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亂世)를 사는 법] 정기적으로 지출 현황과 저축 상황 체크하라
  • 이주리 | 신한은행 PB팀장 (.)
  • 승인 2015.12.31 17:47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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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리스크 불안 요소 최대한 줄여야…4050세대의 안정적 자산관리 전략

새해를 맞이했지만, 한국 경제가 2016년 불확실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자산관리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언제든지 직장에서 내몰릴 수 있는, 즉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오는 40~50대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은 더 큰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살인적인 자녀 교육비, 제로에 가까운 은행 금리, 고용 시장의 불안, 사회복지의 취약, 주택 시장 붕괴로 인한 자산 가치 하락 등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설계는 하지 못한 채 고용 불안과 가계 유동성을 맞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이 난세(亂世)에서 살아남기 위한 꼼꼼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향후 불안정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 형성은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고,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복리운용 효과가 큰 장기 투자 및 수익률로의 안정적인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 또한 퇴직 후의 자산 운용은 이와 달리, 그동안 축적된 자산을 소비하면서도 자산이 최대한 퇴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세우고 실행 방안을 하나씩 수립해 실천해나가는 것이 최근의 유동성 장세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은퇴를 맞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2015년 12월22일 직장인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3W’ 은퇴 준비 전략이 필요하다

40~50대는 자녀 사교육비, 자녀의 결혼 자금이나 전세 자금, 창업 자금 등으로 지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모아둔 돈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가 향후 자산관리 설계의 핵심이 된다. 정해진 시점(When)에, 정해진 금액(What)을, 일정 기간 동안(While)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3W 원칙을 가지고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특히 40~50대의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첫 번째 실행 방안으로 자녀 양육에 대한 것을 들 수 있다. 4050세대는 한정된 소득으로 자신의 노후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 및 양육 등을 해야 하기에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자녀 문제로 인해 급작스럽게 지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규모를 최대한 축소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녀가 아직은 어려 여유가 있다면 장기 저축상품을, 이미 중·고생이라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은행의 적금·예금 등을 활용해볼 만하다.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1100만원 정도로 4년 치를 계산해 시기를 고려한 저축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로 주택 확장 및 구입, 부채와 신용도 중요한 이슈다. 40~50대 중에서는 자녀 교육에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높고 그릇된 소비 풍조와 주택 소유 의식 등으로 많은 빚을 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필요 이상으로 주택 규모가 크다면 과감하게 줄여 부채를 축소하고, 실거주가 아닌 잉여 주택은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의 리밸런싱(운용하는 자산의 편입 비중을 재조정하는 행위)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4050세대는 그동안 산 만큼 앞으로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지출 현황과 저축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참고로, 생활비를 제외하고 여유 자금의 40%를 매월 노후 자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미루지 말고 연금상품 가입 적극 고려해야

세 번째로 연령대에 따라 40대와 50대의 재테크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우선 40대는 자산의 덩치를 키우는 데 힘쓰는 한편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0대는 은퇴 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의 반환점이기도 하다. 지난 기간 동안 저축액이 부족하고 목돈이 모인 상태라면 이를 본격적으로 굴리기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목돈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면, 다소 공격적인 투자로 이를 만회해야 하며 어느 정도 목돈이 모인 상태라면 이를 본격적으로 굴리기 시작해야 한다. 투자 상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원금 보장형 또는 주가가 일부 하락해도 수익 실현이 가능한 상품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투자한 금융 자산의 안전 자산 대 고수익 위험 상품의 비중은 40 대 60 수준으로 유지하며, 만약 노후를 대비한 연금상품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이제 더 미루지 말고 연금상품 가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50대의 경우는 다르다. 공격적인 투자는 지양하고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여나가야 한다. 또한 유동성이 작은 부동산의 비중을 낮추고 현금화가 용이한 금융 자산의 비중을 차츰 늘려가도록 하며, 자신이 가입한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지급 수준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노후 질환과 연계된 보험상품을 가입하거나 종신형 연금보험상품을 준비해 예상치 못한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노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50대 이후에는 자산을 지키는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50대는 급여생활자라면 사실상 수입이 발생하는 마지막 시기다. 그동안 꾸준히 모아온 재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키면서 재산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 시기에는 자산을 굴린다기보다는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의 비중을 최대한 높이며, 원금이 보장되면서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을 일부 활용하도록 한다. 금융상품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전 상품과 고수익 위험 상품의 비중을 50 대 50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

미래를 준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더 빨리, 더 많이 준비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현재 생활의 희생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참고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희생하고 어느 정도까지 저축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를 생각해보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주변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파악과 나만의 삶의 패턴을 고려한 스마트한 재무 설계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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