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부 장관 “원전 찬반투표, 법적 근거와 효력 없어.. ‘원전소통위원회’ 구성”
  •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 승인 2015.11.13 11:13
  • 호수 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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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영덕 찬반투표와 관련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산업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덕 찬반투표 관련 담화문을 발표했다. 윤 장관은 담화문에서 “이번 투표는 법적 근거와 효력이 없으므로 정부는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과 소통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원전소통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한 원전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덕군은 2010년 지역발전을 위해 군의회 의원 전원의 동의를 거쳐 원전 유치를 신청했다. 정부는 적법 절차를 거쳐 2012년 천지원전 예정구역을 지정·고시했다. 하지만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간 갈등이 계속 돼 왔다.

결국 지난 11~12일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전체 유권자 3만4432명 중 1만1201명(32.53%)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원전건설 반대표는 1만274표가 나왔다.

주민투표는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이번 투표에서 투표율은 32.5%에 그쳐 투표자 수 미달로 효력은 상실됐다.

◇윤상직 장관 담화문 전문

원전 찬반투표 관련 영덕군민에게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영덕군민 여러분,

2010년 영덕군은 지역발전을 염원하면서 군의회 의원 전원의 동의를 거쳐 원전 유치를 신청하였으며, 정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2012년 천지원전 예정구역을 지정·고시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 한수원은 예정구역 고시 이후 군민 여러분과 다각적으로 소통하여 왔고, 특히 지난해 11월 정홍원 총리의 영덕 방문을 계기로 범정부적인 지원 사업을 마련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확정된 원전건설과 관련하여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찬반투표가 있었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주무장관으로서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투표는 법적 근거와 효력이 없으며, 따라서 정부는 투표결과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지만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영덕군민이 계시다는 점을 정부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안전한 원전 건설과 운영, 상생의 지역 발전을 위하여 더욱 세심한 배려와 열린 소통을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먼저 지난 10월 20일 산업부와 한수원이 제안한 대규모 열복합단지 조성 등 10대 지역발전 사업은 반드시 신속하게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군민들께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는 특화의료시설, 종합복지관, 원자력연수원 등은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10대 사업의 추진을 위해 산업부, 한수원, 영덕군과 경북도, 군민대표가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겠습니다. 

둘째로 작년 총리 방문시 약속한 강구외항 건설, 축산-도곡간 도로 개선 등 정부차원의 지원사업도 차질 없이 시행함으로써 군민들께서 염원하시는 지역발전이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안전한 원전 건설과 운영이 되도록, 정부와 한수원은 열린 자세로 군민들과 소통하고, 건설단계부터 원전과 관련한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정례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부, 한수원,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원전소통위원회를 구성·운영하겠습니다.

군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소통활동에 귀 기울여 주시고 동참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영덕군민 여러분,

이제 천지원전 건설을 위하여 토지보상협의 등 법적·행정적 후속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원전건설이 영덕군의 밝고 풍요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정부는 열린 마음과 낮은 자세로 동참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정부를 믿으시고 천지원전과 함께 시작하는 영덕의 백년대계 실현을 위한 긴 여정에 군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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