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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식당 노하우로 대결하는 편의점들

치열한 PB 노하우 대결…향후 업계 판도 신선식품 PB경쟁이 좌우할 듯

고재석 기자 ㅣ jayko@sisabiz.com | 승인 2015.12.22(Tue) 17:16:31 | 13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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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PB상품 강릉교동반점짬뽕 /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의 PB(Private Brand)경쟁이 노하우 대결로 진화하고 있다. 동네맛집 노하우를 재현하는가 하면 중소식품업체 상품을 브랜드화하는 전략도 활용한다.

연예인 이미지에만 기대려는 움직임을 극복하려는 모양새다.

◇ 라면에서 팝콘까지…중소업체 노하우로 경쟁력 확보하려는 편의점 업계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PB 상품은 2300가지가 넘는다. 매출효과도 탁월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5년 PB의 매출기여도는 35% 이상이다.

올 한해 최고인기를 누린 PB상품은 GS25의 오모리 김치찌개면이다. GS25 측은 오모리 김치찌개면이 작년 12월 출시 이후 컵라면 카테코리 내에서 줄곧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김치찌개 맛집으로 유명한 서울 오모리의 오랜 노하우가 담긴 숙성김치를 그대로 사용했다. GS25 매장에서만 월 100만 개를 판매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GS25의 동네맛집 노하우 활용은 처음이 아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중국음식점 공화춘과 손잡고 출시한 짬뽕과 짜장도 여전히 상한가다.

세븐일레븐은 강릉 유명맛집 교동짬뽕과 MOU를 맺었다. PB교동반점짬뽕은 실제 강릉 매장에서 파는 짬뽕 맛을 그대로 구현한 상품이다. 이내 삼양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세븐일레븐 라면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누적 판매량은 480만개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과 부산지역 중소업체 청성이 함께 출시한 K-팝콘 / 사진=세븐일레븐


원조맛집도 덩달아 인기다. 노하우를 전수한 강릉교동짬뽕은 전국적 홍보 효과를 누렸다. 강릉교동짬뽕 고대성 대표는 “PB가 출시되면서 가게 홍보도 많이 돼 손님이 늘면서 매출도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라면에 집중되던 노하우 활용은 제과제품까지 확대된 양상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3월 직접 상품 전시회를 개최해 소상공인들과 입점 상담회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부산 팝콘제조업체 ‘청성’이 제조공법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7월부터 전국 매장에 출시된 ‘K팝콘콘소메맛’이다.

CU는 아예 유명 전문가의 레시피를 활용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인기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와 손잡고백종원 도시락 및 삼각김밥 등을 차례로 선보인다. 도시락은 12월10일부터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유억권 CU ​과장은 “CU는 연예인 이미지 활용을 지양”한다며 “백종원 씨와 협력해 전문가의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또 “상품개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전문가이자 사업가로서 여러 노하우를 협업하려는 노력을 통해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석식품 경쟁에서 향후 편의점 업계 판도 판가름 날 듯

PB경쟁이 노하우 대결로 진화하는 배경에는 한층 치열해지는 편의점 업계의 시장 환경이 존재한다.

올 한해 편의점 매출은 소비침체를 비웃듯 상승했다. 담뱃값 인상의 효과다.

다만 이 흐름이 지속되리라 보는 업계 관계자는 적다. 무엇보다 담배 판매는 업체별 경쟁에서 차별화를 둘 수 없는 품목이다. 관건은 업체별 자체상품 즉 PB다. 업체들이 최근 PB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이다.

일본 업계는 좋은 참조대상이다. 흥국증권 임영주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 업체의 담배 판매 비중은 20~30% 선이다. 신선/즉석식품 비중 역시 30%다. 반면 한국 편의점 업체의 담배 비중은 40%를 상회한다. 신선·즉석식품 비중은 아직도 10%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식품부문 성장여력이 아직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임동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일본 편의점의 높은 식품매출 비중에 대해 “일본 편의점이 소비자의 일상적인 욕구 해결 기능에 탁월해 국내보다 편의점 이용률이 높다”고 풀이했다.

특히 신선식품은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가 불러올 간편식 수요 증가와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품목이다. 따라서 신선식품 부문에서 고품질 PB로 차별화하는 전략은 장기성장을 위한 발판이다. 향후 도시락과 김밥 등에서 PB 경쟁구도의 단면이 드러나리라 보는 이유다.

결국 동네맛집이나 요리연구가와 연계한 PB상품은 업계의 관심을 계속 끌 수밖에 없다. 업체별로 식품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소비자 기호를 실시간 따라잡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MOU를 체결한 지역 매장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청성 측은 “세븐일레븐에 ‘K팝콘콘소메맛’을 납품하면서 월 500만원 정도였던 매출이 4800만원으로 9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2일 세븐일레븐이 도시락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1회 도시락 레시피 콘테스트’ / 사진=뉴스1

◇ 동네 맛집과 셰프 찾는 편의점 업계 수요 증가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는 PB 경쟁력이 편의점 삼국지의 무게추를 옮겨놓으리라 본다. 이 과정에서 노하우를 갖춘 동네맛집이나 셰프의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상품화되지 않은 유명식당을 선점하려는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품질 식품을 저가에 빠르게 유통시켜야 하는 편의점업의 특성상 유통관리 문제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향후 PB의 중심이 신선식품으로 옮겨간다면 재고처리 기술은 업체 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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