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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아델의 발밑에 있다

‘안티 이미지’, ‘스트리밍 대세 거부’…트렌드 거스르며 21세기 가장 성공한 가수 된 25세 영국 출신 디바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5.12.09(Wed) 23:25:14 | 13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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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가장 성공한 가수이자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슈퍼스타’. 25세의 아델은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는 디바다

요즘 여자 가수치고는 예쁘지 않다. 은근 덩치도 있다. 그래서인지 미디어들은 은근슬쩍 외모에 관해 많이 물어봤다. 그럴 때마다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 “항상 체형과 체중, 스타일 등에 관해 질문을 받는다. 남성의 경우는 대부분 그런 질문을 듣지 않지만. 내가 살이 쪘는데도 불구하고 성공하고 있는 것이 모두에게 놀라운 일인 것 같다.”

몸매는 좋지 않지만 그게 내 인생을 결정하진 못했다고 말하는 건 요즘 등장하는 가수들의 마음가짐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스물다섯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노안(老顔)’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듣고, 뚱뚱하다고 사람들이 말하고, 얼마 전에 출산했지만 엄연한 미혼모인 이 여성 가수는 지금 전 세계를 자기 발밑에 두고 있다. 아델 로리 블루 엣킨스. 우리가 보통 ‘아델’이라고 부르는 이 영국 출신 가수는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가수이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일즈파워를 가진 뮤지션이다. 수식어가 과하다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오히려 부족할 수도 있다.

모든 플랫폼이 그녀의 노래 <Hello>로 뒤덮여

일단 10월23일 4년 만에 발표한 선 공개곡 <Hello(헬로)>는 전 세계 차트를 정리해버렸다. ‘씹어먹었다’는 표현이 맞다. 팝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광풍 덕에 국민 노래가 되다시피 한 <렛잇고> 정도는 돼야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는 이 나라에서, 아델의 <Hello>는 해외에서 발매된 후 국내 공개가 늦어졌다고 항의를 받는 곡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흥행은 예견됐다. 10월18일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엑스팩터>의 30초짜리 중간광고에 갑자기 ‘Hello, It’s me’(여보세요, 나야)가 등장했다. 201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앨범 <21>로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후 “새 앨범을 발표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생각보다 공백이 길었던 아델이다. 활동 재개를 알리는 광고를 접한 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야말로 “아델!” “아델!” 난리가 났다.

그리고 사흘 후 <Hello>가 발표됐다. 이 한 곡의 노래는 이쪽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기록을 바꿔버렸다. 더 이상 바꿔버릴 기록이 없자 자신이 세운 기록을 다음 날 경신하고 그다음 날 또새로 쓰는 일을 반복했다.

뮤직비디오 호스팅업체인 VEVO에 공개한 <Hello> 뮤직비디오(이하 뮤비)는 공개 직후 첫 24시간 역대 최고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은 라이벌로 불리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Bad Blood(배드 블러드)>가 기록한 2010만 회였다. 아델이 기록한 숫자는 2770만 회다.

당시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비는 마치 영화처럼 촬영됐고 1일 1회 출연진을 공개하는 마케팅으로 화제를 끌었다. 신디 크로퍼드, 칼리 클로스 등 유명 모델부터 켄드릭 라마 등 힙합계의 거물, 제시카 알바 등 유명 배우들이 뮤비에 캐스팅됐다. 반면 아델이 조용히 공개한 뮤비에는 자신이 주로 등장할 뿐이다. <Hello> 뮤비는 유튜브에 공개된 지 5일 만에 조회 수 1억 회를 돌파했고 11월26일, 약 한 달 만에 5억 회를 돌파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가 하면, 유튜브 역대 최다 조회 수(약 24억 회)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5억 회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 3개월 정도였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금방 드러난다.

미국 내 주간 디지털 다운로드 역대 1위 기록도 아델이 갖게 됐다. <Hello>의 음원은 첫 주에만 111만 건 이상 판매됐는데, 100만 건을 넘어선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이전 최고 기록은 힙합 가수인 플로 라이다의 <라잇 라운드(Right Round)>가 기록한 63만6000건이었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이미 스트리밍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음원 다운로드는 급격하게 위축됐다. 그런 악조건에서 달성한 기록이다. 빌보드에서 주간 1위 다운로드 수는 요즘 20만 건을 넘기도 어렵다. 아델 이전 플로 라이다의 기록은 다운로드가 대세였던 2009년의 일이었다. 정리해보면 음원은 다운로드에서 기록을 갈아치우고, 뮤비는 VEVO에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즉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모든 플랫폼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는 뜻이다.

그리고 11월20일, 모든 곡을 갖춘 새 앨범 <25>가 발표됐다. 아델의 앨범은 나이대로 이름이 붙는다.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2008년 19세에 내놓은 1집 <19>는 전 세계에서 700만 장 정도가 팔렸는데, 다음 해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여자 팝보컬상과 신인가수상을 안겨줬다. 4년 전 21세에 발표한 2집 <21>은 약 2500만 장 이상이 팔린 메가히트 상품으로 21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다. 이듬해 201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6개 부문의 상이 아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25>는 일주일 만에 미국 내에서 338만장이 판매돼 새로운 역사를 썼는데, 이전 기록인 엔싱크의 앨범 <No Strings Attached(노 스트링스 어태치드)>의 241만 장을 넘어서는 데는 나흘이면 충분했다.

<19> <21> <25>. 아델이 차례대로 내놓은 세 장의 앨범은 그의 성장 기록이고, 그녀의 연애 기록이다.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 아델은 자신의 실제 삶에서 겪는 연애 경험을 원동력으로 앨범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노래를 듣고 아델의 연애의 성패를 지켜보게 된다. 마치 한 여자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놓은 앨범들, 그녀의 성장과 연애 기록

아델의 남자 운(運)은 참 박복한 걸로 유명했다. <19>에 수록된 <chasing pavement(체이싱 페이브먼트)>는 반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의 외도를 알게 된 후에 쓴 곡이었다. <21>에 수록된<Someone like you(섬원 라이크 유)>는 당시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였다. 이 노래가 나온 후 갑자기 전 남자친구가 아델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가사 중 일부분이 내가 해줬던 말이니 그 부분에 대해 인세를 달라”고.

대중에게도 알려진 박복한 연애사, 그리고 실연을 자양분으로 삼고 태어난 아델의 음악이다. 아델의 노래는 ‘아델의 불행한 사랑 이야기’로 받아들여졌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먹혀들었다. 그런 과거를 고려해볼 때 이번 <25>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받았다. 2012년 아델은 삶의 전환기를 맞았다. 지금의 남자친구인 영국의 자선단체 ‘드롭4드롭’의 CEO(최고경영자) 사이먼 코넥키와 교제를 시작했고 임신을 했으며 순조롭게 아이를 낳았다(그래서 4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시련을 딛고 행복을 잡은 아델. 한 여성으로서는 축복받을 일이지만 ‘그럼 가수로서의 아델은?’이라는 의문이 남았다. 1990년대에 주로 활동했던 메리 제이 블릿지도 아델처럼 개인적인 사랑의 아픔을 노래에 투영해 팬들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를 만나고 ‘행복’을 노래하기 시작하면서 가수로서 하락세를 겪기 시작했다.

‘엄마가 된 아델이 이번에는 무엇을 노래할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행복’이 아니라 ‘화해’였다. “아델 스스로 지난 앨범 <21>이 이별(Break up)에 대한 작품이라면, <25>는 화해(Make up)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별의 감정은 분노(<Rolling in the Deep>), 혹은 후회 섞인 포기(<Someone Like You>) 또는 격렬한 그리움(<Set Fire to the Rain>) 같은 다양한 감정으로 분출되어 역대 가장 성공적인 앨범을 만들어냈다”(서성덕 대중음악평론가)는 지적처럼, 전작 <21>의 연장선에 놓인 이번 <25>를 아델은 그녀만의 알 수 없는 묘한 공기로 풀어내고 있다. 포브스선정 30세 이하 30명(30 under 30) 중 한 명인 칸토라레코드의 윌 그릭스 CEO는 “이번 현상은 무엇보다도 아델이라는 아티스트의 위대함에 기인하고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받아들여지는 그녀의 음악성의 깊이, 매혹에 찬 목소리. 그것들이 조합돼 만든 결실이다”고 극찬하고 있다.

이미 기네스 기록 3개 보유…더 추가될 듯

음악 외적으로도 아델은 화두를 던졌다. 플랫폼 문제다.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와 함께 자신의 곡을 어떻게 판매할지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 아델이다. 현재 대다수 뮤지션이 욕하면서 선택해야만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아델은 거부했다.

세계 음반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IFPI(국제음반산업협회)는 올해 4월14일, 2014년 세계 음악 시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은 사상 처음으로 디지털이 CD/LP의 매출을 앞지른해였다. 68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디지털 시장을 세분화해 보면 다운로드는 8% 감소했지만, 월정액형 스트리밍은 39%나 매출이 증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도 46.4%나 늘어 전 세계에 4100만명 정도로 추정됐다. 결국 스트리밍의 성장이 디지털 시장의 매출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를 메이저 음반사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고 이제는 태세를 전환하려고 한다. 5월11일 워너뮤직의 스테판 쿠퍼 CEO는 “워너는 디지털 판매에서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년간 대다수 사람이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것이라는 게 근거였다.

스트리밍은 디지털 시장 확대에는 도움을 주지만 뮤지션에게는 빈약한 보상을 받게 하는 제도다. 런던의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리밍의 경우 73.1%가 음반제작사로, 16%가 작사·작곡자에게, 그리고 10.9%가 뮤지션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그래미상 보유자인 인기 컨트리 가수 로잔느 캐쉬는 미국 하원에 나와 “내 노래가 18개월 동안 약 60만 회 정도 스트리밍됐는데 내가 받은 금액은 114달러였다”고 증언했다. 우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수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한 곡당 0.36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CD와 디지털 다운로드가 불황이라는 시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던 아델의 <25>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을 새 앨범 발매 일주일 이내에 증명했다. 아델의 성공은 소유하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에게 대중은 여전히 갈채를 보낸다는 점을 증명했고 스트리밍으로 향하는 시장의 흐름을 뒤집은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과거 미국에 강하게 불었던 허리케인 이름 중 아델이 있었다. 그걸 본떠 이번 아델의 컴백은 ‘허리케인 아델’이라고 불린다. 신곡을 내놓으려고 했던 가수들은 <25>의 등장일인 11월20일을 피해갔다. 저스틴 비버, 카일리 미노그 등이 11월20일을 피해 일주일 빠르게 새 앨범을 발표했다. 다른 뮤지션의 팬들은 아델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기록만은 유지시켜주길 간절히 바라는 중이다. 하지만 허리케인은 모든 걸 날려버릴 것 같은 기세다. 가장 상처받은 쪽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 주간 다운로드 신기록, 뮤직비디오 24시간 최다 조회 수, 여가수 첫 주 앨범 판매량 등에서 새 기록 보유자는 이제 아델이 됐기 때문이다.

이미 아델은 전작 <21>에서 빌보드 싱글차트 10위권 내에 세곡을 한꺼번에 올려놓았고,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발매 이후 39주 연속 톱5에 들면서 마이클 잭슨이 보유하고 있던 38주 기록을 깨는 등 기네스 기록을 세 개나 보유하고 있다. 새 노래 <Hello>와 새 앨범 <25>가 그녀의 이름을 기네스에 추가시켜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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