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게임쇼 ‘지스타’ 공개 비판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
  • 승인 2015.11.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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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이들과 비디오 게임방 가서 권투 게임 하는 사람”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 경제매체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원태영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게임산업에 관심이 많은 의원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바쁜 와중에도 ‘2015 지스타’를 찾아 지스타와 게임 산업에 대한 쓴소리를 내놨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전 의원은 “지스타에 해외 유명 게임사들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이 ‘당명 개정 이슈’ 등으로 급박한 상황인데 ‘지스타 게임쇼’를 찾는 것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게임 산업 관련 이슈도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할 때는 꾸준함이 중요하다.”

-평소 게임 산업 부흥을 주장하는데 의원이 아닌 가장으로서 자녀들이 게임을 해도 혼낸 적이 없나.

“난 아예 아이들을 데리고 ‘플스방(비디오 게임방)’을 가서 권투 게임을 같이 했던 사람이다.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면 오히려 아이들이 게임과 몰입에 빠지지 않게 된다.”

-게임쇼 지스타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뭔가.

“지스타는 2005년 여러 게임전시회가 통합된 형태로 조직되면서 무엇보다 규모 중심의 대형 전시회로 기획됐다. 당시 한국 게임업계의 주류는 대형 PC 온라인게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중심으로 설계됐다. 그런데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의 장르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지스타 전시회 성격 자체에 변화가 없다. 모바일 게임 관련 업체들이 거액을 주고 지스타에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다.”

-지스타 부흥을 위해서라도 행사가 다시 서울에서 열려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접근성이나 상징성을 볼 때 한국의 G(게임)밸리가 되고 있는 성남 등 수도권에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장소가 마땅치가 않다. 킨텍스는 주변 숙박시설이나 접근성이 좋지 않다. 또 경기도와 서울시는 부산보다 투자 의지가 없다. 경기도와 서울시가 의지를 가지고 시설투자를 하고 지스타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한다면 모를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부산에서 계속 치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지스타를 주도해나가는 것과 관련해 ‘넥스타’라는 비판도 있다.

“올해 지스타의 경우 특히 넥슨 의존도가 심했던 상황이어서 ‘넥스타’라는 말까지 나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스타에 참여하는 것은 칭찬할 일이지 비판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지스타에 넥슨이나 엔씨에 버금가는 외국 게임회사들을 유치하지 못하는 폐쇄성은 문제가 있다. 블리자드-EA와 같은 대형 외국 게임회사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넥슨, 엔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

-넷마블이 지스타에 불참한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스타가 모바일게임을 홍보하는데 적합한 공간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넷마블은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인 만큼 지스타에 참여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게임회사들을 보면, 산업 규모나 발전에 비해 사회적 활동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 그나마 넥슨의 경우가 사회적 투자가 많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면서 활동을 하지만 그 외의 대형 게임회사들은 자사 게임을 성공시키는데만 관심을 쏟지 사회적 관심이나 활동은 부족하다.”

-게임이 외화를 벌어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콘텐츠 산업에 비해 인식이 좋지 않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학교에서 게임에 대해 올바른 교육을 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려 한다.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아무리 막아도 게임을 100% 통제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럴 바에야 건강하게 즐기게 하는 것이 훨씬 낫다. 다행히 갈수록 게임과 몰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게임과 몰입군’은 2011년 2.5%에서 2012년 0.8%, 2013년과 2014년 0.7%로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30~40대 학부모들이 점점 많아지면 게임과 몰입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 본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고, 좀 더 오픈된 공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게임에 대한 과몰입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게임 규제 혁파를 주장하는데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혁파하자고 하는 것은 그러한 규제가 실제 아이들의 게임과 몰입을 막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셧다운제를 시행한 이후 아이들의 게임 이용이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하고, 반대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 부모 주민번호를 악용하거나 남의 명의를 도용하는 불법 행위는 빈번해졌다. 게임규제는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리는 행위다. 게임은 광장으로, 열린 공간으로 내놓을수록 부작용이 줄어드는 문화콘텐츠다.

-게임산업진흥원 부활을 주장하는데 어떤 인사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보는가.

“현재 콘텐츠진흥원 인사를 보면 게임산업진흥원 출신들이 승진에서 밀리고, 퇴사한 사람들이 많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게임을 전공했거나 현장에서 게임관련 투자를 했던 인재들이 필요하다.”

-게임과 별도로 최근 SKT와 CJ헬로비전 합병이 유료방송 및 알뜰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실적으로 보면 케이블 시장이 계속 사양화 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가 이뤄질 기회다. 새로운 시장 형성을 위한 자본유입 측면에서 보면 규모있는 투자를 통해 케이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압도적인 시장선도 사업자가 생겨났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CJ헬로비전이 알뜰폰 1위 사업자라 하지만 실제 CJ헬로비전의 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KT의 망을 빌려 쓰는 형태이기 때문에 두 합병이 알뜰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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