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캠퍼스 찾은 에릭 슈미트 회장 “기계학습이 다음 혁신”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10.29 13:32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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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배우기, 한국 여성 사회 참여 독려
에릭 슈미트 구글 CEO가 29일 서울 대치동 소재 ‘구글 캠퍼스 서울’을 찾아 강연하고 있다./사진=구글코리아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이 향후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을 예견했다. 한국처럼 연결성 높은 사회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창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29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커넥트(Connect)’ 행사에 참석해 이혜민 핀다 대표와 대담 형식으로 강연했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자사 프로젝트 ‘구글포토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구글포토스 서비스는 예를 들면 사진을 찾기 위해 허그(안기)를 입력하면 안고 있는 사진이 검색돼 뜨는 것”이라며 “컴퓨터가 스스로 안는 행위가 어떤 장면인지 파악하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계학습을 가능케 하는 첫걸음은 컴퓨터의 시력이 사람보다 좋아진 데 있다. 슈미트 회장은 “컴퓨터 시력이 인간보다 좋은데 컴퓨터가 인간 대신 운전을 하는 게 어떤가”라며 “지금은 사람이 컴퓨터보다 결정이 빠르지만 컴퓨터가 더 결정을 잘하게 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컴퓨터 시각을 바탕으로 한 기계학습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슈미트에 따르면 구글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헬스케어(health care) 산업 등에서 기계학습을 활용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컴퓨터는 지금 사람이 보고 결정하는 엑스레이 등 이미지를 더 빨리 많이 보고 기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히며 한국이 구글 뿐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에게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구상 인터넷이 가장 빠르고 연결이 잘 된 나라”라며 “이런 예외적인 강점(exceptional strength)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삼성전자나 LG전자 뿐 아니라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도 이익을 보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구글플레이가 가장 성공한 나라”라면서 모바일 기기 사용률도 놓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한국인들이 더 개방적이고 세계적인 관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슈미트 회장은 정부규제에 대한 입장도 에둘러 표현했다. 우버 같은 기술 기반 기업들이 규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질문에 “세계적으로 혁신이 이뤄지면서 사람들은 더 좋은 것을 고를 선택권을 갖고자 한다”면서 “이들은 정부가 규제하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슈미트 회장은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면서 실패를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나라에 실리콘 밸리 같은 곳이 있기는 힘들다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우버 같은 기업이 나오기 까지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며 “지원을 하면서도 기업들이 실패해보도록 어느정도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 여성의 사회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한국의 높은 교육 수준이 기술이 발달할수록 강점이 된다는 것이다. 기계가 똑똑해지면 결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에 맞서 더 교육 받고 똑똑해져야 한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에는 고학력 여성이 많다”면서 “한국 여성은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성공시키려면 인적 구성도 이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이나 성소수자, 외국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석세스(global success)는 글로벌 베이스(global base)를 필요로 한다”고 슈미트 회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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