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컨소시엄 “서민 대상 중금리 대출이 핵심”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10.29 09:55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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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전략 설명…“대기업 대출은 지양”
김인회 KT전무가 K뱅크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민보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신청을 낸 K뱅크의 핵심 사업은 서민 대상 중금리 대출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김인회 KT K뱅크 추진 TF장(전무)은 “금융 업계에서 비용은 곧 리스크”라며 “컨소시엄이 보유한 데이터를 이용해 입체적인 평정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KT컨소시엄은 이날 자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K뱅크는 큰 기업 위주 대출 사업은 당장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김인회 전무는 “주요 대상은 중소상공인이나 영세한 개인기업”이라며 “대기업 대출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컨소시엄이 구상한 상품은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 중금리 대출이다. 시중은행은 담보물이 없거나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 대한 대출 이자율은 4.9% 정도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대출 문턱이 낮은 대신  금리가 15%정도로 비싸다.

KT는 이처럼 ‘금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용등급 4급~7급 사이 2000여만명을 중점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동네 상점 80%는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K뱅크 대출 사업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선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KT 통신 서비스와 비씨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LG리테일이 보유한 거래 정보와 우리은행 금융 정보 등을 통해 얻은 데이터가 평정 기준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K뱅크 측 계산이다. 금융거래 뿐 아니라 소비자 구매 정보도 신용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것이다.

 

KT컨소시엄 기업에 2억명이 가입해 있고 결제 건수를 합하면 68억건에 달한다. 이 정보가 모이면 ‘빅데이터’가 된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케이티는 과거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을 결정하고 조류독감이 창궐했을 때 빅데이터 분석으로 전염 경로를 알아내는 등 역량을 갖췄다”며 “금융 활동 뿐 아니라 모든 경제활동을 평가해 신용과 금리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고객과 접점이 없는 게 K뱅크 컨소시엄의 단점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서비스다. KT는 이런 단점을 없앨 인프라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지점이나 GS리테일 편의점 속 ATM기, 심지어 공중전화 박스도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모 은행은 실제로 1500개 KT공중전화 박스에 전력선과 인터넷망을 이용해 ATM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출금 거래는 물론 본인인증, 계좌개설, 대출 업무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ATM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K뱅크는 모바일이 중심이다. 컨소시엄에 속한 우리은행은 모바일 대출 사업인 위비뱅크를 성공시켰다. 박기석 우리은행 부행장은 “위비뱅크는 우리은행 내 한 사업부에 불과하다”며 “위비뱅크 노하우를 바탕으로 K뱅크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조 뱅크웨어 글로벌 대표는 “KT가 가진 통신 데이터와 비씨카드 결제 데이터, 우리은행 데이터를 다 수집해 분석하면 다른 컨소시엄보다 훨씬 좋은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율 4%인 KT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냐는 문제도 지적됐다. 대기업인 KT는 은행법이 개정돼도 K뱅크 대주주가 될 수 없다. 김인회 전무는 이에 대해 “KT가 우리은행과 만나 협의하기 시작한 게 지난 6월”이라면서 “지금까지 컨소시엄이 인가신청을 하기까지 이끌어온 코디네이팅(coordinating) 능력으로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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