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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빚’ 처리에 골머리 앓는 청계재단

50억 채무상환 기한 또 넘겨야 할 판…청계재단 “매각 진행 잘되고 있다”

이승욱 기자 ㅣ gun@sisapress.com | 승인 2015.11.05(Thu) 13:44:20 | 1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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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인 제가 재산을 내어놓아 이렇게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가진 이들이 앞장서 책임을 다하는 풍토(noblesse oblige)를 만들어가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2009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재단법인 청계(이하 청계재단)를 설립하기 위해 교육청에 제출한 설립 취지서의 한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유세 중 “선거 당락에 관계없이 앞으로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채를 제외한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BBK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증폭되자 ‘재산 사회 환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3건과 예금 등 약 331억원(평가액 기준)을 출연하고 대통령 당선 후 2년 만에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데 이르렀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며 야심 차게 설립한 청계재단이 지난 6년간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재단 설립과 운영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청계재단의 ‘장기 차입금 미상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채를 떠안고 설립된 재단이 이 빚을 지난 6년 동안 상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칫 재단 설립 허가가 취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청계재단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 시사저널 박은숙

장기 차입금 상환 6년째 ‘미적미적’

청계재단은 지난 2009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09-4번지(영포빌딩)와 서초동 1717-1번지(대남주빌딩), 양재동 12-7번지(영일빌딩) 등 부동산 3건과 개인 예금(8104만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당시 부동산 평가액(2009년 기준)은 근저당 설정액과 임대보증금 등을 제외하면 약 330억6000만원에 이르렀고, 이 부동산은 모두 재단의 기본 재산에 편입됐다.

청계재단의 채무상환 논란은 이 전 대통령이 출연한 부동산 중 대남주빌딩의 차입금에서 비롯됐다. 대남주빌딩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재단 설립 전인 2008년 4월 이 건물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30억원(채권최고액 36억원)을 빌렸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이 차입금으로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게 영일빌딩을 담보로 빌린 돈 39억원(채권최고액 기준)을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입수한 2009년 8월20일 청계재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대남주빌딩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30억원과 재산 출연에 따른 부담부증여금 및 제세공과금(약 20억원) 등을 부담해야 했고, 이를 위해 다시 대남주빌딩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연 6% 이자로 50억원(채권최고액 60억원)을 빌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재단 설립 업무를 담당했던 서울시 강남교육지원청은 재단 측이 빌린 50억원(채권최고액 60억원)을 장기 차입금으로 보고 재단 측에 상환계획서를 요구했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의 규정에 따르면, 재단이 장기 차입을 할 경우 3년 내에 기금 및 부동산 매각 방법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도록 돼 있다. 재단 측도 상환계획서를 통해 “차입금은 기금을 마련해 3년 내 변제하고, 미상환 시 부동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청계재단이 장기 차입금 상환 기한이었던 2012년 9월21일까지 상환을 하지 않아 논란이 빚어졌다. 재단 설립 및 관리 업무를 강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이관받은 서울시교육청은 상환 기한을 석 달여 앞둔 2012년 6월 상환 촉구 공문을 재단 측에 보냈고 상환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청계재단은 상환 기한을 넘겨서도 장기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결국 2012년 11월 서울시교육청은 청계재단에 재발 방지(경고)를 전제로 2015년 11월1일까지 상환 기일을 한 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두 번째 상환 기한을 이틀 앞둔 10월30일 현재까지도 상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기 차입금 상환을 약속한 후 6년이 지나도록 상환이 미뤄지면서 청계재단이 장기 차입금 상환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청계재단 측 관계자는 “2012년을 전후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됐고 2013년 부동산업체를 통해 매물로 내놨지만 가격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매각을 하려는) 영일빌딩의 2009년 평가액은 90억원가량이었지만 지금 평가액은 140억원이 넘는데 (일찍) 매각을 했다면 손실이 더 크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자꾸 문제가 있다고 보도하지만 매각은 순조롭게 되고 있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장기 차입금 상환 기한을 넘겨도 바로 행정절차를 밟는 것은 아니다”면서 “청계재단으로부터 매각 추진 상황을 전달받고 있는데 조만간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 부실화 주장 등 논란 끊이지 않아

하지만 자칫 부동산 매각이 다시 지지부진해질 경우 재단 설립 허가 취소 등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여지도 있다. 특히 이미 한 차례 상환 기한을 어긴 상황에서 다시 상환 기한을 연장해줄 경우 ‘특혜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장기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교육청은 실태조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재단 설립 취소를 할 수 있다. 설립 취소를 하면 청계재단의 재산은 모두 서울시교육청에 귀속된다.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장기 차입금의 상환이 이뤄진다고 해도 청계재단을 둘러싼 잡음이 쉽게 잦아들지 의문이다. 청계재단의 부실화 논란이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은 최근 4년간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14년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은 3억2295만원으로, 2010년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6억1915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2010년 사망)의 부인 권영미씨가 2010년 11월 다스 지분 5%(평가액 101억3800만원)를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거액의 기부 수입도 없는 형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한국타이어의 기부금 지급은 2012년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계재단 관계자는 “장학 사업 등 청계재단 운영에 문제는 없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재단 설립 취지를 왜곡하는 (악의적인) 언론 보도에도 대응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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