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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열망하지만, ‘안보’도 중시한다”

총선 승패 가름할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들의 정치 성향 분석

조유빈 기자 ㅣ you@sisapress.com | 승인 2015.10.29(Thu) 15:10:00 | 13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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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2030세대가 매우 진보적이고, 그래서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가만히 있어도 청년층이 우리에게 표를 줄 것이란 자만에 빠져선 안 된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새정치민주연합 초선 의원의 말이다. 선거 때마다 통용되는 공식은 20~30대는 야당 지지, 50대 이상은 여당 지지 성향으로 갈라지고, 그 중간인 40대가 승패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야당 의원의 말처럼 지금의 2030세대들의 정치 성향은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렵다. 따라서 40대가 아니라 20~30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년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도’를 지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정된 경제와 복지가 공통분모다. 여야가 모두 중도로 집결하면서, 표 차이는 오히려 2030세대에서 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이다. 야당은 당연히 2030세대에 주목하고 있고, 지금까지 청년 세대를 홀대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새누리당도 모바일 정당을 만들고 홍보 동영상을 찍는 등 청년층에 다가가는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3년 3월23일 천안함 피격 3주기를 맞이해 청년단체 ‘위메이크 코리아’ 회원들이 희생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야가 청년층에 집중하는 것은 더 이상 2030의 표심을 홀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1438만명으로 5060세대를 합친 수보다 400만명 많다. 지난 2012년에도 2030세대가 전체 유권자의 37.9%를 차지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18대 총선 이후 상승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총선 투표율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18대 총선(28.1%)에 비해 13.4%포인트 오른 41.5%까지 올라갔고, 30대 유권자 투표율도 35.5%에서 45.5%로 10%포인트 올랐다. 2030세대가 확실하게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도 여야가 잠재적 표를 노리는 이유다. 지난 8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20대 응답자 중 45%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대답했다.

“내년 총선, SNS 영향력 언론 넘어설 것”

“2030은 ‘변화’를 열망한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판단의 오류(1)=세대’ 보고서에 따르면, 5060세대와 2030세대는 서로 다른 성장기를 겪으면서 크게 다른 삶을 살아왔다. 5060세대가 냉전 시대 이념적 대결과 ‘3김(金) 시대’ 지역 갈등 속에서 자랐다면, 2030세대는 그 틀의 밖에서 성장했고, 그렇기 때문에 2030세대를 진보냐 보수냐로 가르는 것 자체가 낡은 프레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 나아가 결혼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취업의 어려움, 학자금 대출과 높은 주거비용이라는 3중고를 겪으면서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목말라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30대는 불만·불신·불안의 ‘3불 세대’라는 말까지 듣는 연령층이다. 사회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해지고, 이것이 곧 우리 사회의 ‘주류’를 대표하는 현 집권 여당에 대한 반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의식은 2030세대를 대표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타고 퍼진다. SNS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상황에서 이제 여야 모두 SNS를 잡고 청년층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배운철 소셜 미디어 전략연구소 대표는 “내년 4월 총선부터 SNS의 영향력은 기존 언론을 넘어설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등은 SNS상에서 여당에게 불안 요소다. 2030세대를 상대로 SNS 정책을 내놓을 때 누가 얼마나 구체적인 세대별 맞춤 전략을 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SNS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여야를 지지하는 층이 고착화되면서 지지 정당을 SNS를 통해 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이른바 ‘빅마우스’들이 남긴 글이 기사화되면서 2, 3차 지지가 확산되는 식”이라며 “여당이 SNS를 적극 활용해 2030세대와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10명 중 7명 “노동 개혁 실효 없다”

2030세대의 가장 큰 요구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키겠다는 정부의 노동 개혁에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임금피크제와 함께 채용과 고용의 유연화를 주요 방안으로 하는 정부의 노동 개혁이 기업들로 하여금 더 많은 청년을 채용하게 할 것인지’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5%가 ‘현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 응답했다. 특히 노동 개혁의 대상이 되는 2030세대에서 가장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20대 10명 중 6명은 노동 개혁이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봤고, 30대는 10명 중 7명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된 국정 교과서 논란에서도 2030세대와  5060세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0월22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한 전체 반대 비율은 52.7%였다. 20대의 반대 비율은 78.4%, 30대의 반대 비율은 66.5%에 달했다. 반면 50대는 52.8%, 60세 이상은 67.5%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했다.

이렇듯 2030세대가 날 선 정책 비판을 내놓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안보에 대한 2030세대의 생각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8월 북한의 포격 도발 사태 이후 매일경제와 리서치 전문 회사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2030세대의 달라진 안보관이 눈에 띈다. 한반도 긴장 사태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북한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82.8%를 차지했으며, 76%가 “천안함 피격 때보다 북한 정권에 대한 적대감이 심해졌다”고 답했다. 또 80%가 “군사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인터넷상에 “언제든 국가의 부름에 응하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자신의 SNS에 예비군복 착용 모습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남북 고위 당직자 접촉 합의 이후인 8월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합의문에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데 대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에 대해 20대의 82.7%, 30대의 72.1%가 ‘유감 표명이 미흡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남북 합의 내용에 대해서 불만족한다’는 비율 역시 20대는 31.5%, 30대는 42.6%로, 50대 13.5%, 60대 11.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안보 혁신 없으면 야당은 필패”

통일연구원의 정영태 박사는 “2006년부터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는 등 실질적 위협 사태가 터졌다. 반복된 위기를 겪으면서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취됐고, 위기 상황이 반복되면서 대북 관계와 안보에 대한 언론 노출 빈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해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정치 집단일지라도 안보와 관련한 새로운 보수화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박사는 “안보논리에서 여당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야당이 움직이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비무장지대, 군부대를 방문한 것, 목함지뢰 사건 이후 피해 장병에게 문 대표가 달려간 점들이 이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의 시도가 ‘제스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은 “야당 정치인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늉만 하는 셈”이라며 “2030세대가 북한의 실질적 위협을 몸소 겪는 상황이다. 야당이 안보정책과 관련해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런 2030세대의 안보의식 변화를 ‘신안보주의’가 아닌, 북한을 다른 국가로 인식하는 ‘탈민족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가 ‘소통 미흡’ ‘불투명성’인 것에 비해 긍정 평가 이유가 ‘대북·안보정책’인 것을 보면, 2030세대 사이에서 안보에 대한 의식이 정권 평가 요소로도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청년을 버린 나라에 미래는 없다” 
유지훈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 위원장 인터뷰


2030세대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는 2015년 2월 발기인을 모집해 청년들끼리 수립했다. ‘우리 힘으로 청년 문제를 해결하자’는 모토로 각종 사안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을 모아 청년 의제 발굴, 각종 강좌 개설, 정치 현안에 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청년공감 전국 투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의 어떤 정책을 비판할 목적이 있었는지.

수도권에서는 주거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부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청년 자살률’이다. 전남 지역의 경우 일자리 자체가 없어 취업을 체념하는 분위기다. 제주는 관광 사업이 확장되면서 아르바이트가 일자리로 많이 늘어났지만,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다. 지역마다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모아 12월 예비후보 등록 때 각 정당이 청년 정책을 첫 번째로 내놓을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우리나라 2030세대의 정치 참여율이 저조하고 관심도가 낮다는 분석이 있다. 젊은 층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길은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 참여를 해야 바뀌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가 투표를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찍을 사람이 없다. 야당도 청년 문제가 부각되기 때문에 공약을 하는 것이지 지금까지는 청년층이 표가 된다고 생각한 적 있었나. 사진 찍기용으로 전락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닌, 진정성이 있는 공약을 원한다. 기득권 사이에 들어가기보다는 실제로 생각을 현실화시키고, 청년층의 변화를 스스로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만들고 싶었다.

노동 개혁 등 정부 정책이 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예컨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의 경우,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중소기업의 월급을 높여주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정부가 제시한 임금피크제, 취업-일자리 병행 프로그램, 시간제 일자리 등은 청년층이 요구하는 안정된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재벌 사내유보금 청년고용세를 과세해 공공 부문 대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 월급을 높여주는 것, 일명 ‘삼포 방지법’이라는, 취업 준비 기간에 교통비·통신비·주거비를 지원하는 정책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것, 현재 1%가 안 되는 청년 고용 재정을 3%까지 높이는 것이 우리가 주장하는 내용이다.

여야가 2030세대의 잠재적 표를 노리는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야에서 제시했으면 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만 해결되면 청년층의 문제 대부분이 해결된다. ‘현재 20대’의 ‘향후 20년’을 보아야 하는 문제다.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복지 개념으로 보고 선심 써서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렸다고 생각하고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여야에 가장 바라는 것은 진정성이다. 청년층 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공약으로만 내세우지 말고, 당장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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