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반 우려반’ 속 재계 신사업 진출
  • 유재철 기자 (yjc@sisabiz.com)
  • 승인 2015.12.23 22:04
  • 호수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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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장사업팀' 완성차 재진출 포석 마련, SK 케이블 1위 CJ헬로비전 인수로 글로벌 공략
사진=뉴스1

올해 최악의 실적부진을 겪은 재계가 미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당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주요기업들은 중국수출 부진 등 여러 대외 악조건을 뚫고 나가기 위해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 속에 신사업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이달 9일 있었던 조직개편에서 신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여느 기업보다 가장 확실하게 드러냈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로 인사 폭은 최소화하고 조직규모도 축소했지만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미래 먹거리에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전장사업팀은 반도체 기반 자동차용 전장부품 개발과 판매를 주업무로 한다. 삼성이 개발한 전장부품들은 기존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미래 120조 시장으로 평가받는 스마트카에도 공급될 수 있다. 

삼성은 전장사업팀이 초기에는 스크린과 음성안내 등 각정 정보를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IT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이 이 부분에서 생각보다 일찍 성과를 낼 것이며, 미래에 삼성이 완성차 시장에 재진출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전장사업팀이 삼성전자 내에서 CE(가전)나 IM(정보기술 & 모바일) 부문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 부문으로 편입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이 분야에 오래전에 진출해 세계 6위를 달리고 있고 미래 먹거리 평가받는 전기차 부품 부문은 LG가 이미 선점했다는 이유다. LG전자는 지난 10월 GM에 차세대 전기차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내년 1조원 매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SK그룹은 케이블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를 통해 미디어사업의 역량 강화 계획을 세웠다. IPTV등 방송·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 방송과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합병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 역량을 강화해 ‘최고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1위 사업자와 콘텐츠 1위 사업자가 만나 글로벌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포석을 마련한 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통신과 방송까지 독점해 공정경쟁력을 훼손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과 면세점 등 신사업분야에서 좀 더 집중한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하반기 매출 4억2720만달러와 순이익 5240만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했다. 한화그룹은 내년 태양광 부분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큐셀에서 영업실장을 맡았던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한화그룹의 또 하나의 신성장동력인 면세점사업엔 3남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투입됐다. 한화그룹은 오는 28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갤러리아면세점’을 열고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한국 화장품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말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 총수 일가의 초고속 승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오너가족들의 승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하지만 한쪽에선 영문도 제대로 모른 채 회사를 떠나야 하는 직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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