산과 신경계 연구 분야 박사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그 후 2013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생물물리학 교수를 지냈다. 칼텍에 합류하기 전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4년간 연구했다. 그는 한 달에 3주가량 시애틀 앨런뇌과학연구소에서 쥐 시각피질의 정보 처리와 부호화 작업을 연구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칼텍에서 지낸다.

ⓒ 크리스토프 코흐 제공

코흐 소장은 지난 20년간 신경세포의 전자적 특성에 대한 생물물리학적 시뮬레이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초 의식의 기제를 과학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문제로 파악하고 의식을 신경생물학의 방법론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코흐 소장은 오는 11월11일 방한해 시사저널과 온라인 경제매체 시사비즈가 공동 주최하는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인간 두뇌를 모방한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돌리더라도 컴퓨터는 아무것도 경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코흐 소장은 “인공지능(AI)은 미완성된 외계 생명체처럼 차가운 지능체다. 어쩌면 인공지능이 인류의 마지막 창조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할 수 있나.

인간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의 출현을 막을 원칙이나 규정은 없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조직들이 벌이는 경쟁 양상을 보면, 주로 정부와 민간 기업 소속 공학자들이 인간이든 사이보그든 상대보다 더 똑똑한 기계를 경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기계들이 시행착오 학습이나 자기 코드를 다시 프로그래밍해 스스로 진화하게 만드는 연구도 포함된다. 수학자 어빙 존 굿은 1965년 기계가 스스로 자기 지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 때 발생할 일들을 언급한 적이 없다.

언제 인간 지능을 넘어설 강력한 인공지능이 나타날지 예측하기 힘들다. 우리가 ‘지능’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다 보니 인공지능을 설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았다. 지금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전문가 대다수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강력한 기계 기능이 등장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만큼 똑똑해질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이 복잡한 수식 계산을 빨리 해내 투자 수익률(ROI)을 극대화하는 것만으로 전쟁이나 재난을 일으킬 수 있고, 주식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4월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2015 로보컵’에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축구 경기를 펼치고 있다. ⓒ AP연합

앨런뇌과학연구소의 장·단기 연구 목표는 무엇인가.

앨런뇌과학연구소는 뇌과학 분야에서 하지 못하는 거대 과학(Big Science), 단체 과학(Team Science), 열린 과학(Open Science)을 연구한다. 나는 인간의 뇌와 정신을 연구하는 최고 과학자로서 앨런뇌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앨런뇌과학연구소에는 지금 연구원·기술자·직원을 포함해 300여 명이 근무한다. 우리의 단기 목표는 쥐의 시각피질의 기능과 작동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장기 목표는 신경부호를 해독해 인간의 피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당신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시각돌출(visual saliency)이다. 나는 시각돌출 연구의 최고 권위자다. 시각돌출은 주변 사물, 픽셀, 사람 등 집합체에서 가장 뛰어난 것을 찾는 이론이다. 유기체는 시각돌출 탐지 기능을 통해 가장 적절한 감각 정보를 가려낸다. 이는 학습과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 의식과 지능을 전산화할 수 있나.

지능은 주관적 경험이나 의식과 다르다. 지능은 추론, 계획, 학습, 적응, 문제 해결 능력을 일컫는다. 원론적으로 언젠가는 인간 의식을 복제할 수 있겠지만 디지털 컴퓨터로는 불가능하다. 나의 책 <의식에 대한 탐구: 신경생물학적 접근(The Quest for Consciousness: A Neurobiological Approach)>에서 지적했듯이, 의식에 대한     연구가 없어도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지능은 감성이나 의식 없이도 얻을 수 있다.

의식이 인공지능에 필수적 요소인가.

아니다. 인공지능은 의식을 가질 수 없다. 딥러닝(deep-learning)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딥러닝 알고리즘에선 일말의 감성적 요소도 찾을 수 없다. 의식에 결부된 행동들도 따라 할 수 없다. 현존하는 의식 이론 모델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딥러닝 기술의 연결망들이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은 좀비다.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하거나 창조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놀라지도 않는다. 인공지능은 미완성된 외계 생명체처럼 차가운 지능체다. 딥마인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딥마인드 알고리즘은 자체 시스템 결함들을 가차 없이 찾아내는 자동화 시스템이다’고 말했다. 자동화 알고리즘 기술은 구글 자율 주행차, 금융 거래 등에서 널리 쓰인다. 인공지능은 역사상 최초로 지능과 의식을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나 엘런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이 인류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인류가 다른 생명체보다 똑똑해 자연계를 지배한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보다 빠르지도 않고, 힘이 세지도 않고, 더 현명하지도 않다.

인공지능은 계속 학습하며 똑똑해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지능·초(超)지능 기계 장치를 다룰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차세대 과학의 선두 주자임엔 틀림없다. 반면 인공지능은 인류 수평선 끝에 드리울 검은 먹구름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인간의 마지막 창조물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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