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보상, 가대위 “만족한다” 반올림 “아직 멀었다”
  • 엄민우 기자 정윤형 기자 (mw@sisapress.com diyi@sisapress.com)
  • 승인 2016.01.12 12:30
  • 호수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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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예방책 합의했지만 주체들은 여전히 동상이몽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 조정 3주체(삼성전자‧가족대책위위원회‧반올림)가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했ek. 왼쪽부터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 김지형 조정위원장, 송창호 가대위 대표, 황상기 반올림 교섭단 대표. / 사진=정윤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 조정 3주체(삼성전자‧가족대책위위원회‧반올림)가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보상이나 사과 문제에 대해선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정 3주체는 12일 조정위원회 주재 하에 교섭단 대표자 간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해당 합의서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관련 3가지 의제 보상, 사과, 재발방지 중 재발방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에서 내부재해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 외부 독립기구인 옴부즈만 위원회의 점검을 받기로 했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향후 3년 동안 활동하고 기간 만료 후 필요에 따라 활동기간을 연장한다.

세 협상 주체가 의견일치를 봤다는 점은 성공적이란 평을 받고 있지만 가장 민감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형 위원장은 “보상의제에 대한 추가조정은 입장차이가 커서 접점을 찾기 어려워 일단 유보하고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대책 집중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협상을 이뤄낸 이후에도 3주체는 각자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가대위(가족대책위원회)의 생각이 비슷하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측은 이 둘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가대위 대표로 합의했던 송창호 가대위원장은 합의 직후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가대위는 삼성에서 진행하고 있는 보상을 받고 있고 여기에 대해 큰 불만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협상을 이뤄냈는데 유독 반올림 측만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역시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보상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보상 절차를 계속해서 이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가대위와 비슷한 생각이다.

반면 반올림 측은 “재해방지 대책 합의일 뿐 협상 타결이라고 볼 수 없으며 보상 문제는 삼성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향후 보상 문제에 대한 잡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이날 합의 후 “세 주체가 완전히 동의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보고 나머지 의제에 대해서도 이런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원만히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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