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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채 가시기도 전에…

원인불명 ‘건국대 집단 폐렴’ 사태 일파만파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5.11.05(Thu) 13:32:45 | 1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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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건국대 원인불명 집단 폐렴’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그 원인을 화학물질에서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학 전문가는 화학물질에 의한 폐렴 사례를 들어본 적도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또 화학물질에 의한 폐렴이라면 지금과 다른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 당국의 전문성이 의심받는 대목이다.

이번 폐렴은 기존 폐렴보다 확산 속도가 빨라 원인불명으로 분류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부 환자의 유전자와 혈청 항체를 검사했다. 그 결과 세균(백일해·디프테리아 등)과 바이러스(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 등) 15종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현재 다른 감염병(브루셀라·큐열·레지오넬라)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음성이라고 해서 감염원인 가능성을 최종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증상에 따라 재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 폐렴 환자가 발생해 폐쇄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은 10월30일 한적한 분위기였다. ⓒ 집단 폐렴 환자가 발생해 폐쇄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은 10월30일 한적한 분위기였다. ⓒ 시사저널 임준선

“화학물질에 의한 폐렴? 그런 사례는 없다”

원인을 찾지 못한 보건 당국은 화학물질의 관련성까지 조사 중이다. 동물체에서부터 화학물질까지 모두 폐렴의 소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화학 전문가는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세균과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발병하지만, 화학물질은 호흡기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현재와는 다른 증상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된 사람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지, 미생물처럼 수십 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전파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내가 감염병 전문가는 아니므로 화학물질에 의한 폐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어도, 화학자로서 지금까지 화학물질에 의한 폐렴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미생물과 화학물질에 의한 증상을 구분해 설명하지 못하는 보건 당국의 전문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폐렴 환자는 10월19일부터 발생했다. 최초 환자 3명은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데다 환자 수가 10명으로 늘어나자 건국대병원은 일주일 후인 10월27일 광진구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소는 이 내용을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월28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역학조사를 벌였다. 역학조사반은 환자가 모두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내 면역유전학과(4층)와 동물영양학 실험실(5층) 등 3개 실험실 소속이라는 점과 최근 일주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병한 점에 주목하고, 이들이 공통으로 노출된 원인을 찾고 있다. 건국대는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해당 건물을 폐쇄하기로 했다.

10월29일 환자 수는 31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증세가 가벼운 8명은 자택 격리됐고, 23명은 국가격리병동에 입원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병원의 한 교수는 “환자 중 일부가 항생제 투여 후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세균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월30일 환자가 추가로 발생해 질병관리본부는 정확한 수를 집계 중이다. 입원 환자의 증세는 주로 폐렴, 호흡기 증상, 발열 등이다. 보건 당국은 10월8일부터 28일까지 해당 건물을 출입한 사람 중 증세를 보이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0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10월25일 SK그룹 공개 채용 시험이 해당 건물에서 시행됐다. SK그룹은 대상자 500여 명에게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질병관리본부로 신고하도록 개별 공지했다. 이로써 능동 감시 대상자는 모두 1350명이 됐다. 능동 감시 대상자는 정상 생활을 하면서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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