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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신동주의 입’을 자처했을까

민유성 前 산업은행장, 롯데家 형제 경영권 분쟁 뛰어든 배경 둘러싸고 해석 분분

박준용 기자·송혜영│전자신문 기자 ㅣ . | 승인 2015.11.05(Thu) 15:56:29 | 1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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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경영권 2차 분쟁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 외에 언론의 주목을 받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바로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다. 그는 한국어를 잘 못하는 신 전 부회장의 ‘입’을 자처하며 형제간 분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민 고문이 롯데가(家) 분쟁에 나서 ‘신동주 진영’을 진두지휘하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때 국책은행의 총수였던 인물이 재벌가 경영권 다툼에 뛰어들어 한쪽 편에 서서 활동하는 모양새가 부적절해 보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민 고문은 신 전 부회장과 리먼브라더스 서울지점 부소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고 설명한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2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1954년생 동갑)”라며 “자신이 (한국) 언론에 잘못 보도되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이 내게 도움을 청해 전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전 부회장이 한국 언론 경험이나 인맥이 없어 신동빈 회장 측의 롯데그룹이 의도한 분위기대로 여론이 흘러가고 있다며 억울해했다”고 덧붙였다.

10월8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이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유성 고문(왼쪽)이 함께 참석해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민유성 고문은 2008~11년 산업은행장과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경기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영 전문 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입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몸을 담았다. 모건스탠리,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리먼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 등을 지냈다. 정치권과 금융계에서 그는 이른바 ‘MB(이명박) 라인’으로 통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에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주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가격 차이로 포기했는데, 이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날부터 불과 5일 전이다. 이 때문에 논란이 커지자 임기를 3개월 남긴 2011년 3월 중도 퇴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그가 롯데 사태에 나선 배경을 놓고 ‘순수한 의도는 아닐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전적 보상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목적 때문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민 고문은 현재 나무코프라는 사모투자펀드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사모펀드를 설립하면 투자자가 모일 줄 알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한다. 일각에서 나무코프의 투자 손실이 커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그에 대해 “국책은행장까지 했는데 남의 집안싸움에 끼어드는 리스크를 안은 이면에는 ‘금전적 보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게 향후 펀딩을 받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접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민 고문은 “나무코프는 손실을 본 바가 전혀 없다”고 기자에게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민 고문이 신 전 부회장의 대리인인 조문현 변호사(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김수창 변호사(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와의 친분 관계 때문에 롯데 일가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민 고문은 두 변호사와 경기고 동창이다. 셋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중견 로펌 대표인 두 변호사가 민 고문을 영입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거액의 수임료를 제시하며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을 법률대리인으로 세우려 했다. 하지만 대형 로펌들은 한국 롯데와의 관계가 틀어질까 두려워 수임을 거절했다. 김앤장은 신동빈 회장 측 변론을 맡았다. 이때 중견 로펌 대표인 조 변호사와 김 변호사가 이를 기회라고 판단해 사건을 수임했다”면서 “두 대표가 사건을 수임한 이후 ‘여론전’에서 밀릴까 걱정돼, 한국에서 영향력이 큰 민 고문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유성 고문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합류하면서 SDJ코퍼레이션에 함께 데려온 인물은 과거 산업은행장 시절 홍보 실무를 담당하던 한 임원이다. 그는 국내 언론 대응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다툼 1라운드에서 진 원인이 한국 언론에 대응을 잘못해서라고 파악한 것 같다”면서 “한국 언론을 잘 아는 민 고문을 통해 이런 부분을 개선하려 하고 있고, 실제로 언론 대응 능력이 일정 부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 고문은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여러 언론사를 방문해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일이 잘 풀릴 경우 민 고문이 상당한 성공 보수를 약속받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반격을 알린 긴급기자회견을 준비했던 ‘웨버 샌드윅’ 홍보대행사가 약속받은 금액만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에 선 법무법인도 확실한 금전적 보상을 약속받았다. 민 고문의 성공보수는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 고문은 “(보상)부분은 개인적인 것으로 언론에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민 고문이 포스코 수사에 거론되는 탓이다. 검찰은 지난 7월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조사하며 산업은행을 함께 살폈다. 산업은행이 포스코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30억~100억원가량의 이득을 더 볼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한 사실에 주목했다. 검찰은 이것이 배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검찰 수사가 당시 산업은행장이었던 민 고문 등 윗선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7월, 송재용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혐의는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배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검찰의 수사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민 고문이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면서 신 전 부회장 측과 밀착하는 것이 검찰 수사의 방패막이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민 고문은 “이상득 전 의원도 불구속 기소를 한다는 상황에서 (내가) 연관이 돼 있으면 나 역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전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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