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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한국 침투 이미 시작됐다

테러 위협 징후 곳곳에서 나타나…더 이상 남의 일 보듯 할 수 없어

안성모 기자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5.11.26(Thu) 20:57:40 | 13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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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잔혹한 테러에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11월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는 최소 129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 파리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11월20일에는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의 5성급 래디슨블루 호텔에 이슬람 무장 세력이 난입해 인질 170명을 사로잡고 이 중 일부를 살해하는 참극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파리 테러’나 ‘말리 테러’는 특정 고위 인사나 주요 기관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테러로부터 안전한 걸까. 그렇지 않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경찰청은 11월18일 국내에서 불법 체류하며 국제테러단체 ‘자흐밧 알 누스라’(승리전선)의 지지 활동을 해온 인도네시아인 A씨를 충남 소재 자택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10월7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대테러 및 항공기 사고수습 종합훈련’에서 육군 특전사 대테러부대 요원들이 항공기 내 테러범을 진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알 누스라는 2012년 시리아에서 설립돼 2013년 독자 세력화한 테러단체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알 누스라의 조직원은 1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지난 6월 시리아 드루즈 지역 주민 20명을 살해하고 지난해 8월에는 시리아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 45명을 납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위조 여권을 이용해 국내로 불법 입국한 A씨는 최근 수개월 동안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알 누스라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알 누스라의 깃발을 흔드는 영상과 알 누스라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려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2월 시리아에서 교전 중 사망한 인도네시아인 IS 대원의 소지품에서 한글로 된 명함이 발견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이 11월1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한 사례 중 하나다. 국정원에 따르면, 해당 IS 대원의 소지품 가운데는 대구 지역의 교통카드와 한글 사원증도 있었다고 한다. 확인 결과, 이 인도네시아인은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2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국정원은 또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10명이 IS를 공개 지지한 것도 적발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자생적인 IS 동조자, 이른바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올해 1월에는 18세인 김 아무개군이 SNS를 통해 IS 대원과 교감을 나눈 후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넘어가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김군 외에도 IS에 가담한 한국인 대원이 더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국정원은 김군처럼 직접 IS에 들어가기 위해 출국하려던 2명의 한국인을 적발해 공항에서 저지했다고 밝혔다. 2월에는 유튜브에 IS 대원 한 명이 태권도 동작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IS 내에 태권도를 가르치는 한국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IS 표적 ‘십자군 동맹국’에 한국도 포함

이제 한국도 더 이상 테러를 남의 일 보듯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시사저널은 제1353호(2015년 9월21일자)에서 ‘IS의 칼끝이 동쪽을 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IS가 한·중·일 3국을 정조준하고 나선 상황을 보여주며 높아진 국내 테러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동안 IS의 실체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왔다. 김군이 어떤 경로를 통해 IS에 가담했는지도 집중 취재했다.

지난 9월9일 IS가 영문으로 발간하는 인터넷 잡지 ‘다비크’에 이른바 ‘인질 판매 광고’가 실렸다. 몸값을 주고 인질을 찾아가라는 내용의 광고였다. 그런데 두 명의 인질 가운데 한 명이 중국 베이징(北京) 출신의 컨설턴트인 것으로 확인돼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11월20일 국내에서 IS를 지지하는 인도네시아인 A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올해 1월과 2월 자국의 사업가와 저널리스트가 잔혹하게 참수를 당한 일본의 경우 IS의 직접적인 테러 목표로 지목되기도 했다. IS는 ‘다비크’를 통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이슬람교도가 많은 3개국 지지자들에게 일본 대사관을 공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IS는 일본에 대한 공격을 촉구한 이유에 대해 “일본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십자군 동맹국으로 전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십자군 동맹국’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IS를 향한 군사작전에 함께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그런데 IS가 언급한 ‘십자군 동맹국’에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포함돼 있다. 주(駐)프랑스 한국대사관은 9월15일 “IS가 한국인들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으니 신변 안전에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IS는 외국인 대원들을 키워 다시 본국으로 돌려보내 테러를 일으키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중국과 일본이 테러와 관련해 부쩍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월23일 “지난해부터 서남부 국경지역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조직적인 불법 월경은 IS에 가담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언론은 “중국인 300명이 이미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동으로 건너갔다”고 전했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내무장관은 “이들이 이라크와 시리아로 넘어가서 IS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외로운 늑대’들 SNS 통해 급속히 확산

한국 상황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외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군이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로 들어가 IS에 합류한 소식을 처음 보도한 터키 일간지 ‘투르키예’의 한 기자는 시사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터키 정부가) IS에 합류하는 외국인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킬리스에서 시리아로 넘어가 IS에 몸담았다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 터키 소년이 있었는데 20리라(1만원)를 내고 안내자를 따라 시리아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군의 경우 ‘핫산’이라는 인물이 포섭해 시리아로 들어갔다. 이 기자는 “IS 리크루터들은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존재한다. 아마 핫산이 본명은 아닐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아는 리크루터들은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다. 아마 IS 리크루터들이 가장 많은 곳은 이스탄불일 텐데, 도시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S의 테러를 우려하는 국가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부분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가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해가는 상황이다. ‘군사력으로는 IS를 이겨도 SNS로는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SNS를 통한 IS의 세력 확대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언제든 제2의 김군이 SNS를 통해 포섭자 ‘핫산’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유럽 국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난민 신청을 통한 IS의 침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국내에 온 시리아 난민 200명 중 135명이 준난민 지위로 체류 중이다. 나머지 65명은 공항에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S의 테러 위협이 가져올 정치·사회적 파장도 간과할 수 없다. 테러에 대한 심리적 공포가 만연해질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테러 방지를 위한 법적 대응이 강화될 경우 자칫 공안 정국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국내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불신이 새로운 갈등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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